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와 윤곽으로 구성된 노견들의 매일
우리 집 동물들은 매우 폭넓은 연령대를 보인다. 가장 연식이 오래된 카지노 게임 추천가 대략 17살 남짓, (엄마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스무 살 가까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다음이 카지노 게임 추천의 아들인 알파로 대략 15살. 그리고 가장 어린 가을이가 아직 1살이 되지 않았다. 곧 9개월 차다.
초코는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집에 왔으므로, 노년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보통 8살부터 노견이라고 하던데, 그렇게 보면 초코는 꽤나 오랜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초코와 그보다 고작 두 살 어린 알파의 매일을 지켜보면 나는 우리 집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미래도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다행스럽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들이 떠나고 나면 그 경험을 토대로 남은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은 많아지겠으나, 나에게는 또 다른 이별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지금의 초코에게는 그가 노견임을 알 수 있는 많은 특징들이 바로 눈에 보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우리가 '초코도 나이가 들었구나'하고 인식한 가장 첫 번째 특징은 백내장이었다. 시골로 들어오면서 초코 눈에 희끄무레한 뭔가가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때가 8살 즈음이었다. 개나 사람이나 나이는 속일 수 없나 보다.
우리는 초코의 백내장을 치료하려 꾸준하게 안약을 넣고 관리했지만, 사람도 백내장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하듯 초코도 수술이 아니면 힘들겠구나 싶은 정도까지 시야가 혼탁해졌다. 그러나 그땐 이미 초코도 10살이 넘은 시점이었다. 그간 병원에서 했던 치료와 수술 시의 초코를 생각해 보았을 때 걱정이 많이 되었다. 마취했을 때 깨어날 수 있을까 하는.
단골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은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늘 가던 익숙한 곳들 위주로 산책하고, 매일 지내는 집이 바뀌지 않는다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냄새와 소리로 충분히 세계를 이해하고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고. 우리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백내장을 수술하기 우리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맞춰 행동하기로 했다. 이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이어 백내장이 찾아온 알파에게도 해당되었다.
작년, 신장 수치 문제로 자주 병원을 찾던 알파는 치석이 많이 쌓여 스케일링을 받았다. 오전에 얼른 스케일링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라 나도 바빴고, 그날따라 동물병원에도 대기실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다 스케일링을 끝낸 알파를 데리러 왔는데, 알파 상태가 좀 이상했다. 매우 지친 채 끙끙거리며 테크니션 분 품에 안겨있었다. 보통은 입원실에 갇혀 있는데 이상해서 물어보니, 내가 병원을 나가고 나서 알파가 매우 흥분해 겨우 마취를 진행했고, 그 흥분감 때문에 마취에서 깨어날 때 굉장히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중성화 수술 당일에 넥카라를 부수고 수술 실밥을 뜯어버린 알파인데, 나이가 들어서도 제 성질을 추제 못한 것이다.
알파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끙끙대며 힘들어했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어줘야겠다 싶어 양해를 구하고 진정해 잠들 때까지 곁에 같이 누워있다 출근했다. 아무래도 알파 역시 이제는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고서야 마취 수술을 하지는 못하겠다 싶었다.
우리는 카지노 게임 추천와 알파의 나이 듦을, 특히 시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매일같이 지켜보고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바로 코 앞까지 간식을 가져다줘야 겨우 인지한다. 우리가 늘 가는 산책길에서도 발을 헛디디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자기 전에 기저귀를 채워주지 않으면 누운 자리에서 그대로 오줌을 싼다.
작년부터 백내장이 많이 심해진 알파도 마찬가지다. 나는 알파의 리드줄을 하늘로 살짝 당긴 채 걷는다. 발을 헛디뎌도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평소 사람 걸음으로 세 보 정도 앞서가는 세나가 요즘은 잠깐 서서 이전 보다 반 보 정도 늦는 나와 알파를 기다려준다.
장판 바닥에서 잘 미끄러지는 알파를 위해 깔아 둔 매트에 소리 없이 떨어진 공을 찾는 데도 알파는 한참 걸린다. 가끔은 찾기를 포기하고 나중에 던진 세나 공을 훔치려다 세나에게 크게 야단을 맞기도 한다. 그래도 매일 공놀이가 하고 싶다고 난리다. 오히려 눈이 조금 덜 보이게 된 뒤로는 더 자주, 더 오래 공놀이를 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좋을까.
카지노 게임 추천도 마찬가지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추위도 더 많이 타고, 다리 힘도 더 없고, 사레도 자주 들리지만 늘 산책하던 산에만 가면 기운이 펄펄 난다. 넘어지고 굴러도 금방 일어나서 토끼처럼 달린다.
그들에게 눈이 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동물들은 인간처럼 너무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니, 그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불편하기는 할 것이다. 사랑하던 것들의 익숙함을 빼앗는 일일 테니까. 죽음이 무엇인지는 모를 테지만, 생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은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죽음이 가까워졌건 말건, 그들은 어제보다 조금 더 덜 보이는 오늘을 활기차게 살아간다. 다리에 힘이 좀 없어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매일 아침 엄마와 아빠, 내 품에 번갈아가며 안겨 힘을 쭉 풀고 기대어 있는 시간을 가지고, 토끼처럼 산을 뛰어다닌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냄새로 공이 든 서랍을 찾아 툭툭 치면서 공놀이를 조르는 알파도 있다. 그들은 그저 매일 행복을 추구하며 즐겁게 살아간다. 죽음의 그림자 같은 건 볼 수 없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그들의 행복의 비결일지도.
그들은 매일, 우리에게 오늘치의 사랑을 충분히 퍼붓는다. 절대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이 주는 사랑을 듬뿍 받기 위해, 늘그들 곁에 함께할 의무가 있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열여덟 마리의 고양이와 일곱 마리의 카지노 게임 추천와 함께 살았고 그중 일부와이별했습니다. 그들과의 삶과 이별을 담은 이야기를 차근차근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미처 하지 못했던 사랑의 기록 링크를 눌러보세요.떠나간 존재들, 그리고 제 옆을 지키고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 놓기 시작하던 시절의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