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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호 Feb 23. 2025

깜박깜박

도연호

떨어지는 카지노 쿠폰 잎을 잡아보겠다고?

손가락 사이로 죄 빠져나가는데


깜박


바닥에 점점이 쌓이고


지겹니


너가 같이 가자고 했으면서

걸어가면서도 입에서 카지노 쿠폰 잎 우수수 쏟아냈으면서


카메라 초점은 결국 빨간 점으로

굽어진 초승달 끝에 찰칵

영화관 엔딩 크레딧에 박아둔 이름도 싹둑

필름을 잘라야 할 시간이니까


더 걷자,

조금만 엄마,

집에 돌아올지도 모르잖아


냉장고가 더 자라기 전에


엄마가 활처럼 굽어버리기 전에


구름 아래

선, 선, 선,

점. 점. 점.


기숙사에는 우산을 쓰고 왔어

새로운 점들로 채워질 길을 걸으며


우산에는 어느새 눈물처럼 카지노 쿠폰 잎들이 달라붙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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