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만, <돌들이 말할 때까지
제주에는 다섯 생존자가 있었다, 돌들은 입을 열었다, 이제는 둘이 남았다
얼마전 부모님과 함께 폭싹 속았수다를 정주행했습니다. 아빠는 갱년기가 오셨는지 어깨를 들썩들썩 하시며 굉장히 많이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그 때문에 제 눈물은 쏙 드가고 말았지만요. 사실 저는 웬만한 신파 카지노 가입 쿠폰에는 단련이 되있었던터라 원래도 울지 않을 자신이 있었는데 이 드라마의 몇몇 장면들은 조금 힘들었습니다.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어요. 감독과 배우, 연출도 한국 드라마 역사상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훌륭했지만 작가의 역량이 이렇게까지 눈에 띄는 작품은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도깨비가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쓸데없이까다로운 사람인데도 불구하고폭싹 속았수다는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최근의 한국 드라마들이 보여준 영 아니꼬운 결말부의 퀄리티를 가뿐히 눌러밟아주는 엔딩이 인상깊었네요.쌈마이웨이도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폭싹 속았수다는 그보다 몇배는 훌륭한 작품이더군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좋은 드라마들을 모아 브런치북을 새로 작성할 계획이라 그 브런치북에서 다루도록 할게요.
제주 4.3 사건, 그리고계엄
제가 이 드라마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해당 드라마의 주인공이 제주도 출신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드라마 장르 특성상 당시의 제주 4.3 사건을 깊게 다루지는 않아서 약간은 아쉽다는 목소리도 꽤 있었죠. 저는 4.3사건까지 끼워넣었다간 드라마가 산만해질 것 같아서 오히려 잘 뺐다고 여겨지기도 했지만요. 제주 4.3 사건은 아직까지 그 성격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사건으로 재주도 남로동당의 무장봉기를 과잉진압하는 도중 죄없는 민간인까지 다수 학살한 사건입니다. 6.25 이후 최초의 계엄령이 떨어진 사건이기도 하죠.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었는데요. 정치적으로 양측의 입장 차이나 진보나 보수 간의 이념 갈등을 차치하고서라도 계엄이라는 행위의 위험성과 이를 묵인할 경우 남겨지는 잘못된 선례를 고려해볼때 탄핵은 불가피했다고보았습니다.특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계엄령이 가져온 참상을 생각해보면 더더욱요. 제가 옳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모자란 학생이 내놓은 자그마한의견입니다. 당연히 법리주의적 판단이가장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저는 역사 다큐멘터리에 대해 쓰고 있는 중이니 그 관점을 담아 써보았다는 점도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참고로 저는 대구 출신입니다.
이 사건은 한동안 수면 아래에 묻혀있었다가 순이 삼촌이라는 소설로 인해 재발굴되었어요. 수능특강과 모의고사에 단골 출연하기도 하는 작품이죠. 그리고 최근에는 한강 작가님이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제주 4.3사건 관련 소설을 내놓으셨죠. 원체 문체가 매력적이고 글솜씨가 압도적인 작가이기도 하지만 제 선배님이기도 하고 노벨문학상을 받아 노벨광장의 고양이들을 납작하게 만들어주셔서 애착이 가는 작가입니다. 저도 읽어보았는데 재밌더라구요. 채식주의자보다는 쉬웠습니다. 한강은 해당 책을 작성할 때 많은 다큐멘터리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요. 특히 임흥순 감독의 <좋은 빛, 좋은 공기나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인상깊게 보신 분들께는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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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가 지났다, 돌들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기록카지노 가입 쿠폰인데요.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인 다섯 할머니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존자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작별하지 않는다와 유사하기도 했어요. 밀물과 썰물의 사운드와 동굴의 입구에 겹치는 인터뷰의 오프닝이 특히 그랬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밀물이 제주도의 무덤을 덮고 유골이 썰물에쓸려가는 부분이 있어요. 주인공은 바다를 반으로 가르며 무릎을 적시고 달려가지요. 그렇게 달리던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인공이 문득 떠오르던 오프닝이었네요.
카지노 가입 쿠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흔들리지 않는 객관성과 그들의 말에 편견없이 집중하려는 의지 같습니다. 다섯 할머니분들께 인터뷰어들은 절대로 메시지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질문과 그들의 기억을 되짚는 질문들로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편집도 자극적인 화면이나 재연배우들의 활용보다는 제주도의 풍경을 교차편집하구요. 부정적인 증언들도 타오르는 불꽃의 모타주로 덮으면서 끝까지 객관성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증언은 더한 진실성을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옵니다. 역설적으로 그들의 흉터와비명 소리들은 생생해지죠. 한국의 극장에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카지노 가입 쿠폰들은 좌우 관계없이 입맛에 맞는 정치인사들을 섭외하고 의도된 질문을 던져 정치적 메시지를 강요하던 감이 있었는데요. 이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러지 않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마지막에는 한라산에 덮이는 눈의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강조되었는데요. 눈들이 그들의 상처를 고이 덮어주는 것만 같아 좋은 연출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새싹이 눈을 가르고 올라오는 희망적인 이미지로 카지노 가입 쿠폰가 마무리됩니다. 보통 카지노 가입 쿠폰를 제 생각대로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카지노 가입 쿠폰는 해석보다는 관객 스스로의 판단이 필요한 카지노 가입 쿠폰같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해석을 좀 아끼고 이대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절망적인 참상의 상처를 직시하지만 사이에 놓인 희망을 바라보는 카지노 가입 쿠폰. 제주 4.3사건을 담은 다큐멘터리 카지노 가입 쿠폰이자 독립카지노 가입 쿠폰.
김경만 감독의 <돌들이 말할 때까지입니다.
평점 3/5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