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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mo ludens Apr 17. 2025

<무료 카지노 게임읽기 #14

명백사회 3편

[새로운 진리, 그것은 불명확한 것]

앞서 파르테논과 라비린트의 예에서 본 것과 같이 신성한 공간과 욕망의 공간은 모두 불투명하다. 한병철은 이 불투명성을 '구불구불'한 길에 비유한다. 보이는 것(videre)의 명백함(evidence)은 불변하는 진리를 관통하는 듯하지만, 절대 진리의 존재를 긍정했던 플라톤조차 감각세계를 바라보는 눈으로는 진리를 마주할 수 없다고 했다. 데카르트는 '명민한 악마'가 우리의 진리와의 조우를 방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명백함'에 도달할 능력이 부재한 우리에게 진리는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는 진리에 도달한 신성한 이들을 내세워 우리에게 정신적 안정을 제공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종교인들 가운데에는 스스로 그곳에 도달해 보았고 우리도 자신을 통해 그럴 수 있다는 환상을 퍼트리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진리에 도달한 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달하지 못한 이들은 그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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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마야의 베일(der Schleier der Maya)'이라는 비유로 진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빛은 어떤 사람에게는 붉게, 또 다른 이에게는 주황 혹은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누구도 거짓을 말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진리의 빛을 바라보지는 못했다. 아이작 뉴턴은 그의 저서 <광학(1704)에서 빛이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것은 프리즘을 통해 분광되어 다양한 색으로 보이는 것이 빛의 오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또 하나의 프리즘을 거꾸로 두면 빛은 원래의 찬란함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개별화의 원리(principium individuationis)'를 이해하여 자기 자신의 이기심을 극복하고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과 같이대무료 카지노 게임면 고대 인도인들이 남긴 지혜, 즉 삶과 죽음 그리고 개성의 경계를 넘어서는 위대함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니체는 그의 사상을 이어받아 불멸하는 것보다 생성하고 변화하는 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생성과 변화의 진리는 매 순간의 형태라는 불투명 속에 숨어있고, 아름다움은 그 불무료 카지노 게임의 다채로운 모습이다.


일체의 불멸의 존재, 한낱 비유에 불과하다!... 최상의 비유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면 불멸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생성에 대하여 이야기해주어야 무료 카지노 게임. 창조하는 자 자신이 다시 태어날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산모가 될 각오를 해야 하며 해산의 고통을 각오해야 무료 카지노 게임.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행복이 넘치는 섬들에서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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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불변하는 진리의 군림이 우리의 삶을 덧없게 만드는 것을 비판하며, 필멸자의 진리는 '시간의 흐름과 생성'이며, 그 스스로 창조자가 될 것을 강조했다. 유한한 존재인 생명체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법은 출산을 통해 유전자를 이어가는 방법뿐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유전자는 스스로 미래를 드러내지 않고, 이중의 나선구조 속에 수많은 가능성을 코드화하여 숨겨놓았다는 점이다. 생명은 심지어 생식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조합의 생성과정을 택했다. 생명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신적인 방법, 즉 완벽으로 향하는 것을 포기하고 가장 물질적인 방법인 진화(evolution)를 택했다.


[도달할 수 없는 곳, 명백성]

욕망의 공간은 "굽어 있다."... 오직 구불구불하고 미로 같은 길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 - <무료 카지노 게임, 한병철,, 42쪽 -

우리가 어떠한 사실에 대해 '명백'하게 알 수 있다면, 수많은 논란거리와 불화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과학적 도구는 '잠정적 참'을 말할 뿐이지, '항구적 참'을 보장하지 못무료 카지노 게임. 이러한 도달불가능성은 신적 권능을 통해서 엿볼 따름이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미래를 고사하고, 현재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과거를 제대로 해석해 내기도 힘들다. 가짜 뉴스와 프로파간다는 명백성에 대한 갈증이 절실해질수록 횡행하게 된다. 불확실성의 막연함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명백해 보이는' 거짓 정보는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러한 불안함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해소되기도 한다. 값비싼 자동차와 의류는 '명백하게' 타인의 시선을 유도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불안은 점점 더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모두가 떠난 빈 곳에 환상이 버섯처럼 자라난다.

<대사들, 한스 홀바인, 1533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der Jüngere, 1497/98-1543)은 자신의 작품 <대사들에 기괴한 것을 그려 넣었다. 왜곡한 형상을 뜻하는 아나모포시스(anamorphosis)는 화가가 자신의 메시지를 숨기기 위해 주로 사용했다. 금지된 것에 대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과 발각될 두려움 사이의 긴장은 진실을 받아들일 자격과 용기를 가진 자에게만 해제된다. <대사들에는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파견된 대사 장 드 당트빌(Jean de Dintville)과 그를 방문한 친구 조르주 드 셀브(Georges de Selve)가 두 층으로 구성된 선반에 기대어 서있다. 홀바인은 선반의 윗부분에 천문의, 육분의 등 당시 최첨단의 도구를 그려 새로운 이성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보여준다. 아랫부분에는 쓰러진 지구본, 끊어진 악기의 현, 산수책의 나눗셈 부분, 신교와 구교의 찬송가 등을 두어 당시 혼란한 상황을 암시한다. 화가는 기독교적 메시지인 '메멘토 모리'를 숨겨두어 이러한 분열과 갈등이 해소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우리가 죽을 운명임을 늘 망각하는 존재이며, 그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개별화의 원리를 깨닫는 순간일 것이다. 이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의 눈앞에 존재하지만 온전한 모습은 특정한 순간에만 드러나는 것처럼 수많은 삶의 진실도 불무료 카지노 게임하게 우리 앞에 놓여있다.


사물은 투시할 수 없는 것, 숨겨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물은 이미지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물은 재현을 기피한다. 사물 속에 들어 있는 것, 그것은 진짜 비밀이다. - <무료 카지노 게임, 한병철, 4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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