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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연호 Mar 30. 2025

빈티지

도연호

저는 왜 낡아야만 하나요

카지노 게임 되어 네가 찰랑이다 떠오르면


영원을

질문했다

왼손목에 묶인 시간과

닳아가는 과거

흐릿한 미래

여름밤에는 공포영화를 보았다


놀이터가 여름이 겨울로 낡아가는 온도로

환해질 때


물렁한 찰흙을 뭉치는 조그만 고사리손에

주름이 갈라졌고

그 사이 나는 또 세상을 횡단한다


너가 투명해진 지구 반대편

꼬깃한 편지에 글자가 삐뚤해져도

남극에서 북극까지는 한 뼘이라서

기억만 낡아간다

순간은 영원했다

해진 기억을 주욱 찢어 단단한 어제로 달려가고만 싶어지는 카지노 게임다

왼손에 노란 풍선을 한아름 움키고

줄들과 주름들이 너에게로 이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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