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Città del Vaticano, Roma
카지노 쿠폰 외곽의 주차장에 도착한 다음 날은 일요일이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축복 말씀이 있는 날이었다.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바티칸으로 갔다. 남편과 나는 종교도 없고, 더군다나 나는 내용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존경하는 교황님의 음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웠다. 내가 바티칸에서, 멀리서나마 교황님을 직접 뵙고 음성을 듣고 있다니.
바티칸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둘러본 카지노 쿠폰도 정말이지 끝내주게 멋졌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에서 보낸 며칠은 우리에게 고행 그 자체이기도 했다. 그늘 한 점 없는 주차장에 세워진 에어컨 없는 캠핑카에서의 생활, 극심한 무더위에 종일 비 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씻지 못하는 찝찝함, 부러질 듯 아픈 다리, 그리고 걸어 다니기엔 너무 넓고 볼거리가 넘쳐나는 카지노 쿠폰의 환장의 콜라보였다. 이때는 이제 막 카지노 쿠폰 관광을 시작한 터라 그저 즐거웠지만.
바티칸에서 나온 우리는 무성한 그늘이 드리운 테베레 강변을 걸었다. 그때가 카지노 쿠폰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진짜 카지노 쿠폰에 왔다고 느낀 것은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다리를 건너 코로나리 거리로 들어섰을 때였다.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돌바닥의 굴곡과 세월이 그대로 새겨진 건물들. 카지노 쿠폰의 건축물들은, 그토록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낡았다기보다 근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 도시는 과거의 영광을 영원히 잃지 않을 것 같다.
카지노 쿠폰 거리의 분위기에 취해 신나게 걸어 다니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왔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골목으로 시선이 갔는데, 골목 안쪽에 레스토랑이 있고 작은 테이블들이 벽을 따라 배치되어 있었다. 두리번거리던 내 눈길을 잡아 끈 것은 젊은 사제 두 분이었다. 훤칠하고 수려한 외모의 사제 두 분이 마주 앉아 반듯한 자세로 메뉴를 고르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카메라가 있나 둘러봤을 정도로 그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그쪽을 향했는데, 누릴 수 있는 세속의 즐거움이 많지 않은 사제들이라면 맛있는 식사에 진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었다. 모처럼의 외식이니 카지노 쿠폰는 꼭 맛있는 걸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실패는 있을 수 없었다. 나의 논리적인 주장에 남편은 쉽게 설득당했고, 사제님들의 선택을 믿고 자리에 앉은 카지노 쿠폰는 고민 끝에 아마트리차나와 까르보나라를 주문했다.
이윽고 나온 음식. 카지노 쿠폰에서는 파마산이 아닌 양젖치즈 페코리노를 써서 파스타의 맛이 진한 편인데 한 입씩 먹어 보니 두 파스타 모두 간이 절묘하고 풍미가 엄청났다.(우리가 제대로 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던 터라 훨씬 더 맛있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같이 주문한 와인도 맛있어서 신이 났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이 행복을 맛보려는 순간 테이블에 날아든 파리를 쫓으려 무심결에 휘두른 내 팔이 와인잔을 치고 말았다. 황급히 잡았지만 적지 않은 양의 와인이 내 접시와 테이블로 쏟아져 버렸다. 모처럼의 완벽한 순간이, 완벽한 식사가 그렇게 한순간에 망쳐져 버렸다.
한껏 고조되었던 기분이 처참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얼마만의 외식인데.. 정말 큰맘 먹고, 가뭄에 콩 나듯이 하는 외식인데 이렇게 돼 버리다니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믿을 수가 없어 망연자실해 있으니 사장님이 다가오셨다. 그곳 사장님은 전직 마피아가 아닌가 싶게 험상궂은 인상이었는데 굳은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오셔서 순간 몸이 움츠러들었다. 남편이 상황을 설명카지노 쿠폰 나는 테이블보를 망친 것을 사과하며 사장님의 눈치를 살피는데 뜻밖에 사장님은 오 시뇨라, 테이블보는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이 어떻게 해 주길 원하냐고 물어봐 주시는 게 아닌가. 예상 외의 다정한 내용과 말투에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남편을 통해 혹시 주방으로 가져가서 흥건한 와인만 좀 따라버려 주실 수 있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라며 와인을 따라버리고 접시를 깨끗하게 닦아서 페코리노 치즈까지 새로 듬뿍 뿌려 가져다주셨다. 그때의 감동이란.. 소스에 와인이 섞여 버려 처음과 같은 천상의 맛은 나지 않았지만 사장님의 친절 덕분에 모처럼의 외식을 망치지 않고 즐겁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둘째 날은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고 황사가 낀 것처럼 황토빛으로 흐렸는데, 그게 또 분위기가 있는 그런 날이었다. 우리는 원래 이날 카지노 쿠폰 시내에서 더 가깝고 샤워시설이 있는 캠핑장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19일 오전에 카라반빌리지에서 샤워한 지 이틀이 지났고 덥고 습한 카지노 쿠폰에서 내내 땀을 흘려 샤워가 간절했기 때문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그곳에 갈 수 없었다.
전화로 문의하니 분뇨통을 빼서 들고 가서 비우는 방식의 신식 화장실이어야만 받아 준다는 것이다. 우리 차는 차 아래에 있는 화장실용 오수통에 모아진 분뇨를 밸브를 열어 비우는 구식 화장실이었다. 오수를 비우지 않을 테니 받아 달라고 사정했지만 원칙이라며 불가하다고 했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사라져 버렸다.
어떡해야 하나, 카지노 쿠폰를 벌써 떠나기는 싫은데 몸의 찝찝함은 이미 한계에 다가가고 있었다. 하루 종일 땀 흘리며 걷다 돌아오면 그늘이 없는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차는 열이 갇혀 찜통이었다. 물티슈로 몸을 닦아 보아도 계속 솟아나는 땀에 찝찝함은 가시지 않았다. 그저 견디는 수밖에.
이날은 흐린 하늘 덕에 뜨거운 직사광선은 어느 정도 피했지만 여전히 덥고 습도가 무척 높았다. 후텁하고 무거운 공기가 젖은 솜이불처럼 온몸을 짓누르는 듯했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판테온, 트레비 분수, 스페인 계단, 진실의 입, 콜로세움, 포로 카지노 쿠폰노 등 카지노 쿠폰 시내의 주요 관광지들을 걸어서 둘러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카지노 쿠폰의 전경을 보겠다고 걸어서 벨베데레 델 자니콜로에 올라갔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올라가는 것까지가 한계였던 모양으로, 그 위에서 그만 다리가 너무 아파 더이상 한 걸음도 걸을 수가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지친 몸으로 힘들게 올라간 보람도 없이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웬만하면 거기서 좀 쉬다가 내려올 수도 있었을 텐데, 설상가상 화장실도 급했다. 급히 화장실을 찾아 봤지만 코로나 때문에 공중화장실이 죄다 닫혀 있고 카페나 바도 없어서 한 군데도 찾을 수가 없는 거였다. 아.. 이를 어쩌나, 노상방뇨는 죽어도 싫은데 그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일까.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정말이지 극적으로, 앱을 설치해 대여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를 남편이 발견한 것이다. 안내문에 둘이 타지 말라고 되어 있었지만 이 근방에 전동킥보드라고는 이거 하나밖에 없는 데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둘이 탔다.
킥보드는 허무할 정도로 순식간에 언덕을 내려왔다.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균형을 잃을까 봐 심장이 벌렁벌렁 했지만 무사히 언덕을 내려올 수 있었다. 카지노 쿠폰식 피자를 먹어 보려 미리 알아봤던 피자집이 마침 그 근방에 있어서 그쪽으로 가서 킥보드를 반납했다. 이제 화장실에 다녀오고 맛있는 피자를 맛보면 된다! 그런데 급히 킥보드를 반납하고 골목으로 걸어들어가 피자집에 도착하고 보니, 주로 포장을 해 가는 작은 가게여서 앉을 자리가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제일 중요한 화장실이 없었다. 이제 화장실도 너무 급하고 더 걸을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바로 근처에 있는 다른 피자집에 갔다. 맛은 평범했지만 화장실도 다녀오고 자리에 앉아서 아픈 다리를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맛있는 피자를 못 먹어서 좀 아쉬웠는데 옆 자리 할아버지가 여행 온 것 같은데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셔서 덕분에 웃었다. 할아버지의 친절에 웃고 사진도 몇 장 남기고, 좋아하는 아페롤스프리츠도 한잔하고 나니 캠핑카로 돌아갈 기운이 생겼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전생에 카지노 쿠폰와 무슨 원수가 졌는지 이번에는 버스가 오지 않았답니다. 분명히 막차 시간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았고 배차 간격도 훨씬 넘겼는데도 무슨 영문인지 버스가 오지 않았다. 라스페치아에서의 악몽이 떠오르며 불안감이 단전에서부터 스물스물 올라왔다. 캠핑카가 있는 주차장까지는 버스로 30분이 조금 넘는 거리다. 걸어서는 절대 갈 수 없는데, 다른 버스들이 몇 번씩 지나가는 동안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가 타야 할 버스는 오지 않고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 야속한 시간은 차가 끊기는 시간을 향해 시시각각 다가가고 있었다. 포기하고 다른 버스를 타러 떠나려니 우리가 떠나면 버스가 올 것 같아 망설여졌다. 이 정류장을 떠나 길을 건너는 순간 우리가 기다리던 정류장에 그 버스가 딱 도착할 것 같은 예감. 그렇게 한 시간을 애태우며 기다리다가 결국 막차가 전부 끊기기 전에 다른 버스를 타기 위해 15분 거리의 다른 정류장까지 미친듯이 뛰어야 했다는 결말.
이젠 거의 생존 기록 같은 카지노 쿠폰 관광 3일째, 아직은 카지노 쿠폰를 떠나고 싶지 않은데 너무 지쳤다. 카지노 쿠폰에 온 후로 종일 걸어 땀에 절고 지친 몸으로 찜통 같은 캠핑카로 돌아와 비좁은 공간에 몸을 구겨 넣고 잠시 쉬다가, 덥고 불편하게 잠들고 찝찝하고 무거운 몸으로 깨는 날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편은 카지노 쿠폰에 온 날부터 치통이 재발해 통증까지 견디고 있는 상태.
이 와중에 우리는 이틀 동안 카지노 쿠폰의 유명한 것들은 거의 다 봤다. 두 번씩 본 것도 많았고, 웬만한 거리는 다 걸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쿠폰를 떠나기가 아쉬워 그날도 지친 몸으로, 출근하는 사람처럼 힘들게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꾸역꾸역 버스에 몸을 싣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막 버스를 탔을 뿐인데 무릎과 발목이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도저히 더 걸을 수가 없어서 이날은 오토바이를 빌려서 돌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침 날씨도 화창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시 돌아보는 카지노 쿠폰는 환상적이었다. 이동이 고통스럽지 않으니 그저 눈앞에 나타나는 풍경에 감탄만 하면 되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콜로세움을 빙 돌아 나와 키르쿠스 막시무스를 지나 녹음 짙은 테베레 강변을 달리는 코스는 정말 최고였다. 특히 해가 길게 늘어지는 시간, 콜로세움을 한 바퀴 빙 돌 때의 분위기와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 순간의 기억은 마치 좋아하는 영화의 가장 좋아하는 장면처럼, 인생의 가장 좋았던 장면을 회상하듯 아련하게 떠오른다.
우리는 전날 힘들게 걸어서 돌아봤던 곳들을 다시 지나치고 멀어서 못 가 봤던 곳에도 가 보며 편하고 자유롭게 카지노 쿠폰 시내를 쏘다녔다. 카지노 쿠폰의 오래된 돌길 탓에 엉덩이는 좀 아팠지만 그렇게 편하고 즐거울 수 없었다. 점심은 카지노 쿠폰식 아란치니인 숩플리와 호박꽃 튀김, 맥주를 사다가 보르게세 공원에 가서 먹었다. 초록빛 연못을 구경하고 시원한 그늘 아래서 점심을 먹은 후에 카페 표지판이 보여 커피나 한잔하려고 했는데, 아..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것은 함정이었다. 공원은 너무너무 넓었고, 걸어도 걸어도 계속해서 다음 표지판이 나올 뿐 카페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만큼 온 이상 중간에 되돌아갈 수도 없고 이 길 끝에, 혹은 이 코너만 돌면 카페가 있을 것처럼 표시해 둔 바람에 그저 카페가 나올 때까지 걸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카페에 다녀오느라 40분을 땡볕에 걸어야 했다.
그리하여 오늘도 결국은 땀을 줄줄 흘리며 아픈 다리를 끄는 지친 꼴이 되고 말았다. 속된 말로 현타가 왔다. 카지노 쿠폰는 너무 넓다. 그 규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몸의 피로와 찝찝함도 이미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도저히 더 견딜 수가 없어 우리는 그날 오후, 오토바이를 반납하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곧바로 이 멋진 개미지옥을 떠났다. 카지노 쿠폰에 온 지 4일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