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직장인의 하루하루
최근에 엄마가 등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문득 성당 갔다 오고 나서 내가 어떤 회사 다니는지 엄마가 새로 알게 된 사람들한테 말하고 다닐까 봐 염려스러웠다.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이전 회사는 어떤 곳이었는지 말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전화로 말을 거니까 엄마가 내게 '그딴 회사 누가 아냐고 그런 허름한 회사 말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데 화가 너무 나는 것이었다. 내 생각엔 나한텐 아닌 척해도 엄마가 신나게 말하고 다녔을 것 같았다. 거기에 덧붙여서 엄마는 내게 ‘그 회사 이름 들어도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조롱하듯이 웃음소리를 내면서 말하니까 너무 억울해졌다. 나는 작년 설날에 친척 집으로 내려가기로 했었는데 내가 친척들을 만나기도 전에 엄마는 내게 친척들한테 첫 직장을 퇴사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여기에서도 나는 친척들과 첫 직장에 입사하고 나서는 만난 적이 없는데 엄마가 친척들에게 내가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 이미 이야기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날 아침에 꾼 꿈이 무척 기묘했다. 꿈에서는 엄마와 동생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먹으려고 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엄마랑 동생이 내게 얼토당토 되지 않는 말을 했고 난 그 말에 화나서 말을 내뱉었는데 내 말을 들은 엄마와 동생은 그런 나를 조롱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말하는 내용이 그 누구에게도 하나의 문장이라도 들어지지 않았고 조롱과 무시를 받는 느낌이었다. 현실에서 눈을 딱 뜨니까 마음속으로 ‘네가 아무리 화내도 바뀌는 게 없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계속 화가 가라앉혀지지 않아서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엄마가 내게 ‘니 회사 남들한테 말해도 아무도 관심 없고 그런데 가고 싶지도 않아 한다.’라는 말을 또 하는데 미치게 화나겠는 느낌이 팍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첫회사에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로 이직했는데 엄마는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첫 회사 이름을 대면서 내가 그 첫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내가 이렇게 작은 회사로 이직한 게 엄마는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픔이 느껴졌다. 엄마가 전화로 첫 직장을 비하하는 말을 또 들으니까 내 정신이 미칠 듯했고 가슴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또 ‘네 동생 회사 이름은 남들한테 말하면 우와라고 그래.’라면서 비웃듯이 말했다. 내 입장에서는 동생의 회사 이름 처음 듣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는 동생이 근무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나를 포함해서 남들에게도 그 회사의 홍보대사인 것처럼 되게 자랑스럽다는 듯이 세세하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엄마가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남들한테 말 안 했다고 했지만 내가 이전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캐물으니까 다 엄마가 내 첫 직장 이름을 주변에 말하고 다녔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내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엄마가 가끔 아빠가 거짓말 자주 한다면서 그게 싫다는 듯이 말해왔던 것이 기억나서 내가 엄마보고 ‘엄마도 아빠랑 똑같아. 그렇게 거짓말 좋아하는 거.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또 별개로 하는 말이 ‘근데 너도 너 친구한테는 너 회사 이름 얘기하잖아.’라면서 비웃듯이 말했다. 난 그런 엄마의 말에 말도 안 되는 대답이기는 하지만 ‘나는 되는데 엄마는 안돼.’라고 대답했다. 엄마랑 아빠한테 정상적으로 말해봤자 말이 아예 통하지 않아서 나도 가족들에게는 비정상적인 동문서답의 내용으로 대답한다. 비유적으로 말싸움을 할 때 예를 들면, 엄마가 ‘오늘 날씨 좋다.’라고 말하면 내가 ‘난 장화 샀는데’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감정적으로 아픈 걸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엄청 억울하고 화나는데 이게 어차피 하나도 소용없고 통하지 않아서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다. 밖으로 더 표현해 봤자 내게 감정적으로 손해이고 내 속은 더 아파져서 나의 감정들을 무시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근데 이런 다툼이 있으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첫 대학교 다닐 때가 떠올랐는데 그때랑 똑같았다. 나는 첫 대학교에 논술 전형으로 뽑혔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합격한 날에 엄마가 우는 것이었다. 엄마가 울었던 이유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엄마가 가길 원했던 학교가 아니라서 너무 싫다는 눈물이었다. 그때 이후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첫 대학교에 다니면서 엄마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은 ‘그 대학 다니는 게 쪽팔려서 말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 대학 건물 너무 허름해. 그런데 왜 다녀’이었다. 내 대학교 이름이 어디선가 흘러나올 때마다 엄마는 자동응답기처럼 그런 말을 했다. 엄마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이 너무 상해서 엄마한테 ‘엄마 여기가 엄마 입장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길 원하는 학교보다 더 가기 힘든 곳이야. 사실은.’이라고 억울한 듯이 말해도 엄마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엄마는 나를 계속 못마땅해했고 오히려 이름 모를 전문대 다니는 우리 동생을 자랑스러워했다.
왠지 모를 패배감에 난 엄마가 가길 원하는 대학교에 가고자 다시 입시 공부를 계속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5수까지 하고도 엄마가 가길 원했던 대학교에 떨어진 것은 나는 인간 같지도 않은 느낌이 들었다. 5 수하는 기간은 내게 지옥이었다. 5수를 실패하고 나는 편입도 아닌 수능으로 두 번째 대학을 갔다. 수능을 보기 전에 수시를 신청하는 기간을 수능 공부를 하느라 모르고 지나갈 뻔했는데 다행히 수시를 신청하는 마지막 날에 불현듯 수시를 신청하는 기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시 접수가 가능했던 대학이 그날엔 단 하나뿐이었는데 수시 전형으로 그 대학에 합격했고 그 대학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닌 두 번째 대학교가 되었다. 수시 접수가 가능한 대학의 개수는 6개이지만 난 한 개의 대학만 지원할 수밖에 없었고 그게 또 합격해서 그 대학교로 입학하게 되었다. 그럼 첫 번째로 입학한 대학교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면, 그 대학은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지만 5수를 실패하니 그 첫 번째 대학교에 죽어도 가기 싫었었다. 5 수하는 기간 아쉬웠던 점은 이러한 5년이란 세월 동안 난 수험 공부를 해야 하니까 엄마가 입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아봐 주고 수시 전형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오면 이러한 정보들도 내게 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5년이라는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방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엄마는 주변 이웃들에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쩌다 들은 입시 정보를 엄마에게 흘렸던 것들을 엄마가 스스로 잘 안다는 듯이 주변에 설명하고 다녔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렇게 입시를 오래 했으니 본인 자녀는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물어보는 이웃들도 꽤 있었다. 나보다 훨씬 어렸던 이웃 자녀들도 나와 수능을 보는 시기가 겹쳤으니 말은 다했다. 엄마가 누구보다 잘 아는 듯이 남들한테 말하고 다니지만 않았어도 이러한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난 학원도 안 다니고 독서실, 집에서만 공부했다. 근데 엄마의 가장 친한 이웃의 딸이 나와 동갑인데 같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내신 성적은 더 높았지만, 그 이웃의 딸은 재수 종합 학원을 기숙하면서 다녀서 그런지 좋은 대학교에 합격했고 엄마로부터 난 그 딸과 비교당해 왔었다. 여전히 지금까지도 그렇게 비교당하는데 그 딸이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게 ‘그 딸은 그 엄마한테 그렇게 잘하더라’라고 종종 말한다. 지금 울면서 글 쓰고 있는데 많이 슬프다. 난 엄마가 미운 것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 스스로의 인생을 망친 것 같아서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결국 엄마가 원하던 대학에 가지도 못 했으니 그런 날 죽이고 싶었었다. 이 이야기 엄마한테 원망하듯이 종종 말하는데 엄마 대답은 ‘난 니 논술 보러 갈 때 말렸어. 간 건 너야.’ ,‘너 5 수하게 해 주면 됐지. 이런 부모가 어딨어. 넌 정말 감사해야 돼.’ 등이었다. 엄마가 가끔 내게 ‘너 5수 하느라 너 때문에 네 아빠랑 이혼 못한 거야.’라는 말을 할 땐 엄마가 나를 증오하는 것 같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몹쓸 애인 것 마냥 많이 억울하고 화난 듯이 말한다. 지금도 엄마는 이혼을 안 하고 잘 살고 있다. 이혼을 한번 했지만 엄마가 스스로의 의사로 아빠와 다시 재결합을 하였다.
직속 상사에게 일을 그만둔다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기 전날부터 너무 떨렸고 잠도 거의 못 자고 출근했다. 사표 낸다고 말하기 전부터 직속 상사들이 많이 상처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죄책감이 엄청 크게 느껴졌다. 출근하고 나서 사표 낸다고 말하니 직속 상사들은 별표정은 안 지으셔도 상처 많이 받으신 것 같았고, 그중 한 분은 슬픈 눈빛으로 ‘좀 충분히 생각해 봐’, ‘내일까지라도 생각해.’라고 말을 건네주어서 ‘충분히 생각해서 잠도 못 자고 왔어요.’, ‘오늘까지 이직할 곳에 연락드려야 돼요.’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거짓말을 친 부분이 있다. 안 그래도 내가 죄책감을 심하게 느끼는 편인데 직속 상사에게 동종업계 회사라고 말하면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들을 이용했다고 느낄까 봐 염려되어서 다른 업계 회사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는 참 나쁘다. 나쁜 사람 되기 싫어서 거짓말 치는 건데 사실 더 나쁜 사람이 되었다. 나쁜 사람이 되기 싫은 마음이 무척 큰 것 같다. 이번 주 내내 그렇게 느꼈다. 이렇게 나쁜 사람 되기 싫다고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과거 경험이 있다. 고등학생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지만, 내 외모가 별로라고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고 1학년때 1년 동안 붙어 다니며 단짝처럼 친했던 나를 소외시킨 친구이다. 그 친구는 나와 2학년이 되었을 때에도 같은 반이 되었는데도 새로 알게 된 외모가 특출 난 친구랑만 다니려고 했던 그 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네가 사실은 가장 나쁜 애야.'였다. 그 당시엔 ’ 들켰다 ‘라는 마음과 사실은 그 친구가 내 속마음을 알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좋긴 했는데 좀 속상하다고만 생각해 왔다. 근데 내가 재수할 때 번호를 바꾸고 나와 알고 지냈던 모든 친구들과 단절하고 나서 그 뒤로 내가 나에게 ’ 네가 제일 나빠 ‘라며 나를 공격하는 그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지금까지도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 네가 제일 나빠 ‘하는 그 목소리와 함께 그 기억도 종종 떠오른다. 그리고 별개로 그 기억과 관련해서 지금까지도 내가 외모 강박이 있는데, ’ 난 외모가 별로라서 친구들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그 관념이 뿌리 깊게 있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을 쓰면서 고등학생 2학년 때 과학시간 기억이 떠올랐다. 과학시간이라서 실험실에 갔어야 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디를 잠시 들렀던 터라 반에 반친구들은 없지만, 그 친구들이 실험실로 갔던 것인지 모른 상태로 교실에 홀로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실에 같은 반 친구들이 아예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좀 기다리다가 실험실로 뒤늦게 향하고 있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제일 나쁘다고 그렇게 말했던 그 친구가 저 멀리서 내게로 와서 ‘웬일이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사실 그때 기분 좋았던 것 같다. 그 친구가 내게 와서 ‘너 여기에 지금까지도 있었어?’, ‘실험실로 왔어야지’라고 말하면서 날 나무랐었다. 그래서 난 실험실에 가는지 아예 전해 들은 바가 없었고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도 아예 없었어서 너무 속상했었는데 지금 그 당시를 다시 떠올려 보면 억울해진다. 그렇게 해서 실험실에 그 친구와 갔더니 그 친구가 냉큼 그 외모가 뛰어난 친구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이 이후로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친구 성격상 내게 퉁명스럽게 ‘빈자리에 앉아.’라고 했을 것 같다. 그 친구는 좋게 말하면 되게 솔직하고 조금 챙겨주는 것 같은 츤데레 성격이지만 고등학생 2학년 내내 실험실에 가는 시간, 체육 시간, 동아리 시간 등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마어마한 소외감을 느끼게 했고 나는 그런 시간들을 매우 싫어하고 무서워하면서 2학년을 보냈던 것 같다.
직속 상사에게 그렇게 그만둔다고 말하고 이어서 ‘생각하시기에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라고 말했는데 눈물이 줄줄 났었다. 내 말을 들은 직속 상사는 사실은 이렇게 그만둔다고 말하기 전에 수습기간 완전히 채우기 직전이라서 고과평가를 했는데 이전에 입사했던 신입들에 비해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대답해 주었다. 내가 울어서 그런지 좋은 말만 해주었다.
지금까지 냉한 표정으로 다녔던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와 그 상사와 유독 친한 타 팀 직원이 점심시간에 사무실 내의 다른 직원들에게 굽신굽신 하고 착한 척하면서 말을 거는 모습을 보았다. 태세전환한 게 확 느껴지면서 ‘저 사람들도 본인들 스스로 나를 괴롭힌 게 맞으니까 저렇게 갑자기 태도가 변하는 거겠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억울함과 화가 느껴졌다. 근데 또 역시나 ‘넌 화낼 용기도 없어.’, ‘너는 억울함을 드러내봤자 바뀌는 게 없어, 소용없어’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고 그 굽신거리는 (우리 팀의 직속은 아닌 상사와 친한) 타 팀 직원의 얼굴이 아직도 아른 거린다. 내가 인사해도 화난 표정으로 무시하고, 인사 안 하면 화난 표정으로 쳐다보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딱딱한 표정 지었어서 그렇게 살가운 표정도 지을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첫 직장 기억이 떠올랐다. 야근할 때 나보다 한 달 먼저 입사한, 내 옆자리 동료가 1년 먼저 들어온 동료와 함께 나를 심하게 괴롭혀서 타 팀 직원들이 나를 도와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내 옆자리 동료가 함께 야근하던 중에 갑자기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내가 그래서 그 동료를 들여다보니까 그 동료는 고개를 한참 숙이고 코를 훌쩍이는 거를 우는 소리처럼 작위적으로 내고 있었다. 나를 도와주는 타 팀 직원들이 동요하는 듯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동료는 내가 나쁘고 자신이 억울한 것처럼 보이게 하길래 내가 그게 아니라는 듯이 그 동료와 비슷한 행동으로 대응했다. 그랬더니 그 동료가 한창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선 “콧물이 막 나오네”라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이때의 나는 극도로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근데 이 기억이 떠올랐던 이유는 이번 두 번째 직장에서도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날 공격하는 태도를 남들에게도 보이면서도 사무실을 슬프고 억울한 표정을 작위적으로 짓고선 돌아다닐 땐 내 입장에선 ‘다른 사람들이 사실은 저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억울한 것이고 사실은 내가 잘 못한 거라고 믿으면 어떡하지?’라고 생각을 하면서 들던 느낌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기억도 떠오른다. 내 친동생이 내게 잘못해서 내가 동생을 좀 때렸었다. 근데 동생도 만만치 않게 똑같이 날 아프게 때렸었다. 때마침 그때 엄마가 현관문 열고 딱 들어오니까 엄마에게 동생이 달려가면서 억울하고 너무 아프고 괴롭다는 표정으로 엄마한테 언니가 자신을 때렸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니까 엄마는 동생말만 오롯이 믿고 엄마가 내게 주먹질했다. 나를 사정없이 주먹질하던 엄마 뒤에서 동생이 메롱하면서 비웃는 표정으로 날 조롱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에게는 내가 억울한 걸 말해도 소용이 없고 무조건 내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해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표를 내고 나니 나의 억울함을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 맞은편에 앉은 B팀 부장님이 사실은 ‘저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 때문에 나가는 거지?’라는 느낌을 내게 주면서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나를 공격하는 듯한 소리를 낼 때 대신 방어도 해주고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잘못된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B팀 부장님이 자신의 옆자리 동료에게 업무 이야기를 하거나 심지어 B팀 부장님이 업무상 전화 통화를 하는데도 그렇게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나를 결국에 퇴사하게 만든 그 원인이 되는 사람들이 잘 살고 나는 불행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느낌 / 나가고 싶지 않았는데 나가는 것에 대한 억울함, 분노 / 저 한 사람만 없었으면 나가지 않았을 텐데, 내가 사표 써서 나가는 바람에 상처받고 슬퍼할 사람들에 대해서 느끼는 죄책감, 슬픔, 억울함 / 나는 잘못을 안 했는데 공격당하는 느낌에 대한 분노/ 내가 공격하고 싶은 마음에 대한 슬픔 / 본인은 공격해도 되지만 공격당하는 것은 안 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등이 올라왔다. 특히 마지막에 내가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걸 느껴주니까 이상하게 슬픈데 B팀 부장님으로부터 위로받는 느낌도 동시에 들어오니까 막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다. 휴지 뜯는 소리가 나면 내가 울고 있는 것이 들킬까 봐 뺨에 눈물 주룩주룩 흐르도록 내버려두었다.
내가 우는 걸 그 B팀 부장님이 본 것 같았다. 소리 없이 눈물만 흐르고 있는데 B팀 부장님이 막 일어섰다 앉았다 옆에 사람과 대화했다가 전화했다가 오두방정 떠는 게 느껴졌다. 시선을 돌려주니까 고맙기는 한데 내가 눈물 흘리는 걸 봤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창피했다. B팀 부장님이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눈물이 북받쳐서 양쪽 코에서 콧물이 좔좔 나고 눈물은 흐르다 못해 책상에 눈물이 많이 고여있었다. 그 과정에서 결국 흐느꼈는데 내 양쪽에 앉은 우리 팀 상사들도 내가 우는 것을 알 것 같았고 눈물 좔좔 흐르고 있는 내 얼굴을 쳐다보는 게 느껴지기도 했다. 엄청 슬픈데 위로받는 느낌이면서 창피했다. 결국 화장실 갔다 오고 다 추스르고 나왔는데도 또 그 B팀 부장님 목소리에 눈물 나와서 책상에 눈물 여러 개가 고일 때까지 또 쏟았다. 그러고 나서 B팀 부장님이 어디 출장 가시기 전에 직접 내 자리로 와서는 “너 나한테 죄지은 거 있지?”라며 무표정으로 물으셔서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몰라서 “네? 하하... 부장님 지금 어디 가세요?"라고 대답했더니 부장님은 "아니~너 뭐 잘못했지?"라고 말을 걸어서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하고 내가 데스크톱 화면을 응시하니까 부장님이 짓궂게 웃으면서 내 어깨를 톡 쳤다. 그다음 날 점심시간 때도 부장님은 "나한테 뭐 잘못한 거 있지?"라고 두 번 정도 말을 걸어서 첫 질문에는 그냥 웃으면서 없다고 대답했다가 두 번째로 반복한 같은 질문엔 ’ 전 잘못한 게 없어요.‘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침에 D팀 신입으로부터 장문의 카톡으로 그동안 만나서 즐거웠고 헤어져서 아쉽다는 그런 메시지를 받아서 기분 좋았고 그렇게 기분 좋은 상태로 회사에 웃으면서 출근했는데 그런 내 모습을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보았다. 사무실로 가서 내 자리에 앉아있는데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한 2-3번 정도를 내 앞을 돌아다니면서 내 웃는 표정을 확인하는 것이 느껴졌다. 난 그때 D팀 신입에게 답장을 보내던 와중이라 계속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평소보다 아침 댓바람부터 확실하게 나를 겨냥해서 공격하는 느낌을 받았고 엄청 화난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팀이지만 직속 은은 아닌 상사가 또 이러니까 좋았다.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 '퇴사하지 않아야 하나?'라고 생각이 종종 드는데 그걸 확실하게 '응. 너 나가.'라고 말해주는 느낌이라서 좋았던 것이다. 내가 만약 여기 이대로 버틴다고 했으면 계속 이 패턴 즉 내가 기분 좋을 때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로부터 유난히 더 크게 공격받고 나는 공포감을 느끼는 패턴을 이대로 계속 쭉 느낄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끔찍해졌다. 그래서 이직하는 게 잘한 결정이라고 말해주는 확실한 응답 같아서 좋았다. 이 날엔 팀 식사가 있는 날이었는데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혼자서 점심시간보다 5분 일찍 나갔다. 5분 지나서 점심시간이 되어 사무실 밖으로 나갔더니 직속 상사들이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는 어디 갔어? 왜 안 와?’라고 주변에 물어보았더니 주변에 있던 한 상사가 ‘먼저 약속이 있다고 갔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들렸다. 이 점심 식사가 마지막 팀 식사였으니까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는 나와 영원히 밥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내 입장에서는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날 너무 싫어하는데 또 찔리는 것도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날 질투하는 느낌도 크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날 좋아하고 능력 있고 나이도 어린 나를 질투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쓰니까 자화자찬 같고 하나도 신뢰성 없어 보이지만 아무튼 이렇게 질투받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는 나를 지켜보면서 내 인생이 망했으면 좋겠고, 내가 항상 기분이 나빴으면 좋겠고 무서움에 가득 차서 눈치 보면서 살길 바라는 것 같아 보였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예전에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가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 팀이지만 직속은 아닌 상사는 내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내게 (내가 입사하기 전에 퇴사했던) 전직 우리 팀 신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걔가 회의 때마다 아주 정자세로 회의 내내 경직되게 있어.’라고 즐겁게 웃으면서 말하는데 뭔가 그 신입분이 경직되게 회의 때 계속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그 모습을 즐긴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