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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움 Feb 20. 2025

#33. 스팸 카지노 쿠폰로 살 맛 나는 아침 만들기

카지노 쿠폰



나의 김치 사랑은 유치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가 만드신 열무김치를 도시락통에 들고 갔다가 옆자리 친구에게 다 뺏기곤 선생님께 씩씩거리며 상황을 이야기하던 것이 김치 사랑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이다.

국은 없어도 되지만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로 김치에 진심인지라, 김치로 만든 요리는 웬만해서는 다 잘 먹는 편이다.


그러나 그중의 근본을 가리자면 역시 카지노 쿠폰.

죽기 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혹은 죽고 나서 제사상에 올릴 수 있는 음식을 한 가지만 정하라면 나는 주저 않고 카지노 쿠폰를 선택할 것이다.






#1.

카지노 쿠폰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학식, 도서관 식당, 구내식당, 하다못해 찜질방이나 김밥천국을 가도 늘 카지노 쿠폰를 시켜 먹었다. 어느 날부터인지 주변에서는 내가 늦게 오는 경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카지노 쿠폰를 시켜놓는 배려 아닌 배려를 해주었다.


나는 김치의 아삭함과 칼칼함을, 끓일수록 녹진해지는 그 국물맛을 사랑했다. 투박함과 정성이 오묘하게 줄다리기를 하며 맛의 하모니를 내는 카지노 쿠폰를 사랑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카지노 쿠폰에 대한 나의 사랑은 뽀레버다 뽀레버.


카지노 쿠폰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돼지고기 카지노 쿠폰의 담백함, 참치 카지노 쿠폰의 감칠맛 등. 그러나 개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엄마표 스팸 카지노 쿠폰이다. 스팸 때문인지 적당히 레트로한 느낌이 들면서도 담백함과 감칠맛이 조화를 이룬다.

이 카지노 쿠폰의 포인트는 바로 숭덩숭덩 손으로 으깬 스팸 덩어리. 340g짜리 스팸을 칼로 정밀하게 자르는 것이 아니라 손을 활용해 직접 재료를 만진다. 그러다 보니 스팸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식감도 다양해지고, 으깨어 넣는 과정에서 생기는 육즙도 자연스럽게 국물과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총각김치나 깍두기를 넣는 것이다. 김치의 아삭함도 좋지만, 한입 베었을 때 입안 가득 흘러넘치는 얼큰한 국물과 무, 무청의 식감이 좋아 우리 집 카지노 쿠폰에 자주 등장하는 vip손님이다.




#2.

지고지순한 스팸 카지노 쿠폰의 사랑 덕분일까. 스팸만 생겼다 하면 뚝딱뚝딱 카지노 쿠폰를 만들다 보니 이제는 눈 감고도 만들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실력도 점점 늘어 최근에 만들었던 카지노 쿠폰는 하나같이 감칠맛 폭발이었다. 남편은 카지노 쿠폰를 먹을 때마다 국물에다 무슨 짓을 한 거냐며 호들갑을 떨곤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골국물이 원인인 듯싶다.

냉동실을 정리하다가 얼려놓은 사골국물을 발견했는데 실험 삼아 넣어본 것이 잭팟 터지듯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내가 만드는 카지노 쿠폰에는 늘 사골 국물과 묵은지 국물, 스팸, 총각김치(깍두기)가 한 팀으로 따라다녔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최근 우리의 아침 식탁 주제로 올라오는 것은 "로또".

평소 눈길도 주지 않던 로또에 왜 꽂혔는고 하니, 최근 '같수오(같은 숫자 조합으로 여러 개 사기)'로 당첨된 사람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그 위력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출금이 늘어나고 수동으로 숫자를 골라야 돼서 당첨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로또의 최소비용이 1000원이고 요즘 같은 물가상승을 고려했을 때 같수오로 당첨만 된다면 그야말로 인생 보탬이 아닌 인생 역전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운과는 거리가 멀고,

'소처럼 일할 팔자'를 가지고 있으며,

보기보다 쫄보인 우리 부부는 같수오 대신 늘 같수이를 구매한다.

이마저도 아직까지는 신통치 않지만.




#3.

사실 로또를 사는 행위보다 로또 1등 당첨 시 해야 할 일에 대해 "논의" 하는 과정이 우리를 더 즐겁게 만든다. "논의"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로 우리는 이 작업에 진심이며, 로또를 구매하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늘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카지노 쿠폰 국물을 떠먹으며 집 사기? 차 바꾸기? 제주도로 이사? 여러 가지 선택지를 주고받았으나, 나는 "일단 엽기 떡볶이에 허니콤보 치킨 시켜서 돼지파티 열 거야"로 이야기를 일단락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 하지만 현실적인, 지독히도 현실적인 내 대답에 남편은 나답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사는 게 뭐 별 건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잠깐의 시간을 공유하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게다가 그 가운데 맛있는 음식이라니. 카지노 쿠폰 덕분에 요 며칠 우리의 아침은 든든하고 유쾌했다. 소울푸드인 카지노 쿠폰를 먹으며 감탄이 오고 갔고 사랑이 오고 갔다.


집집마다 김장한 김치의 맛이 달라서 카지노 쿠폰 맛도 천차만별이라는데, 우리 집 카지노 쿠폰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유쾌함"이라 정의 내리고 싶다.

태어난 아이에게도 이 카지노 쿠폰의 맛을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싶은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훗날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추억을 끄집어내며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절기로는 '우수'지만 아침, 저녁으로 칼바람이 매서운 요즘, 유쾌한 카지노 쿠폰가 있어 살 맛 나는 아침이다.




<스팸 카지노 쿠폰
*재료 손질
- 스팸: 비닐봉지에 넣고 으깨기
- 기타 재료(파, 양파, 청양고추 등):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손질함.

*스팸 카지노 쿠폰 만들기
- 냄비에 김치, 총각김치(깍두기) 스팸, 양파 등을 넣은 후, 사골 국물과 묵은지 국물을 함께 넣는다.
- 고춧가루(1~1.5), 참치액젓(1), 다진 마늘(1)을 넣고 끓여준다.
- 청양고추, 대파, 두부를 넣고 강불약불로 세기를 조절하며 끓인다.

*간이 부족한 경우, 국간장이나 참치액젓 추가.
**돼지고기 카지노 쿠폰의 경우 들기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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