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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었다.
호스피스 병동,
죽음을 기다리는 곳.
그곳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오직 보호자 한 사람만,
전장의 끝에서 승패를 알리기 위해
결과를 기다리는 전령처럼
그 한 사람만,
그의 마지막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 밤,
보호자들만이 공유한다는
비밀스럽고 조용한 통로를 따라
그녀에게 갔다.
커튼으로 가려진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들리는 소리,
쇳소리.
낡고 녹슨 칼이
공기를 가르며 내는
고르지 못한 마찰음 같은
쇳소리.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소리.
숨을 쉴 수 없었다.
작은 기척조차 낼 수 없었다.
두려웠다.
끊거나 막으면 안 된다는
본능이 먼저 알아챈,
그들만의 암묵적 약속 같은
병실의 분위기에 그대로 뒤돌아서야 했다.
그 밤,
귓불이 아렸다.
1부 다이아 귀걸이가
잠든 귀를 긁어댔다.
‘그만하라’고,
‘긁지 말라’고,
말렸고, 잡아당겼고,
귀걸이를
귀 뒤로 세차게 빼내 던져버렸다.
부드러운 살점이
귀걸이와 함께 찢겨나갔다.
깊은 어둠 속,
말없이
거실을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무의미한 움직임 속에서
감각이 하나둘 꺼져갔다.
나는 돌았고,
감각은 멈추고 있었다.
카지노 쿠폰의 부고 문자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담담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그러다 문득,
구멍 뚫린 귓불을 보고서야
전날 밤이 떠올랐다.
비로소 슬픔이,
천천히 차올랐다.
귀걸이와 싸우고 있던 그 시간,
거실을 돌며
무감각의 고지로 가고 있을 때
그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
나는 원을 그었고,
그녀는 선을 넘었다.
그녀는 몸을 잃었고,
나는 감각을 잃었다.
삼일 내내 출근하듯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구석진 자리에서 밥을 먹고
화장로 앞에서 몸을 떨고
지나치게 세련된 납골당의 계단을 오르고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남아있다,
그녀는 돌아갈 수 없는
집으로 갔다.
신발을 벗고,
외투를 벗고,
물 한 잔을 마시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몇 시간,
아니, 며칠을
그렇게 잤다.
그 하루가 어땠는지,
그 계절이 어떤 색이었는지,
그 한 해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한동안,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나는 살아 있었고,
카지노 쿠폰는 죽었다.
나는 살아 있었고,
카지노 쿠폰는 죽고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