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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Apr 24. 2025

O카지노 가입 쿠폰의 봄

독서일기


O달자 (吳月子)의 봄 (靑春)

김수정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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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카지노 가입 쿠폰의 봄

나의 책들은 책장이랄 것 없이 이런저런 살림들과 함께 섞여 있다.

책들이 쌓이고 없어지고를 반복하며 세월을 지나고 있어 언제나 가지고 있는 책의 총량이 100권을 넘지 않는다. 어릴 적 구입했던 책이 남아있는 건 몇 권 되지 않는다.

만화책이지만 용돈을 털어 샀던 캔디, 만화책 상급생(이은혜), 오카지노 가입 쿠폰의 봄(김수정)

그리고 민들레 영토 (이해인)가 남아있다. 민들레 영토는 중학생일 때 명동성당 성물 판매소에서 샀는데 촛불이 그려진 포장지로 책을 포장해 주었고, 글자는 세로로 적혀 있다.

고려청자나 이조백자, 팔만대장경,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박물관에 위치한 것을 보고서도 지나온 세월을 간직한 물건들이 특히나 내가 가진 책이 귀한 몸값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새 책으로 다시 살 수 있나 싶어 검색을 해보니 중고로 몇십만 원을 호가한다.

그러고 나니 스물 거리며 자본주의적인 생각이 꿈틀거렸다. 부피를 차지하는 초판본 책들과 산울림의 LP 등을 고민 없이 내다 버린 일들이 후회가 되었다. 별 것이 다 재테크인 세상이 신기하기도 카지노 가입 쿠폰, 예나 지금이나 나는 돈이 되는 일 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 약이 오를 뿐 크게 속상하진 않다.


전날의 요란했던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과 따뜻함을 지닌 말간 봄날이 창문을 너머 책상 위로 쏟아져 들어왔다. 달콤카지노 가입 쿠폰 간질거렸던 옛 일을 생각나게 한다.

"아, 나에게 오래된 책이 있지."

유적지를 발굴하듯 뒤지다 보니 뽀얀 먼지를 이불 삼아 덮고 있는 옛날 앨범과 그사이에 끼어있는 몇 권의 만화책이 눈에 들어온다.

그곳엔 나의 봄이 소복이 세월을 덮고 있었다.


<오카지노 가입 쿠폰의 봄 은 굉장히 의미 있고, 운치 있는 제목이다.

어린 시절 여고시대란 월간 잡지에서 만난 월간 만화의 주인공인 오카지노 가입 쿠폰는 우스운 이름이었다. 만화가가 그저 웃기려고 작정하고 지은 이름 이라고만 생각됐다.

다시 꺼낸 먼지 쌓인 책의 표지에 작가가 굳이 한자를 적어둔 것이 깊은 뜻을 담고 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나란 여자의 청춘.. 그땐 그랬지..


오 (吳)- 나 오

카지노 가입 쿠폰 (月子)- 다리. 예전에, 여자(女子)들의 머리숱이 많아 보이라고 덧넣었던 딴 머리.

봄 (靑春)- 청춘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새록새록 지난날을 떠오르게 한다.

모든 이가 간직한 "오카지노 가입 쿠폰의 봄"이었던 청춘엔 꿈과 희망이 존재한다.

만화가 김수정은 부족하고 모자름 속에서도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둘리란 완성체가 나오게 되고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란 생각이 든다.

지금의 시대에 한강이란 작가를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인 것처럼 나의 어린 시절에 김수정 만화 작가가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청춘을 열어본다. 여고생의 마음으로..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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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수정이란 만화가가 여성일 줄 알았다. 작가의 성별을 알고나서 솔직하게 흠칫 놀랐다.

'작가는 어떻게 여고생의 마음을 그렇게 잘 알 수가 있었을까?'

'전직이 여고 선생님이었을까?'

정말 신기카지노 가입 쿠폰 궁금했는데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여고생들이 드나드는 빵집, 떡볶이 집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나는 그 시절에 떡볶이집과 빵집을 다니지 않았는데...)

정보만으로 글이 나온다면 신문기사겠지만 작가의 만화는 깊은 사고와 풍부한 감성, 글의 표현력이 더해져 감칠맛을 더한다. 그리고 단선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그림은 최소한의 표현이면서도 확실하고 명확한 효과를 준다.

김수정의 작품은 순간의 재미를 추구한다기보다 감정을 한참동안 머무르게 하는 순수문학에 가깝다고 보인다.



가장 공감되는 내용이다.

이팔 선생님은 감히 여고생들의 특권인 만우절을 공격적으로 선방하다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우린 그랬다.



나는 지금도 공포물을 잘 못 본다. 겁도 많고 감수성이 예민하던 그 시절엔 더욱 그랬다.

여고시대 7월, 8월 여름호에 실렸던 납량 특집 시리즈는 정말 간담이 서늘했다. 작가의 독자에 대한 걱정이 담긴 부분이 만화가 다운 위트를 느끼게 했지만 책으로 구입하고도 이 부분을 슬쩍 넘기곤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보니 귀여운 그림체에서도 으스스한 공포가 뭍어나오게 하는 그림 솜씨를 볼수 있다. 그와 함께 빈틈없이 완벽한 구성을 가진 스토리가 들어 있다.

만화가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더 중요한 것이 스토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 참뒤의 일이다.



이팔 선생님은 국어 선생님이다. 그랬다.

내가 굳이 만화를 순수 문학으로 받아들인 이유가 밝혀졌다. 그림의 재능까지 갖고 있지 않았다면 굉장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김수정 작가의 봄날에 꾸었던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화라고?"

서정적으로 다가오는 제목과 타이틀 그림이 언제나 마음에 들었다.

오크향이 나는 밤색 테두리가 있는 유리 액자에 넣고 싶다.



여학생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위로하고 꿈을 키워준 만화는 이팔 선생님의 전근 소식을 전한다.

떠나가는 기차와 멀어지는 기적 소리가 들리는듯한 그림...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흐르며 아쉬웠던 마지막 회다.

Fin.




아니, 책값이 1500원이라니..

학창 시절의 친구였던 오카지노 가입 쿠폰를 추억하며 1990년대 초반에 출판된 책을 구입했다. 내가 왜 2권만 샀던 건지 내 마음을 알 수가 없다.

1권이 품절이었을까?

혹시 1500원의 가치라고 여기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오카지노 가입 쿠폰의 후반 이야기를 좋아했었기 때문일까?


청춘을 덮는다.




독서 그후.


카지노 가입 쿠폰는 내게 깜짝 이벤트를 준비해 뒀다.

책의 첫 장을 넘기자 인화된 사진 한 장이 들어있었다. 언제 끼워둔 것인지 모르겠다.

2004년 3월 13일. 하늘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나의 독사진.

30대 초반의 내 청춘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화질이 너무 좋아서 공개할 순 없음)


도봉구에 존재하는 야호여고 2학년 백합반.

오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친구 오순이와 펑순이가 살고 있었다.

그리고 김양, 박양, 최양도...

그대들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분명히 아름다울 것이다. 그 소중한 청춘으로 인한 현재가 되었을 테니까..


그때 함께여서 고마웠다. 오카지노 가입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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