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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걸음씩 Mar 22. 2025

언제 카지노 게임 컸니?

타고 다니던 차가 계속 말썽이다.

이상할 일도 아니다.

출고된 지 14년이 되었고, 주행거리도 13만km 정도가 된다.

전에는 수리비가 좀 들어도 새 차 할부금보다 적다는 말로 스스로 위로했는데, 횟수가 잦아지니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며칠 전 공업사에 차를 맡기고 인터넷으로 새 차 검색을 했다.

장거리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유류 보조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교통비보다 주유비가 적은 것이 경차의 장점이다.

비슷한 차종으로 알아보는데, 내나이 환갑이되고 보니 함부로 결정을 못하겠다.

할부로 하면 적어도 5년은 빚을 갚아야 할 텐데, 혹시라도 그전에 실직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카지노 게임은 의논대상에서 제외다.

지금 타고 다니는 중고차를 샀을 때도, 버스 타고 다니면 됐지 차가 왜 필요하냐고 했던 사람이다.

연애할 때는 오히려 차를 사줬던 사람인데...


딸에게 톡을 했다.

걱정하던 부분을 딸에게 말하니 한 달 할부금이 얼마정도 되냐고 물었다.

" 경차라 많이 나가진 않겠지만 한 달에 25만 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예상되는 금액보다 적게 대답했다.

"엄마. 그 정도면 걱정하지 마. 만일 실직하면 내가 내줄게."

"말이라도 고맙다."

"말이라도라니? 진심이야."

딸은 카지노 게임보다 든든하게 내 마음을 안심시켰다.


딸이 카지노 게임과 다른 점은 입 밖으로 나온 말에 대해서는 책임지기 위해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카지노 게임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허세를 부릴 때가 많아서, 해주겠다는 약속에 대해 반의 반만 믿는 편이다.

일종의 보험처럼 여기고 기대하지 않는 것이 카지노 게임과의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다.

카지노 게임만 딸은 철저한 계획하에 돈관리를 하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것도, 빌려주는 것도 싫어한다.

한마디로 변수가 생기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니 나도 딸에게 빌리는 것보다 보험회사 약관대출을 받는 게 더 편하다.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 주겠지만 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딸이 해주겠다고 하면 그건 이미 해준 것과 다름 없다.


나도 딸이 할부금을 내게 될 상황은생각카지노 게임 않는다.

죽기 전날까지 일을 할 것이라고 항상 마음을 다잡고 살고 있기 때문에,질병이나 사고로 노동력을 잃지만 않는다면 일을 할 것이다.

다만 혼자 책임 져야 하는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온라인으로 새차 계약을 마쳤다.

딸에게 든든하게 밀어줘서 고맙다고 톡을 보냈다.

딸의 대답이 이쁘다.

'엄마가 나한테 했던대로 한거야.

나도 힘들때 엄마가 그렇게 말해주면 마음이 편하더라고.'


카지노 게임과의 관계가소홀 할 수록 나는 딸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건강한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의지하고 사랑해야 마음이 편하니 어쩔 수가 없다.

딸을 나에게서 분리시킨다고 해 놓고는 내가 딸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카지노 게임은 이제 없어도 되는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가끔은 딸을 독립시키면 카지노 게임과 둘만 남게 될테니 관계가 좀 좋아지려나 생각 해보지만, 그렇다면 딸이 있어도 관계가 좋아야 하지 않을까.

라면 하나 끓여 달라고 해도 귀찮은게 카지노 게임인데, 딸은 김치전을 부쳐 달라고 해도 거절하지 않고 해준다.

나도 안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카지노 게임만 내 마음이 나의 의지나 계획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카지노 게임든 저렇든 딸은 독립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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