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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호 Mar 02. 2025

면접이 끝나면

도연호


불룩한 배 안 구름을 토하자

질문들이 실처럼 사실을 뭉쳐

조용히 자궁으로 잠겨가는

자그마한 비행기의 계기판

앞창으로 바라본 몽글한

사실은 뾰족한 책임들은

결국은 사랑이라 불리더라

복숭아가 조각나고 다리 사이로 뿌리를 내려

몸뚱이 반으로 갈라버린대도 씨앗을 심어줄래

세 평 밭을 영원히 거니는 방랑자가 된대도 여행을 떠나줄래

입가에 삶을 접어줄 주름이 진대도

햇살 물통 진흙 아무런 대가없이 바람에 녹아든대도,

실수가 아니었다고 말해줄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내 딸이 되었을 때

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엄마가 되어줄 수 없음을 아니까

풍성하고 모호한 밤의 무게를 어깨에 얹은 채

걸어온 실을 역행하는 곡예사가 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집으로 돌아와 달라고,

이렇게 부탁할게.

마지막으로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들을 강요하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괴롭히는 나를

용서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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