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으로 올라오는 비탈은 꽤 가파르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내가 지은 이비탈의 이름은
비탈이 시작되는 곳은 3마리의, 아직도 아가티를 벗지 못한, 너무 귀여운 아가고양이들의 영역이다. 비탈 제일 아랫집에서 고양이사료를 주니까 그 곳에서 맘마를 먹고 이 동네를 자기 영역으로 돌아다니는, 꼭 3마리가 같이 다니는 녀석들이다.
노란카지노 게임 추천은 치즈, 줄무늬가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은 고등어, 검고 회색이 감도는 털을 지닌 카지노 게임 추천은 조끼.
내 마음대로 이름짓고 비탈을 오를 때마다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부른다.
그러면 어디선가 쪼로록 달려와서 낯선 내게 시선 한 번 주곤 했었는데 이 카지노 게임 추천들은 한달새 또 쑤~욱 자라서 청년이 된 지금은 내가 비탈을 오를 때엔졸졸 따라온다. ㅎㅎㅎ
"치즈야~ 오늘도 잘 놀았지? 조끼는 오늘 어땠어? 고등어! 넌 세수 좀 해야겠다" 하며 녀석들과 함께비탈을 오르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 게다가 자기영역에 침입한 나를 무한 허용해주며 이리 반겨주는 녀석들이 난 참 좋다.
우리집에도 고양이가 두 마리있다.
10살도 훌쩍 넘은 할머니고양이다. 태어나 눈도 못뜬 채 우리집 화단에 버려진, 탈수직전의 녀석을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안락사얘기를 듣고 엉엉 우는 딸내미때문에 억지로 (보태자면, 정말 억지로 키우게 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난 고양이를 무서워했으니까 키울 생각이 1도 없었다.) 키우게 되었고
딸내미가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 도예실에서 자라던 아가고양이들을 학교에서 쫒아버린다고 해서 친구들과 한마리씩 데려가 키우기로 하여 우리집으로 온 지 7년째 되는 녀석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우리집으로 올 당시개리는 청년, 카지노 게임 추천는 윗사진처럼 아가였을 때라 개리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자기 자식처럼 돌보는데 이 녀석들은 집안에서만 자라서 바깥세상이라고는 테라스와 병원외에는 가보지 못한 녀석들이다. 늘 풍부한 사료와 따뜻한 집과 싸울 필요없는 안전한 집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그래서 너무 순하고부러운 녀석들.
오죽했으면예전에 추위에 떠는 길고양이를 보고선 이런 글을 적었던 적도 있다.
지금 떨고 있는 널 돕지 못한 죄로 내 다음 생에
혹 네발동물로 태어날 확률이 높다면
우리집 개리,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화단 한 켠에서 죽어가는 카지노 게임 추천 데려다 키우는 나 같은 주인 눈에 띄길
따뜻한 자리 배 깔고 드러눕게, 추위와 먹거리 걱정없게 해주는 나 같은 주인 하녀로 부리는 기찬 삶이 오길
(발췌 : /@fd2810bf17474ff/920)
자,
그저께!!!
사단이 났다.
아니 커다란 사단이 예상된다!
새벽독서와 독서토론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정면으로 보이는흰의자에 커다란 검은 덩치가 보인다.
뭐지? 멧돼진가? 싶어 가까이 갔다니...
삼냥이가 서로 몸을 붙이고 의자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었다!
잘 알겠지만 길고양이녀석들은 자기 영역을 되도록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기영역을 침범한 다른 고양이들을 처절하게 응징하기 위해 피터지는 싸움을 벌인다. 마을을 걸어다니다 보면 거의 '으르릉'에 가까운 호랑이같은 고양이싸움을 가끔 목격한다. 정말 무섭게 할퀴고 싸운다. 자기 영역만큼은 자기가 지켜내려는 생존싸움은 고양이의 본능이자 권리다.
이럴 때 살짝,
나는 혹여내 권리를 남에게 바보처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 권리를 내가 챙기지 못하고 남들이 앗아가도뺏앗기는지조차, 잃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나는 싫은데...
내 삶을 내 삶으로 챙기고 채우지 못하면고양이만도 못한 건 아닌가 싶은데...너무 비약인가?
잠깐 내 삶의 가장 커다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권리가 뭘까... 생각해본다.
내 몸값도, 내 삶의 방향도, 내 업도,내 하루도 모두 자유롭게선택할 권리가 있다.
뒤로는 산, 오른쪽으로는 물,
숲,물, 그리고 창.
내 삶을 내가 선택할 권리로서 나는 이 곳 시골에 거처를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강의하고 자신을 알리며 살기를 원한다.내겐 그런 행위가 썩 어울리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내가 거부할 권리, 나만의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리.
'건율원'의 이상을 위하여정신을 쌓고
모든 이들이 책과 글을 도구로 자기를 성장시키는데 내 인생이 쓰이도록 선택할 권리.
나는 단순한 시골생활에서 전업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50이 넘었지만 새롭게 도전할 권리를 자유롭게 누리는 것이다. 그렇게적당한 침묵과 적당한 명상과 적당한 산책으로 책과 글을 벗삼아 나를 찾고 나를 제대로 살게 하여 제대로 쓰이기로 작정해도 될권리가 내겐 있다. 내 삶을 누군가의 선택에 맡기며 노년으로 흘러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내 삶을 자유롭게 꿈꿀 권리가 있다.
예전에도지금도 나는 원한다.
정신의 각도
감정의 온도
영혼의 순도
행동의 강도
이 모든 조화의 밀도와 채도와 명도가 내 삶의 완전성으로 향하길....
여하튼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삼냥이는 길고양이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는 집고양이.
삼냥이는 11월 중반 추워지기 전까지는 아가고양이여서 언덕아랫집 에미밑에서만 자랐지만 겨울이 되고 에미도 떠나면서 이 비탈 전체를 자기 영역삼아 돌아다니는 녀석들이다. 혹시 모르겠다. 다른 고양이들과 영역싸움을 해봤을지도.
반면,
앞서도 말했듯이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는 지금까지 줄곧 집에서만 생활해온, 여기 이사온 9,10월엔 마당에 내놔도 테라스에서 일광욕하는 정도일 뿐, 겨울 내내 집안에서만 지낸 녀석들이다. 물론, 영역싸움을 해본 적도 없고 , 천적도 없고, 배도 곯아보지 않은온실속의 화초다.
그런데 그저께 아침!
삼냥이 입장에선 자기 영역에 적? 친구?가 등장한 것이고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 입장에선 그냥 적이 나타난 것이다!
삼냥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삼냥이를 품자니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본능대로 영역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는 영역싸움을 해본 적도 없고
게다가
카지노 게임 추천는......
카지노 게임 추천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본능적인 감각으로 잘 다니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다.
파리를 잡을 정도의 본능에 인간인 나는 놀랄 뿐이다.
여하튼 카지노 게임 추천는 사진처럼 치즈를 보지 못하고 밖에 나가고 싶다며 날 쳐다보지만
개리 눈에는 치즈가 포착됐다.
개리의 꼬리는 금새 부풀고 거친하악질과 함게 녀석의울음인지 신호인지가 웅장한높이 4m의 서재를 가득채운다. 그러자 이 신호를 눈치 챈, 치즈를 볼 수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는 냉큼 소파밑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삼냥이 어쩐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갸우뚱거리기만 할 뿐... 전혀 공격할 마음도, 갈 마음도 없다.
아... 어쩌나...
우리 마당에서 삼냥이를 쫒지 않으면 눈이 보이지 않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밖으로 내보내기 어렵다. 느닷없는 공격에 물론 본능적으로 싸우기야 하겠지만 당할 확률이 높고 개리는 할머니다. 그렇다고 혹여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가 천성적으로 본능이 뛰어나 삼냥이에게 이긴다 하더라도 녀석들이 상처입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오지 못하도록, 여기는 너희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가르치며 쫒아내야 한다.
그것이 공존이다.
공존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각자 도생하며 잘 살아내는 것이다.
더 빼앗는 것이 아니라 각자 살 곳에서 자기대로 살면 되는 것이다.
여기는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 영역이라고 내가 알려줘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엄마의 치마폭이라는데
집안에서만 화초처럼 키운 개리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엄마인 나는 이 녀석들이 이렇게 커도 나가서 대신 싸워줘야 하는...
참... 잘 하는 짓인지 못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태 그렇게 집안에서만 키웠으니 이 대가도 내 몫으로 치르는 것이 맞겠지.
아뿔싸...
그러고 보니...
가장 자연과 거리가 먼 인간인 나야말로 이 영역에 무슨 권리를 부여받아
내 땅이라고, 우리집 고양이 영역이라고 이들을 내쫒는단 말인가....
자연에 임대료를 준 것도 아니면서
내 삶의 임대권조차 꿰차고 살아내지 못하면서
이 땅의 최초의 임자가 누군지 허락조차 받지 않았으면서
이 땅을 임자였던 나무와 벌레, 새, 짐승들에게 '여긴 내 영역이야!'라고 말할만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았으면서...
나야 말로 무슨 권리로 무상으로 이 대자연을 누리는 것인지...
이래저래 얘네한테도, 걔네한테도 미안한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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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 이번 주 토요일부터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연재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연재요일이 다소 변경됩니다.
월 5:00a.m.[감정의 반전]
화5:00a.m.[엄마의 유산]
수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나는 시골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