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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Apr 23. 2025

미지의 카지노 게임 가다

카지노 게임- 뉴델리

아라비아해를 사이에 둔 두 나라 오만과 카지노 게임는 서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비행기로 세 시간가량을 날면 무스카트에서 뉴델리에 도착한다. 그런데 두 나라가 보여준 생활상의 차이는 세 시간이 아니라 삼십 시간을 날아 다른 세상에 뚝 떨어진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파키스탄과 비교해도 그랬다. 본래 한 나라였던 파키스탄과 카지노 게임가 이제는 다른 나라라고 하지만, 여전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한데 그 살아가는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무엇이 그렇게 달랐을까.


우선 인구 밀도가 다르다. 최근 중국을 제치고 인구수 1위국의 자리를 차지한 카지노 게임답게 어딜가나 발에 채는 것이 사람이었다. 조금만 도시권을 벗어나면 개미 한마리 없을 것 같은 사막과 바위산이 펼쳐지는 오만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게다가 첫 도착 도시가 수도인 뉴델리였으니 그 변화가 더 크게 다가왔다.


카지노 게임델리의 찬드니 시장


그 다음은 종교의 차이였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과 오만을 여행하고서 힌두교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카지노 게임에 오니 사원의 모습도, 사람들이 기도하는 방식도, 율법에 따라 주로 먹는 음식과 금하는 음식도 전부 달라졌다. 카지노 게임에선 국민 70% 이상이 힌두교도, 약 14%가 이슬람교도, 약 6%가 기독교도라고 하며 기타 소수의 종교를 가진 교인들도 같이 살아가고 있다. 힌두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비율인 이슬람교이지만 카지노 게임의 인구수가 워낙 많다 보니 그 신자수는 1억 7천만명에 달한다. 국민의 96%가 이슬람교를 믿는 파키스탄의 무슬림이 2억 2천만명인 것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힌두교도가 5배 더 많기에 그들의 문화를 당연히 더 자주 접하게 된다. 길에는 힌두교 예배에 쓰이는 노란 꽃들이 흩날리고, 힌두교에서 신성히 여기는 소들이 아무렇지 않게 도로를 걸어다닌다. 사원에는 푸른빛의 피부를 한 크리슈나 신과 코끼리의 얼굴을 한 가네샤 신 등 여러 신들의 그림이 걸려 있다. 신자들은 이마의 중앙에 신의 축복을 뜻하는 붉은 표식을 그려넣고 기도를 드린다. 남성들은 힌두교에서 성스러운 색이라는 주황색의 터번을 두르고, 여성들은 히잡을 쓰는 대신 사리를 몸에 두르고 긴 머리를 늘어뜨리거나 얇은 천으로 머리를 살짝 가리고 다닌다.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의 소수 종교 중 하나인 자이나교의 사원


카지노 게임터번을 쓰고 꼬치를 구우시는 요리사 아저씨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카지노 게임 여행이 조금 힘들 수도 있다. 맥도날드에서 조차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는 팔지 않는다. 도로 위 교통을 방해하는 소들도 경적소리 한 번 울리지 않고 기다려주는 카지노 게임인데 그 고기를 먹을리 만무하다. 그만큼 그들은 종교의 규율을 엄격히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설사 무슬림이라 하더라도 카지노 게임에 살고 있다면 공식적으론 소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의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양고기나 닭고기만을 요리해서 먹는다.


치킨버거만 파는 맥도날드


카지노 게임와 다른 나라들을 비교했을 때에 여행자로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차이점은 '우리가 마주쳤던 사람들의 성품'이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나라인 카지노 게임의 북부에서만 2주가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보낸 우리로서는, 그 사이에 만난 사람들만 가지고 일반화를 시켜 국민성을 운운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렇기에 '카지노 게임인들의 성품'이라고 하지 않고 우리가 마주했던 사람들과의 경험에만 국한시켜 이야기를 한다면, 조금 슬프게도 그리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다.

뉴델리 도착 첫날의 첫 지하철 티켓창구에서 창구의 직원이 거스름돈을 빼돌렸다. 돈의 액수는 말하지 않고 '저희 돈을 덜 주셨는데요' 라고 했더니 '아, 실수였다'며 정확히 덜 거슬러준 돈을 우리에게 돌려주었다. 실수라고 하기엔 다분히 의심스럽다..

툭툭 기사님들은 타기 전 합의했던 금액보다 목적지 도착 후에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다. 아니면 거슬러 줄 잔돈이 없다며 꼭 액수를 불려서 받아가곤 했다. 카지노 게임 여행 내내 그렇지 않았던 기사님은 단 세 분이었어서 얼굴까지 기억날 정도다.

툭툭 뿐 아니라 어느 가게에 가든, 어느 식당엘 가든,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고액의 지폐를 내면 요상스럽게도 다들 거슬러줄 잔돈이 없다고 하기 일쑤였다. 이러다 보니 나중엔 요령이 생겨 꼭 잔돈을 주머니에 얼마쯤은 남겨두고 다녔다.

카지노 게임 여행이 끝날 즈음엔 우리 둘 다 쌈닭이 다 되어서 조금이라도 사기를 칠 기색이 보이면 칼같이 대응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뒤통수를 맞는 건 우리쪽이기에 좀 과하다 싶더라도 단호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러한 일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내는 내내 궁금했고 지금도 궁금하다. 종교적인 특성인가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카지노 게임의 다음으로 간 나라인 네팔에서의 첫날, 과일가게에서 오렌지를 사는데 주인분이 정확히 무게를 달아 정확한 돈을 거슬러주었다. 네팔 역시 힌두교도가 80%인 나라이며 가게 주인분도 힌두교도이셨다.

"카지노 게임에서는 제대로 돈을 거슬러 받은 적이 거의 없어요. 근데 사장님께선 왜 저희한테 사기 안 치세요?"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질문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사장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우리 네팔 사람들은 사기 안 칩니다. 신을 믿으니까요." 라고 하셨다. 그에 우리는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네에? 카지노 게임도 똑같이 힌두교 신을 믿는걸요?"

그랬더니 돌아온 사장님 대답에 우리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에이~그 사람들은 신을 믿는 게 아니예요! 하하핫."


아무튼 왜 카지노 게임에서는 툭하면 사기를 당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한쪽 다리를 접고 운전하시는 툭툭 기사님의 포즈가 재미있다.


또 한가지 차이점은 파키스탄이나 오만에서 느꼈던 인정과 친절을 카지노 게임에서는, 적어도 이번 여행에서는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경제대국인 카지노 게임의 사람들보다 빈국에 속하는 파키스탄의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더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아마도 경제규모가 크긴 하지만 심각한 빈부격차를 겪고 있는 나라이기에 그럴 수도 있으려나 짐작만 해 보았다. 아니면 급격한 성장과 산업화 속에서 민심이 오히려 각박해져가는 개발도상국의 일반적 수순을 밟아가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길에 앉아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


크게 달라진 환경 속에서 비슷한 부분들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무굴제국의 군주이자 왕비를 위해 타지마할을 세우라 명했던 '샤 자한'. 그의 명에 의해 지어진 또 다른 건축물인 '자마 마스지드' 모스크는 파키스탄 라호르의 '바드샤히 모스크'와 그 색감이나 설계가 쌍둥이처럼 닮았다. 바드샤히 모스크는 샤 자한의 아들인 아우랑제브 군주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자마 마스지드


레드 포트. 이 역시 샤 자한 황제의 지시로 건설되었다.


또한 카지노 게임는 같은 외세의 침략을 받은 아픈 역사를 파키스탄과 공유한다. 뉴델리의 심장부에 있는 인디아 게이트는 영국의 식민지배 하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희생된 카지노 게임의 군인들을 기리는 건축물이다. 게이트에는 당시 돌아가신 수만 군인들의 이름이 한자 한자 새겨져 있다. 게이트의 뒤편엔 대영제국의 군인들도 이름을 들으면 벌벌 떨었다는 카지노 게임의 독립 운동가 '수바스 찬드라 보스'의 동상이 서 있다.

인디아 게이트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의 이름이 벽 위에 새겨져 그 슬픈 영혼들을 위로하고 있다(좌). 영국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 수바스 찬드라 보스의 동상(우).


인디아 게이트 맞은편의 대통령 관저


영화 '세 얼간이' 에서 여주인공의 손목시계를 이용해 남주인공이 그녀에게 조언을 하는 장면에 나왔던 바로 그 장소



카지노 게임의 음식은 파키스탄과 비슷하면서도 종류가 훨씬 다양했다. 진정한 미식의 국가는 카지노 게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개인적으로 아주 맛있기도 했다.
힌두교에는 라마단이 없지만 그들도 다른 방식으로 금식을 한다. 금식을 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어 독실한 힌두교도들은 그날을 꼬박꼬박 지킨다고 하며, 채식만 해야하는 날도 따로 있다고 한다. 마침 우리가 뉴델리에 갔던 날이 채식을 하는 날이라 우리도 그에 따라 채식요리로 저녁메뉴를 선택해서 먹었다. 미트볼, 만두, 양념된 고기 등으로 보이는 아래 사진 속의 음식들은 사실 모두 채소로만 만든 것들이다.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느껴졌다. 아마 기름진 고기보다는 채소를 좋아하는 나의 입맛에 향신료와 채소만 가지고서 신기하게도 고기나 버섯의 맛을 구현해내는 카지노 게임의 요리가 잘 맞았던 것 같다.



델리에서 자이푸르로 이동하기 위한 기차표를 사러 역으로 갔다. 기차역에 들어서면 눈에 띌락 말락 벽에 붙어 있는 'International tourist bureau'라는 글씨가 보인다. 그 화살표를 따라가면 이렇게 외국인 전용 티켓구매소가 나온다. 이곳으로 곧장 들어가면 역에서 헤맬 일도 없고 비싼 가격에 표를 팔려는 사기에 당할 일도 없이 안전하게 표를 구매할 수 있다. 정보 수집에 철저한 한국 여행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카지노 게임의 기차칸은 시설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데 그 중 가장 저렴한 것이 SL이라는 슬리핑 좌석 칸이다. 슬리핑이라기에 '시설은 별로라도 어쨌든 누워서 갈 수 있겠지' 라는 대단히 잘못된 생각으로 "가장 싼 자리로 두 개 주세요." 하여 티켓을 구매하였다. SL칸의 좌석 번호는 멋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며, 에어컨도 없어 몇 시간을 창문으로 들어오는 먼지바람만 맞으며 달려가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서 벌인 일이었다.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기차역에서 만난 어느 카지노 게임인 가족과 함께


승객들로 미어터지는 기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몇몇 승객들은 기차가 멈추기도 전에 가방을 미리 밖으로 던지고 아직 달리고 있는 기차에서 점프하여 하차한다.


카지노 게임 기차의 SL칸


기차에 타서 우리 자리를 찾긴 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좌석에는 분명 번호가 쓰여 있는데 서너 명의 사람들이 우리의 침대좌석에 이미 앉아 있는 것이었다. 우리가 얘기를 했더니 자리를 비켜주기는 하였지만, 그럼 대체 저분들의 진짜 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SL칸은 원래 너도나도 다 와서 앉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남편의 배려로 이층 침대에 누워 잠까지 자면서 갈 수 있었지만 일층 침대에 누운 남편은 다른 승객들이 계속해서 남편 침대에 걸터앉는 바람에 한 시간도 편하게 쉬질 못했다. 한번은 어찌저찌 잠에 들었는데 뭔가 걸리적거려 눈을 떠보니 코앞에 맞은편 승객의 발이 올려져 있더란다.


위층에서 잠든 나


그동안 아래층의 상황


남편이 고생하는 동안 나는 깨지 않고 잘 잤다. 아래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까맣게 모르고서. 그러다가 한번은 남편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서 잠에서 깼는데 남편이 황당한 표정으로 한 아저씨와 이야기 중이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남편이 옆에다가 겉옷을 벗어 두었는데 그분이 갑자기 그 옷을 가져다가 좌석에 쌓인 흙먼지를 닦아내고 앉았다는 것이다. 그때 우린 깨달았다. 카지노 게임 여행은 여태와는 아주 다른 레벨이라는 것을.


후에 카지노 게임를 떠나와 뒤늦게서야 검색해보니 SL칸은 너무나 열악하여 유명 여행 유튜버가 컨텐츠 제작 목적으로 타는 게 아니라면 여행자들은 거의 타지 않는 칸이라고 했다. 이래서 사전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 진짜 유명 여행 유튜버였다면 억울하진 않았을텐데.. 그래도 무지했던 덕분에 추억은 제대로 쌓았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데 벌써 폭싹 늙는 기분이다. 오만에서 지나치게 평온하게 지냈던 탓일까. 하지만 정말 묘하게도,힘든 상황에 처하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조금씩 솟아오른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하는 오기 같기도 하고, 총알 날리는 남미에서도 지냈는데 카지노 게임라고 못할까 하는 허풍섞인 패기 같기도 했다. 정확히 무엇인지 모를 이 뚝심 비슷한 것으로 어쨌든 우리는 또 여정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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