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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보 Feb 05. 2025

카지노 게임 드리는 편지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집에 돌아온 나는 카지노 게임께 카지노 게임를 쓰고 싶어졌다. 오늘은 박사반 입학시험 합격 발표일이다.

일본에 유학 와서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께 쓰는 카지노 게임이다. 예전에도 한두 번 펜을 든 적 있지만, 쓰다가 그만두었다. 카지노 게임라는 존재는 누구에게나 특별하다. 카지노 게임에게 펜을 들면 나도 모르게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힘든 감정이 튀어나와내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펜을 굴리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들던 펜을 내려놓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랑하는 카지노 게임


이 카지노 게임를 쓰는 지금, 저는 무한한 기쁨과 감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제가 우리 학교 박사반 입학시험에 합격했어요. 동기 중 저 혼자 우리 학교 언어 코스 박사반에 합격한 겁니다.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리며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 과정을 마쳐 박사 과정에 진학하게 된 이 순간이 정말 꿈만 같습니다.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스타트 라인에서 혼자 뚝 뒤처져 있던 느낌, 그들을 따라가지 못해 낙오될 것 같은 불안, 모처럼 잡은 기회가 훅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

앞이 막막하기만 했던 대학 1학년 때의 이 엊그제의 일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유학을 강행하려는 제게 모녀의 관계를 끊겠다며 반대하시던 카지노 게임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 유학하면서 문득문득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해서 집 밖을 못 나가겠다"고 하시던 카지노 게임의 말이 떠오를 때면, 내가 몹쓸 짓을 하는 딸인가 자문을 하기도 답니다. 고향을 떠날 때, 제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노라면 언젠가 카지노 게임께서 이런 저를 받아주실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고요.


제가 카지노 게임 전화드릴 때는 컨디션이 가장 좋은 때예요. 가장 좋은 때만을 골라카지노 게임 밝은 목소리만 들려 드렸지요.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힘든 모습을 보여카지노 게임 게 제 자신이 허락지 않았거든요.


저는 대학에서 많은 동기생들을 보며 자신의 유학 조건이 가장 열악하다고 생각했어요. 학습능력이 그렇고, 허약한 체질이 그랬어요. 그리고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는부모를 둔 동기들을 부러워하곤 했답니다.


하지만제 생각이 틀렸네요. 전 이미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았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요.

가 여기까지 꿋꿋이 견뎌올 수 있는 끈기력,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걸어올 수 있는 강인함을 지닌 저를 낳아주셨어요. 이 재산이야 말로 남이 빼앗아갈 수도 없고, 사용해서 사라지지도 않는 거예요.


지난날의 결핍이 없었다면 공부에 대한 남다른 간절함, 열정이 솟구치지 않았겠죠. 카지노 게임의 격렬한 반대는 제 열정에 한층 더 불을 지펴 주었고요. 그 모든 여정들이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마련된 절차처럼 느껴집니다.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께 말씀드리지만, 절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처음으로 칭찬해주고 싶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거에 몰입하며 지내는 순간순간에서자신이 살아 있음을 뜨겁게 느낀답니다.

카지노 게임,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2002년 여름날

딸 경보 올림



이 시점에서 나는 깨달았다. 우리에게는 한계치라는 지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자신의 마음이 결정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학부 시절에는 박사 과정이 나와 거리가 멀고,선택받은 특정 사람들만이 가는 곳이라 여겼다.

석사반에 입학했을 때에는 박사 과정의 학점만 이수해도 좋겠다고 남몰래 생각했다.

석사 논문을 쓰면서 처음으로 나도 선배들처럼 박사 논문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가능성에 비하면 사람은 반만 깨어 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육체적 정신적 자원에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말하자면 인간은 지금까지 자신의 한계 안에서만 살아왔다. 인간은 다양한 힘을 가졌는데 사용하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362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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