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다.
소리 없이 눈으로 그리고 손짓으로
공 하나, 큐 하나, 숨결 하나까지
모두 꿰뚫는다.
숨 죽인 검객 둘은
나의 손짓에 일제히 큐를 날린다.
공은 부딪히며 말한다.
나는 균형을 잰다.
선수는 긴장으로 떨고,
관중은 기대 속에 숨을 죽인다.
그러나 나의 주먹손은매섭게, 정확하게 오직 규칙만을 좇는다.
파울은 감정 없이 선언되고
승자는 담담히 불려진다.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며
모두의 경기를 지키는 그림자다.
박수는 나를 지나치고
빛은 나를 외면하지만,
정확한 한마디, 한 손짓으로
게임의 경계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