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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곤 Jan 23. 2025

간호사 해외 로망스 17

D + 1















어제 오후 12시가 넘어 집에 왔다. 짐을 풀고 정리한 후 멍하니 내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번뜩 정신차리고 몸을 일으켰다. 속옷을 챙기고 몸을 박박 씻었다. 바디로션에 얼굴 수분 충전까지 한 후 하아 - 깊게 한숨을 쉬고 침대에 풀썩 앉았다. 방금까지 오사카에서 시험을 봤다는 현실감각이 희미했다. 그냥 꿈꾼거 같다, 싶었다.


새벽 2시. 침대에 누워 피곤함에도 잠이 오지 않은 몸을 뒤척 거리다 잠에 들었다. 오늘 아침 8시반.


와....나 이제 진짜 할게 없구나.


눈이 뜨자마자 이 생각을 한 파워 ENTJ....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뭐 하는지 나열하는 게 습관인데, 시험 다음 날은 뭐할지 고민도 안해서 눈뜨자 마자 멍하니 천장만 봤다. 오늘 뭐할까...뭐하지...? 시험 결과는 내일 나오는 데...아이 궁금해라.... 이러면서 뜨뜻히 온열매트에 몸을 지졌다 ㅋㅋㅋㅋㅋ


시내에 나가서 나랑 놀까.... 싶었는데 몇일간 계속 밖에서 공부하고, 일본에서도 계속 걸어 다닌터라 그냥 집에 있기로 무료 카지노 게임. 밖에 나가고 싶었지만 정신은 쌩쌩해도 몸은 좀 쉬어줘야 겠다고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그렇게 정말 ~~ 오랜만에 오후 2시까지...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서 웹툰만 봤다. 웹툰이 한달치가 쌓여 있어서 너무 흥미진진무료 카지노 게임. 크....이게 나라다 하면서 이불을 몸에 꽁꽁 싸맸다. 점심으로는 뜨끈한 얼큰 국밥을 시켜서 밥을 말아 먹었다.


그러다 웹툰이 질리고 침대가 질려 비척비척 거실 소파에 앉았다. TV로 넷플릭스를 켜 티모시 샬라메가 나오는 '카'를 틀었다. 티모시가 잘생기긴 했는데....처음에는 음, 재밌네? 했긴 무료 카지노 게임. 근데 뒤로 갈수록 뭔가 내용이 뻔해서 점점 집중력을 잃었다. 그러다 멍하니 이제 남은 시간동안 뭐할지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그 전 계엄령이 떴을 때, 내가 시험에 미련이 많은 걸 알았다고 막 그랬다. 그래서 이번에 시험 떨어져도 12월 말에 다시 보러 간다고, 어떻게합격하고 말거라고 막 그랬는데 막상 시험을 보고 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어제 시험이 끝나고 나오면서 후련함과 보람을 느낌과 동시에 '그냥 떨어져도, 붙어도 상관없어. 이 느낌과 경험만으로 충분해'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서 비행기 타고 왔다갔다 이동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병원을 다니다가 보고 싶을 때 다시 봐야겠다 싶었다. 그때는 한번 봤고 공부해봤으니까 더 잘할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몇 달간의 계획에서 만약 떨어졌을 경우 엔클렉스 재시험은 제외.


그럼 이제 다시 운동 시작하고, 책도 못읽은 거 읽기 시작하고, 브런치에 걸어둔 예약글들도 다시 정리해야 겠다. 그리고 다음주에 병원 입사 전화가 올 수 있으니..마음 준비해야지. 그리고 병원 가기 전까지 5kg 더 빼기로 했으니까, 식단 조절도 다시 시작해야 겠다. 음 그럼 다음주부터는 또 못먹으니까 이번주 주말까진 먹고 싶은 거 다 묵어야디 ~ ㅎㅎㅎ 운동은 어떻게 다시 할까...그 전에 했던 루틴대로하면 이제는 살이 느리게 빠질 거 같은데.... 씁, 다음주에 다시 운동 시작하면서 페이스 맞춰서 고민해야겠다.


책은 내가 읽으려고 사뒀던 게 뭐 있더라. 퀸의 대각선 2권 읽다가 말았고.... 아, 그렇네. 공부하면서도 뒷 내용 궁금했었지. 빨리 다시 읽어야겠다. 피터 스완슨 책도 인천공항에서 산거까지 두 권 있고... 그리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랑 나는 왜 이렇게 남들 보나 빨리 지칠까도 사려고 했지. 그거말고도 읽고 싶은 책 리스트 생각해봐야 겠다.


이제 난 평일에는 완전히 텅텅 비어있는 반백수다. 그래서 이렇게 라도 할일과 루틴을 정하지 않으면 우울해져서....ㅎㅎ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할 일이 뭐있는지 고민하는 시간도 실은 좋아하기도 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ㅋ


저녁은 간장 닭도리탕으로 가족들이랑 맛있게 먹었다. 간장 닭도리탕.... 대존맛. 3근에 만원이라고, 엄빠가 세일할때 엄청 싸게 산건데 양이 진짜 많았다. 그렇게 배부른채로 이번엔 거실소파에 앉아 넷플릭스로 영화 '감기'를 봤다. 내가 4번, 5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재난영화인데, 오랜만에 보니까 역시 전개랑 인물들이 생생한게 좋았다. 멍하니 내 사랑 아이스크림 바밤바를 먹으며 누워있었다. 이 얼마만의 게으름이냐...무료 카지노 게임ㅋ


퀸의 대각선 2권도 읽으려고 했는데...ㅎ 계속 공부하다가 글을 다시 읽으려 하니 읽기 싫었다. 결국 한페이지 읽고 책은 덮어뒀다.




무료 카지노 게임무료 카지노 게임ㅋ베르베르씨의 책 키 포인트 중 하나. 표지의 그윽한 눈빛...





그러다 저녁 9시 넘어서 군대에 가있는 남동생에 전화가 왔다. 얘는 제대를 할 수 있었으나 6개월 연장을 신청무료 카지노 게임. 그래서 전문하사로 개인 숙소에서 10시, 11시가 넘어서까지 전화를 할 수 있다. 누나 지금 일본이냐고 뒷북을 쳤다. ㅋㅋㅋㅋ 뭐냐. 얼척이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언제 일본에 가는지 얘한태 말을 안무료 카지노 게임. ^0^ 하핳. 집이라고 하니 아, 그래? 하며 특유의 우리집 무심 어투로 대답하더라.


그렇게 엄마 아빠 방의 침대에 누워 스피커 폰으로 해놓고 이런저런 시덥잖은 수다를 떨었다. 새삼 나이를 한두살 먹고 보니까 애랑 말도 그렇고 생각이 잘 통무료 카지노 게임. 동생은 꼬인게 없고 순수한 애라 말이 편무료 카지노 게임. 나보다 두살 어린 남동생이 그랬다.


'누나. 내 아래로 요즘 들어오는 애들 다 이상해. 하나씩 다 뭐가 좀 그런다니까?'


어린놈이 (물론 나도 어리지만) 이렇게 말하는 게 웃겨 너 젊은 꼰대같다고 하니 어허허 웃었다. 맥도날드 신메뉴 이야기, 막상 혼자 있으니 귀찮아서 뭘 안먹는다는 이야기, 자긴 군인이 아닌 직장인이라는 이야기, 해외 시험을 보고 일본에서 먹었던 규카츠 이야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옆에서 듣던 아빠가 불쑥불쑥 대화에 끼어들기도 했다.


그렇게 1시간. 나는 끊고 싶었는데 동생이 계속 대화를 질질 끌었다. 점점 졸려서 누나 끊고 싶다고 하니, 동생이 아쉬운 투로 알았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 참..... 감성 풍부한 남동생이야......무료 카지노 게임.


그렇게 내 방 침대에 돌아와 누웠다.


그리고 눈뜨면 내일. 드디어 엔클렉스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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