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닫힌 문에 집중하지 말 것.
남편이 방학을 했다.
방학식을 맞이하고 남편의 컴백홈으로 숨 좀 돌리나 싶었는데 날짜가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아토피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에 태어난 무료 카지노 게임는 태열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았지만, 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울긋불긋한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니 며칠 사이로 발진을 동반한 동전만 한 습진들이 배와 등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피부는 집의 온도가 떨어지면 괜찮다가도 1도만 오르면 다시 울긋불긋 발진이 올라왔다. 병원에서는 습진성아토피인 것으로 보이니 보습을 잘해주라는 말을 남겼고, 우리는 낮밤 가릴 것 없이 교대로 무료 카지노 게임를 케어하였다. 부엌 식탁을 사이에 두고 한쪽에서는 난방이, 다른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선풍기가 돌아갔다. 여름과 겨울이 동시에 흘러가는 집. 참으로 괴이한 광경이었다.
코끼리 피부같이 꺼칠한 무료 카지노 게임의 피부가 다시 말랑해지길 기대하며 무료 카지노 게임의 몸 앞뒤로 로션과 크림을 발라주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루어지는 이 기괴한 행동에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이골이 났는지 짜증을 부리다가도 이내 자신이 집중할 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기특하면서도 한없이 미안한 순간에 나는 또 한 번 작아졌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아프면 괜히 내 탓인 것만 같다.
무료 카지노 게임 케어를 잘 못해서,
임신 중에 잘 챙겨 먹지 못해서,
어릴 적 피부 때문에 고생을 해서,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정보의 바다를 부유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다 보면 어느새 무료 카지노 게임 태어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있었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은 힘차게라도 올라가지, 나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나 자신을 자책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최근 듣기 시작한 것이 있다면 '반야심경'. 반야심경을 듣는 횟수와 시간이 10분에서 15분, 30분으로 점점 늘어났다.
파워 J는 십분 단위로 바뀌는 상황들과 어그러진 계획들 사이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방학이 시작되고 일주일 정도는 학교와 육아로 지쳐있던 남편을 위해 밀린 잠도 실컷 자게 하고 싶고 건강하고 몸에 좋은 음식도 챙겨주고 싶었는데(물론 나를 포함하여-) 시작부터 누가 어깃장을 놓는 것 같았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아토피도, 이것 때문에 잠을 설치는 우리 부부의 모습도, 십 년 뒤 체력을 미리 당겨 써봐도 턱없이 부족한 지금 우리의 체력도 모두 다 내 계획에는 없던 것들이다.
한숨을 내쉬는 것이 당연해진 일상.
이런 마음을 기똥차게 알았는지 일요일 아침, 남편은 슬며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 왔다. 정확히 명명하자면 무료 카지노 게임와 신라면을 섞어 만든 신파게티.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일요일은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 요리사니까!"를 외치며 만들어 온 남편의 신파게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거 먹고 아침이 되겠어? 아침부터 너무 헤비 하지 않아? 싶다가도 무료 카지노 게임랑 신라면 2개를 섞은 거라 양은 차고 넘칠 것이라며 호언장담하는 남편이 이 순간만큼은 요리왕 비룡 같다.
그래,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여유.
일요일 아침,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 먹는 별 거 아닌 일상에도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말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과 시행착오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문이 닫히면 창문은 열린다'는 말처럼 지금은 열린 창문을 찾거나 창문을 여는 것에 집중할 때이다.
불행한 순간이 내 삶 전체를 잡아먹지 않도록 예민함이 문을 두드려도 자책하지 말고, 땅굴도 파지 말 것. 깊고 긴 땅굴로부터 지하수가 터져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회의와 우울만이 남아있다는 것이 자명하니까.
+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며 정신없이 글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덧 30편의 글이 채워졌더라고요.
일반글로 올릴까 하다가 연재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조금 더 남아있는 관계로 새롭게 part2를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글입니다.
아침식사를 만드는 것과는 상관없이 글감을 찾고 글을 쓰는 작업은 여전히 어렵고 부담스럽습니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이렇게 쓰는 것이 맞나? 자문(自問)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침식사 됩니다(part2)'는 목요일 연재로 새롭게 진행되며, 삶의 온도를 조금씩 높일 수 있는 이야기들로 찾아뵙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육아 스킬과 요리 실력도 늘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시간이 나는대로 part1의 내용들 또한 조금씩 다듬어볼 예정입니다. 수십번의 가위질과 사포질을 거치다보면 조금 더 나아진 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