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단순히 만들어 놓은 행복의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요리를 두 사람이 노력해 만들어 먹는 것이다. -피카이로-
정신없이 결혼준비를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식장에 들어가고 있었다. 나중에 고모가 이야기해 주길, 입이 그렇게 귀에 걸린 신랑은 처음 본다고 하셨다. 많이 좋았었나 보다. 누가 결혼식에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나의 날이니 좋았다.
축가도 한곡 했다. 노래방이 아니고서야 어디 가서 누구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날은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다. 김동률의 감사. 아주 어려운 노래다. 잘 부르지는 못했지만 음이탈은 없었으니 다행이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그날 밤에 우리는 하와이로 떠나기로 되어 있었다. "잘 살아라."라고 이야기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축복을 받고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갔다.
면세점에 갔다. 오랜만에 면세점에 가보니 이런저런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지만, 참았다. 결혼하느냐 담배를 끊었으니 담배를 사러 갈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주류 코너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술을 한 병 사라고 했다.
"응? 왜? 거기 가도 있을 텐데 술은?"
"아니 면세점이 싸잖아. 적당한 걸로 한병 사서 먹으면 되지"
"나 양주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자기랑 양주를 먹을 것도 아니고.."
(마침 앞에 진열되어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고)"그럼 무료 카지노 게임 좋아해?"
"응. 예전에 무료 카지노 게임밀크 좋아했었지..."
"그럼 이거 사자!"
"알았어~"
소주, 맥주, 양주는 사 먹어 봤어도 무료 카지노 게임를 단품으로 사본적은 처음이다. 사실 파는 것도 처음 봤다. 처음 칵테일바 갔을 때나 먹어보던 술이었다. 그런 무료 카지노 게임를 1L씩이나 무겁게 인천에서부터 싣고 하와이로 갔다. 그리고 내 시계도 면세점에서 찾아갔다.
보통은 남자가 다이아를 해주면 여자는 시계를 해주던 시절. 결혼반지 하는 곳에서 그녀의 다이아 반지는 맞췄고. 내 시계를 골라야 했는데, 그 당시 태양의 후예에서송중기가 차고 나오던 브라이틀링 시계를 사달라고 할 것도 아니고, 적당한 시계를 사야 했다. 그녀가 인터넷 면세점에서 사자고 했다. 몇 달 전에 골라두었던 그 시계도 드디어 만나서 같이 하와이로 갔다.
하와이는 참 좋았다. 날씨도 따듯했고, 사람들도 여유가 있었고. 맛있는 식당도 많았다.
쉐라톤도 힐튼도 아닌 그녀가 고른 그 4성급 호텔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속은 느낌이었다. 이 숙소는 호텔이라는 표현이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호텔도 모텔도 아닌 하와이틱한 숙소였다. 그곳에서 며칠을 묵고, 빅 아일랜드의 호텔로 옮겨야 했다.
호텔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첫날은 너무 피곤해서 기절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나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했다고 피곤하다고 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미안해졌다.
그래도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이니까 낮에는 재미있게 놀았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기 전에 호텔에서 마실 맥주 몇 캔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야기했다.
"술 있잖아. 무료 카지노 게임!"
"응 그렇지.."
간단한 안주거리만 사가지고 호텔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고 나서,같이 술 한잔 하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 피곤해~ 어제 자기 때문에 잠 못 자서 너무 힘들어..."
"어? 어.. 알았어.."
그녀는 정말 계속 누워있었다. 나는 뻘쭘해서 그 느끼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따라서 야금야금 마셨다. 그래도 오랜만에 그 달달한 술을 마시니 처음엔 맛있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첫날밤 분위기.
내가 생각했던 첫날밤은 이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는 이렇게 살자, 저렇게 살자고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는 시간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는 혼자 테이블에 앉아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내가 생각한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은 이게 아니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1L는 굉장했다. 달달한 게 도수는 또 높아서 한 번에 많이 마시지도 못했다. 마시고 마셔도 줄지도 않았다. 일주일 내내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지만, 결국 다 마시지 못하고 왔다.
일주일 동안 하루정도 빼고, 나 혼자 깔루아를 마셨다. 그녀는 저녁에 항상피곤해했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피곤하다는 사람에게 굳이 술을 마시자고 강요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낮에는 하와이 이곳저곳을 누비벼 웃고 있었지만, 호텔에 오면 혼자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을 마치고 귀국하고 난 후,깔루아 냄새만 맡아도 치가 떨렸다. 미각도 질려했고, 내 마음은 더더욱 질려했다. 그 이후로 깔루아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결혼식 준비는 계획한 대로 잘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청담동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고, 식장으로 갔다. 가장 친한 친구를 가방순이로 세워두고, 오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내가 결혼식에 갔었던 올 만한 사람들은 다 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폐백도 했다. 그런데 나는 무릎이 좋지 않다. 처녀 때 구두를 신고 뛰어다녀서 그런지, 무릎연골이 안 좋다.그런데 폐백을 하면서 절을 하라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억지로 하기는 했다. 일어날 때는 남편이 부축해 줘야 했다.
화장도 못 지우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일주일 이상 학교를 비우는 것은 힘들었기에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 일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날 바로 출발해야 했다.
어차피 친구와 가족들 선물은 하와이에 있는 아울렛에서 사면된다. 공항에서는 굳이 소비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쓰던 화장품이 다 떨어져서 몇 개 사고, 술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깔루아를 샀다. 그리고 내가 선물해 준 시계도 찾았다. 결혼식 전에 시계를 꼭 받고 싶냐고 남편에게 물어보니 굳이 안 그래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고르라고 했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쿠폰을 먹여서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아주 합리적인 소비였다.
하와이에 도착하니 너무 피곤했다.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얼른 호텔에 가서 숙면을 취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남자가 옆에서 자니 너무 신경이 쓰였다. 코를 엄청 고는 건 아닌데 가끔 드릉드릉한다. 그때마다 난 깬다. 미칠 것 같았다. 몸은 피곤해 죽겠는데 잠은 못 자겠다.
너무 피곤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인데.피곤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와이키키 비치도 가고, 스노클링도 했다. 그래도 텐션 좋은 남편과 함께 여행을 하니 재미있었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남편이 맥주를 사려고 했다. 면세점에서 샀던 무료 카지노 게임가 생각났다.
'이럴 때 마시라고 산 건데 왜 또 사지?'
한마디 이야기 하니 남편이 알았다고 했다. 역시 말을 잘 듣는다. 이래서 이 남자랑 결혼한 건데, 그래야지 그럼.
호텔에 들어왔는데 너무나도 피곤했다. 침대에 누워서 오늘 찍은 사진을 하나하나 넘겨보며 쉬고 있었다. 이게 나의 휴식 방식이다. 평소에도 나는 집에서 TV도 보지 않고, 방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거나 잠을 잤다.
그런데 남편이 같이 술을 먹자고 한다. 너무나도 피곤했다. 그리고 오늘 밤도 코 고는 남편 때문에 잠을 잘 못 잘 것이기에 피곤할 예정이었다. 컨디션을 위해서는 쉬어야 했다.
"아니야~ 혼자 마셔. 나 원래 술 안 좋아하잖아."
나는 정말로술을 안 좋아한다. 술을 도대체 왜 마시는지 이해가 안 된다. 돈도 아깝고, 다음날 컨디션도 안 좋아지고, 각종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도대체 왜 마실까? 결혼 전에 선배 언니 하나가 나에게 그랬던 적이 있다.
"너는 술을 안 마셔서 남자들이 별로 안 좋아할 거야. 술도 적당히 마셔주고 해야지 남자들이 좋아하지~"
어이없는 소리였다. 술 마신다고 사람이 좋다면 그 남자 자체가 비정상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 언니가 술 잘 마신다고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면서..
한 번 정도는 남편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 한 잔 해줬다. 그런데 본인이 좋아한다고 해서 무료 카지노 게임를 사줬는데 며칠 지나니 힘들단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먹었다. 굳이 저렇게 매일 술을 먹어야 하나? 그냥 누워서 쉬었으면 좋겠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부모님, 사회 본 친구들 선물을 사러 가자고 한다. 사실 나는 우리 부모님 선물 줄 생각도 없었다. 남편은 잔정이 많아서 그런지 선물을 사야 한다고 한다. 나 결혼하는데 한 푼도 안 보태줬는데 우리 집에는 아무런 선물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도 남편은 다 사야 한단다. 참 속도 좋은 사람이다.
남편이 고르려는 선물들은 하나같이 내 생각보다 비쌌다. 결혼식 사회 봐준 친구한테 지갑을 사준다고 하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다. 적당한 폴로 카라티로 골라줬다. 그 정도면 되는 거 아닌가.
남편은 부모님, 친구 선물에 대해 아쉬워하는 표정이었지만,역시나 내 말을 잘 들어줬다. 사치하지 않았다.
이렇게 일주일 간의 여행은 끝났다. 일주일 내내 누군가와 같이 자는 건 어렸을 때 동생이랑 잘 때 이후로 처음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크게 낭비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도 싸고 경제적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여행을 다녀왔다.
결혼이란 단순히 만들어 놓은 행복의 요리를 먹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요리를 두 사람이 노력해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한다. 행복을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노력해야 행복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남편과 아내가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면 어떻게 할까?
그 남자는 같이 술을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서 행복을 느끼고, 그 여자는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데서 행복을 느낀다. 누가 누구에게 맞춰야 할까?
처음에는 더 좋아하는 사람, 혹은 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 다른 한쪽에 맞춰준다. 그러다 보면 그 둘의 관계에서 주도권이 생긴다. 한 사람이 좋아하는 행복을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이 계속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를 하게 된다.
한 사람은 계속 요리는 하는데, 정작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한다. 배는 부르지만 만족스럽지가 않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너무 배가 부르고 만족스럽다. 그리고 나와 무료 카지노 게임 요리를 만드는 이 사람도 이 음식을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이렇게 한 명은 배가 고프고 힘들어지며, 다른 한 명은 배가 부르고 착각에 빠지게 된다.
부부가 무료 카지노 게임 취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백번 공감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부부관계는 무미건조하다. 이 취미가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대화일 수도, 산책일 수도, TV시청일 수도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좋아하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대방의 취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싫은데 억지로 같이 해줘야 할까. 아니면 각자도생 하며 알아서 놀고 오라고 해야 할까.
같이 멀리 가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무료 카지노 게임 하고, 따라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새로운 취미를 같이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취미가 인생에 있어서 별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개인의 인생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국어사전에서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을 하나뿐인 사랑하는 사람과 한다는 것. 얼마나 큰 축복일까. 인생을 즐기기 위한 취미의 기쁨이 제곱에 제곱이 되어 행복한 부부생활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이런 가능성을 무시하고 각자도생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의 즐거움에게 너무나도 잔인한 행위이다.
두 사람이 같이 만든 요리는 두 사람 모두 맛있게 먹어야 한다. 한 사람만 맛있는 요리를 만들 거면, 굳이 둘이 만들 필요는 없다.
이제야 나 태어난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그대를 만나 죽도록 사랑하는 게
누군가 주신 나의 행복이죠 - 감사(김동률)
이 노래의 '행복'은 그런 면에서 틀렸다. 한 사람만 이 노래를 부른다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