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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혜향 Nov 05. 2024

카지노 게임을 뛰어넘은 우정 <소공녀

카지노 게임와 베키

-높은 자리에서 겸손할 수 있다면, 그 카지노 게임은 진정 가치 있는 것이다.-


소공녀가 쓰일 당시 시대가 1800년대 후반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 후기, 갑오개혁이 일어났을 때쯤일 것이다. 세계가 급변하는 시대였다. 찰스 디킨스는 이 시대를 빛의 시대이자 어둠이 시대라고 표현한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에는 유럽이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저 아름답고 환상의 나라로만 상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 선진국, 동화의 나라 모든 것이 좋아 보였던 곳이었다. 거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행복해 보이고 로맨틱하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환상적인 나라라고 생각했던 그곳에도 빛과 그림자는 존재하였다. 당시 영국은 많은 식민지를 거느려 부를 누렸음에도 빈부 격차는 극심하였다. 법적으로 노예제도는 폐지되었지만 노예처럼 살아가는 하녀, 메이드, 노동자의 존재가 있었다. 이들은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였다. 소공녀에 나오는 베키는 월급도 받지 않고 어린이라는 이유로 학대를 당하며 일하는 하녀이다. 아마도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일을 하는 것 같다.

영국은 카지노 게임에 따른 계급의식이 굉장히 강한 국가이다. 이 당시 우리나라도 조선 후기라 철저하게 카지노 게임 사회였다. 노예제도가 아무리 폐지되었다고 하나 사람들의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사람들은 악역, 카지노 게임의 친구들은 선인으로 생각했었다. 철없던 시절에는 나도 카지노 게임처럼 심부름하는 하녀나 마차를 몰아주는 마부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공주처럼 사는 카지노 게임가 부러웠었다. 어린 여자 아이들은 모두가 공주고 되고 싶어 하지 않은가?하지만 공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 되는 것일까? 누군가는 공주가 되어야 하고 누군가는 하녀가 되어야 하는 관계, 그리고 공주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사람들은 공주가 되고 싶어 하지 하녀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민친 선생은 부유한 집안의 카지노 게임를 겉으로는 잘해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못마땅해한다.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권의식을 가진 자들로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라비니어와 마친가지로 뭔가 불평등을 느끼고 질투한 건지도 모른다.

사실 민친 선생이 카지노 게임를 미워한 이유는 프랑스어 사건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는 민친 선생의 콤플렉스를 건드린 것이다.

「그 순간부터 자신의 자랑으로 여기려던 학생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다. 」

어느 책에서 읽은 것인데 사회생활에서는 카지노 게임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고 나와 있다. 사실 학교에서도 선행학습을 워낙에 열심히 한 학생들이 잘난 척하는 것을 볼 때 얄밉기도 하다. 물론 카지노 게임는 잘난 척 한 건 아니다. 당시 수업 방법이 현대 와는 다른 점도 있었을 것이다. 카지노 게임가 특별대우를 받는 데도 시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친구들은 잘난 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카지노 게임는 결코 잘난 체하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는 다정한 아이였고 자기가 가진 특권과 물건을 아이들과 나누어 가졌다.」

주인공 사라는 학교에서 가장 부유한 집의 딸로 작은 공주 대접을 받지만, 다른 카지노 게임의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베키가 사라의 방에서 소파에 누워 자고 있을 때 사라는 베키를 안쓰러워한다. 베키도 본성이 착하고 여린 아이다. 사라가 하녀로 전락해서 다락방에 살 때도 업신여기지 않고 평소처럼 대해준다. 주방에서 일하는 하인들은 사라를 업신여기고 조롱하며 감정쓰레기통으로 대한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위선자들이다.

변함없이 자신을 대하는 베키의 행동에 사라도 감동받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더 깊은 우정이 자라났을 것이다. 둘은 다락방에서 서로 의지하며 외로움과 고통을 이겨낸다. 사라는 하녀가 되었지만 공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 겉모습은 초라했지만 자신의 내면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동화책을 읽다 보면 어린이 주인공들이 어른보다도 더 어른스러운 경우를 본다. 권정생의 <몽실언니의 몽실이가 그렇고, 목장의 소녀 캐트리가 그랬다. 카지노 게임도 어린 나이지만 말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이 어른 보다도 더 성숙하고 인생의 지혜를 깨우친 현자 같은 아이다. 나는 중년이 되고 사회생활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을 어린아이가 벌써 터득을 한 것이다. 어릴 적에 카지노 게임처럼 깨달았으면 사회생활 하는 것이 그토록 고통스럽지 않았을 텐테...

소공녀를 깊이 있게 읽어 보면 어릴 적 느꼈던 것처럼 단순한 환상 동화가 아니다. 그 안에는 당시 시대적 정신, 종교적 신념,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박경리 소설 <토지와 비숫한 시대이다. 조선이 당시 가장 가난하고 신분간의 갈등도 많고 굶는 사람이 많은 줄 알았는데 유럽도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신분에 따른 차별, 빈부격차, 아동학대등 여러 문제들이 동화에 나온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별 관심 없이 지나쳤던 베키가 이제는 관심이 간다.

카지노 게임와 베키의 관계는 토지에 나오는 최서희와 봉순이 관계 정도로 이해하면 되려나?

신분 자체로만 볼 때를 비유해서, 최서희도 어릴 적에는 봉순이를 자신의 놀이 친구로 삼아 우정을 나눈다.

여기서 잠깐 베키의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번에 읽은 완역본에서 베키의 결말이 다소 의아했다. 이때까지는 사라가 베키를 데리고 인도로 돌아가 자신의 가족이 되어 행복하게 산다고 알고 있었다. 하녀의 카지노 게임에서 벗어나 사라의 자매나 친구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영화나 애니를 보면 사라와 같이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동등한 입장에서 인도로 떠나면서 마친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완역본에는 베키의 카지노 게임에는 변함이 없다. 사라의 하녀가 되어 생활한다. 불행한 하녀에서 행복한 하녀가 된 것이다.

람다스가 베키에게 찾아와

「아가씨는 미스 사히브의 시중을 들게 될 거예요. 오늘밤, 나는 이것들을 다시 지붕으로 가져갈 겁니다. 」

「민친 선생은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는데 그 모습에 짜증이 났다. 그것은 베키였다. 즐겁게 아가씨의 시녀가 되어 마차를 함께 타고 다니고 외투와 소지품을 챙겼다. 베키는 벌써 얼굴에 살이 올랐고 혈색이 좋아 보였다. 」


80년대영국에서 만든 드라마에서도 베키는 하녀의 옷을 입고 있다. 단지 더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메이드의 옷이다. 이런 결말이 난 것은 영국이나 조선이나 당시 계급의 이동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과 번역자에 따라 각색된 책을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듯하다.

상대방의 진심을 아는 방법은 내가 한없이 낮아지고 비참해질 때, 약해질 때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카지노 게임에게 진심인 사람은 베키, 아멘가드, 로티였다. 이들은 카지노 게임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든지 변함없이 카지노 게임를 사랑했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다른 카지노 게임이 허물없이 어울려 지낸 다는 것은 사실 힘들다.

여기서 신분이라는 것은 단순 상하 관계가 아니라 직업, 결혼유무등 사회적 관계를 의미한다. 자격지심을 버리고 개인을 존중하면서 서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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