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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부터 Jan 02. 2025

새 학년 반카지노 쿠폰의 비밀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2024학년도 1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업무. 반카지노 쿠폰 회의를 했다.이제 진짜 올해가 끝나는구나 하며 힘을 내 본다.(방학 전까지는 아직 2024년이끝난 것이 아니다.)반카지노 쿠폰 회의는 새로운 학년도의 학급 구성원을 배치하는 작업이다. 업무 담당 선생님이 성별, 성적, 선택 과목에 맞게 랜덤으로 반을 1차 편성한다. 다음으로 1차 결과물을 보며 담임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하여 반의 구성원을 조정한다. 종업식을 하기 전까지 신속 정확은 기본, 첩보 작전 뺨치는 비밀 보장은 생명. 모두의 기대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양해 부탁드려요.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은 '학교폭력' 관련자이다.1차 반카지노 쿠폰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반으로 배치되었다면 명을 다른 반으로 옮긴다. 가능하면 교실이 멀리 떨어지거나, 서로 다른 화장실을 쓰는 학급으로 떼어 놓는다. 우리 학교의 경우쌍둥이배려대상이다. 쌍둥이 본인과 학부모님이 같은 반이 되기를원하는지 아닌지를 고려한다. 대부분은 다른 반이 되기를 원하는데, 특이하게도 한남자 쌍둥이 형제의 경우(다행히 이란성) 3년 내내 카지노 쿠폰이 강력하게 원해 같은 반으로 배정경우도 있었다. 반을 옮겨야 하는 학생과 동일 성별, 비슷한 성적의 학생과 자리를 바꾸면 된다.

단순히 '사이가 안 좋아요. 싸웠어요.', '얘랑 친해서 같은 반이 되고 싶어요.' 정도는 고려하기 어렵다. 꼭 필요한 경우마저도 고려하기 어려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번은 이런 적이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 A와 피해자가 1반에 배정되어 가해자를 2반으로 옮기려고 봤더니, 전년도A에게 학폭 피해를 당한 학생이있었다. 그래서, 3반을 봤더니 이번에는 A가학폭 피해자 입장으로 관련된 또 다른 가해자 학생이있었다. 아이들 일은 얽히고설킨 경우가 많다. 큰 사건이 일어난 해에 반카지노 쿠폰이 더 머리 아픈 이유다.


그러고 나서 담임 선생님이 알고 있는 학생 개인의 사정을 고려한다. 어느 반에 가도 무던하고 잘 지낼 것 같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여긴 이래서 저긴 저래서 신경이 쓰이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저렇게 아이를 옮기는 것이, 겨 묻은 개 피하려다 똥 묻은 개 만나게 되는 꼴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 친구는 외톨이예요. 학교 나오는 것을 힘들어해서 위기관리위원회도 열렸고요. 친구들이랑 관계 맺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나마 저 친구랑 같은 반을 해 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얘랑 얘는 사람 자체로 보면 좋은 아이거든요. 근데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 나쁜 시너지를 일으켜요. 반 분위기가 엄청 나쁠 것 같아요. 둘을 떨어뜨려 놨으면 좋겠어요."


많은 고민과 조율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새로운 상황이 끊임없이 생긴다.이만하면 되었다라고 마음 놓았을 때, 모르는 것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것이 삶이니까. 1학년 때 친구가 서로뿐인 마음이 아픈 아이 둘을 2학년에 같은 반으로 묶어줬다. 2학년이 되어 그 둘은 요즘 아이들 말로 손절했다. 마음 쓴 노력이 허무했던 기억.

반대로 갈등을 겪었던 카지노 쿠폰이 다음 해에 같은 반이 되어 서로를 이해하며 친구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늘 변한다. 관계의 변화는 카지노 쿠폰이 성장해 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혹시나 껄끄러운 친구가 같은 반이 되었다 하더라도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색한 사람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배우며 성장하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네 번에 걸친 반카지노 쿠폰 회의가 마무리 되었다. 선택 과목으로 묶다 보니 '아이고, 내년에 이 반 맡는 담임 선생님 큰일 났네. 설마 나는 아니겠지?' 싶은 반이 있다. 아주 센 아이 한 명을 중심으로 악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다 보니, 무난한 카지노 쿠폰이 잘 섞여 있는 반도 있다. 하지만 어느새 16년 차 교사가 된 나는 안다. 아이들은 언제나 예상을 벗어난다는 것을. 미리 고민하지 말자. 애들은 잘 큰다.

때로는 걱정스러웠던 아이가 반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반 구성원, 선생님과 좋은 합을 이루어 즐거운 학급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조용히 배경에 머물던 아이가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 눈에 띄는 성장을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아이들의 성장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 꼭 필요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랜덤으로 결정된 운명을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결국 완벽한 반카지노 쿠폰은 되지 않을 테지만, 새로운 학급 안에서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 낼하모니를 기대하며, 2024학년도 아이들을 2025학년도로 보낸다. 고마웠어 얘들아. 2025카지노 쿠폰도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만나자.




카지노 쿠폰이 집으로 돌아가고, 와글대던 목소리가 사라진 학교에 앉았다. 여기가 이렇게 고요한 곳이었나. 서둘러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짐도 챙겨야 하는데. 어쩐지 자꾸만 빈 교실을 돌아보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락이던 나의 교실, 카지노 쿠폰이 없는 텅 빈 네모 상자가 낯설다.

끝없이 이어진 까만 우주 한가운데 가만히 떠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힘을 빼고 둥둥 떠다니는 우주의 한 점이 되어, 몸을 가득 채웠던 긴장을 덜어내 본다. 그리고는 만남과 헤어짐의 의미를 가만히 생각해 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헤어짐을 준비하며<사건의 지평선가사를떠올린다.우주에는 블랙홀이 있다. 무엇이든 빨려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곳이란다. 빛의 가장자리에서 검은 블랙홀로 들어가는 지점.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로 넘어가는 그곳이 '사건의 지평선'이다.

이제 곧, 우리의 2024학년도를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보낸다. 2025카지노 쿠폰도에는 카지노 쿠폰이 더 커진 새 우주를 열어가길, 자기만의 빛으로 주위를 비출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카지노 쿠폰이 저마다의 우주에서 빛나는 별이 되기를 응원한다. 진심으로.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이 하얀 빛 한동안은 꺼내 볼 수 있을 거야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모퉁이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둘 추억이 떠오르면 많이 많이 그리워할 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윤하, <사건의 지평선 중에서





곧 겨울 방학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흑백중학생은 잠시 문을 닫습니다. 방학 동안 학교 생각에서 벗어나, 나로서의 시간을 채우고, 3월에 맞이할 새로운 우주를 준비하려 합니다.

제 글을 읽어 주시는독자님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는 즐거운(맞죠?) 방학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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