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무료 카지노 게임-한강/문학과지성사
우리는 결국 회복하는 인간이다
오늘의 책
�2002년 여름부터 7개월에 걸쳐 쓴 중편 '무료 카지노 게임'을 비롯해 12년 동안 쓰고 발표한 일곱 편의 작품을 묶은 한강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첫번째 소설집<여수의 사랑(1995) , 두번째 소설집<내 여자의 열매(2000))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등 다른 작품들이 워낙 유명하여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소설집이지만 이 책에 수록된 중,단편들은 무료 카지노 게임 작가가 다른 장편들을 쓸 수 있게 만들어준 모티브가 될 정도로 아주 중요하다.
(이 단편들을 쓰면서 <그대의 차가운 손(2002년) <채식주의자(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희랍어시간(2012) 장편소설들을 펴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작가는 이 소설들을 원고 청탁을 받지 않고 썼고 서랍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열어 조금씩 고쳤다. 한 편을 쓸 때마다 여러 달 시간을 들여서인지, 책 전체에 무료 카지노 게임 작가 자신이 묻어나는 느낌이라고 작가 스스로가 말했다.
목차
1. 회복하는 인간 - '작가세계' 2011년 봄호
2. 훈자 - '세계의문학' 2009년 겨울호
3. 에우로파 - '문예중앙' 2012년 봄호
4. 밝아지기 전에 - '문학과사회' 2012년 여름호
5. 왼손 - '문학수첩' 2006년 가을호
6. 파란 돌 - '현대문학' 2006년 8월호
7. 무료 카지노 게임 - '문학동네' 2003년 봄
책속으로
1. 회복하는 인간
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 '회복하는 인간' -
'회복하는 인간'에서는 너무나 다른 두 자매의 이야기가 나온다.
후리후리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언니는 견실한 사업체를 가진 남편과 결혼하여 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무료 카지노 게임 살았지만 몇 번의 유산 끝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삶을 살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동생은 초등학교 고학년처럼 왜소한 키에 고지식하고 서른을 넘기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데다가 원룸 월세를 내며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결점투성이인 동생을 언니는 질투했다.
사람은 참 이상한 존재라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타인이 갖고 있을 때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완벽하리만큼 모든 걸 갖고 있었던 언니지만 재치 있는 농담을 좋아하고 어렴풋한 장난기가 어려있는 동생의 모습을 동경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언니는 사회의 통념을 벗어나 동생처럼 평범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 부모 밑무료 카지노 게임 자란 자매라 해도 서로를 다 알 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화자는 중간중간 '당신은 모른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스웨덴 한림원에서 '진정한 회복은 일어나지 않으며, 고통은 지나가는 고통으로 환원되지 않는 근본적 실존 경험으로 나타난다'라고 말했는데 바로 이 단편 '회복하는 인간'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그만큼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여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 훈자
당신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그렇게 지치지 않지.
...그렇지 않아. 지치지만 견디는 것뿐이야.
- '훈자' -
'훈자'무료 카지노 게임는 아내이자 엄마로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한 여자가 등장한다.
두 군데 수도권 대학무료 카지노 게임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남편은 대체로 귀가가 늦었고, 일찍 들어오는 날에도 아이에게 정을 주지 않았다.
친화력이 부족한 남편은 실직을 했고 그런 남편을 대신해 아내는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하게 된다.
직장을 다니며 정서적 문제가 있는 아이를 혼자 키워내야만 하는 아내는 지치지만 견디며 살고 있다.
그런 그녀는 장기 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무릉도원 '훈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 누구나 피난처를 꿈꾼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일뿐 우리는 또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래도 그녀 마음속에 '훈자'가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렇게 '훈자'를 품고 살아가다 보면 정말 '훈자'에 갈 수 있지 않을까.
3. 에우로파
그것이 아주 오래전,
그녀가 위태롭게 어두웠을 때,
단 하룻밤의 몇 시간 동안
허락된 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일을 겪은 뒤에도 우리가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것이 환영처럼 잠시 이뤄지거나
단박에 파괴된 뒤에도,
검은 바다의 밑면 같은 거리를
한 걸음씩 못을 치며
나아가는 일만 남는 것을 알고 있다.
- '에우로파'-
'에우로파' 의 주인공 인아는 24세에 결혼을 했지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6년 만에 이혼한다. 그때부터 그녀는 클럽무료 카지노 게임 공연을 하며 자유분방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 곁무료 카지노 게임 남자사람친구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나'는 간절하게 여자이고 싶은, 한편으론 남자의 몸으로 여자를 안고 싶기도 한 양성애자다.
그가 남과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준 사람은 인아다.
사랑과 우정 어느 중간 지점무료 카지노 게임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위태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그들이 과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4. 밝아지기 전에
그러지 마. 우리 잘못이 있다면
처음부터 결함투성이로
태어난 것뿐인걸.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설계된 것뿐인걸.
존재하지 않는 괴물 같은 죄 위로
얇은 천을 씌워놓고,
목숨처럼 껴안고 살아가지 마.
잠 못 이루지 마. 악몽을 꾸지 마.
누구의 비난도 믿지 마.
- '밝아지기 전에' -
'밝아지기 전에'는 소설 속 내가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직장무료 카지노 게임 처음 만난 은희 언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은희 언니에게는 여섯 살 터울 지는 남동생이 있었다.
출근길이라, 배가 아프다고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던 동생의 말을 무시했는데 그 동생이 급성 복막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동생의 죽음을 자신의 잘못으로 여긴 은희 언니는 후회와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를 떠돌며 여행작가의 삶을 산다.
'나'는 은희 언니가 6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하는 사이 이혼하고 딸 윤이와 둘만 살아가는데 암환자가 되어 투병 생활을 했다.
의사의 진단을 들은 후 '나'는 인간관계를 계속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애써 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었는데 은희 언니는 계속 만날 수 있다고 느낀 소수의 사람들 중 하나였다.
'나'는 수술을 앞뒀던 늦은 봄, 자신의 숨구멍이라고 생각했던 숲길을 걸으며 은희 언니를 생각한다.
미얀마에 가면 승려가 되고 싶다며 그렇게 살다가 완전히 돌아와서 조금 다르게 살아볼지도 모른다고 말했던 은희 언니가 갑자기 뎅기열로 사망하게 되는데 결말이 너무 허무했다.
이왕이면 살아서 스스로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왔다면 좋았을 텐데 꼭 은희 언니는 죽어야만 했을까.
5. 왼손
가장 나쁜 것은,
왼손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그것이
무슨 일을 하려 하는지
그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제와 같은, 아니,
어제보다 더한 일을
벌일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으므로
일단 그는 오른손으로
왼 팔뚝을 붙들었다.
- '왼손' -
은행 대부계무료 카지노 게임 일하는 이성진은 아이의 한 아빠이자 평범한 가장이다.
성격도 원만하고 회사무료 카지노 게임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왼손이 자신의 의지를 넘어 본능대로 움직이면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단순히 얼굴에 난 상처를 만지는 정도였지만 직장 상사에게 손찌검을 하고 과거에 좋아했던 선혜를 따라다니며 선을 넘는 행동을 하기에 이른다.
아내와의 갈등도 심해져 결국 아내가 이혼 요구를 하게 되면서 왼손을 부러뜨리려다가 과도를 움켜쥔 그 왼손은 종국에는 자신의 가슴을 겨냥한다.
판타지 소설의 형식을 띤 '왼손'은 왼손이 저지르는 만행을 따라 긴박감 넘치게 진행된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과연 왼손이 어디까지 일을 벌일까 뒷이야기가 자꾸만 궁금해지는 소설이었다.
통제를 벗어난 왼손이 결국은 자신을 해치게 된다는 설정이 극단적이긴 했지만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면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는 주제가 경종을 울려주었다.
6. 파란 돌
오래전 꾸었다는 꿈속의 당신,
부풀어 오른 팔로 파란 돌을
건지고 있나요.
물의 감촉이 느껴지나요.
햇빛이 느껴지나요.
살아 있다는 게 느껴지나요.
나도 여기서 느끼고 있어요.
- '파란 돌' -
이 소설은 무료 카지노 게임의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와 연결되어 있다.
친구(서인주)를 따라 친구 삼촌의 작업실에 들어간 나(이정희)는 피가 나면 응고되지 않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삼촌과 사랑을 나눈다.
이 단편은 세월이 훨씬 흐른 뒤 이정희가 삼촌을 그리워하며 보낸 편지 같았다.
불치병으로 괴로운 나머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던 삼촌은 어느 날 꿈무료 카지노 게임 파란 돌을 주우려고 손을 뻗으면서 그걸 주우려면 살아야 한다는 걸.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우린 모두가 파란 돌을 줍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7. 무료 카지노 게임
알고 있다.
거기에는 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아니, 내 책임이 전부라는 것을.
사고를 당한 것은 불운이었지만,
그 후의 내 감정, 내 행동은 모두
선택된 것이었다는 것을.
- '무료 카지노 게임' -
'무료 카지노 게임' 에서 등장하는 부부는 처음엔 서로를 아끼며 다정하게 지냈던 이상적인 부부였다.
하지만 그녀가 사고를 당한 뒤 양손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된 순간부터 남편은 모든 것을 놓아버린 아내 대신 가사일을 해나가며 지쳐갔다.
그러고는 무관심과 조용한 위선으로 일관했다. 심지어는 화가였던 그녀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그녀의 작업실을 빼겠다고 했다.
남편의 쓸쓸한 시선을 느끼면서도 관계를 계선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흙빛으로 살고 있는 그녀에게 친구 소진의 아들이 키우고 있는 도마뱀 '무료 카지노 게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앞발이 잘려나갔어도 새로운 발이 돋아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처럼 그녀 역시 다시 살고 싶다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록된 7개의 소설 중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이 제일 인상에 남는다. 현재 부부 관계는 꼬일대로 꼬여있지만 '나(아내)'의 노력 여부에 따라 충분히 관계가 개선될 거라는 희망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물감이 빳빳하게 굳은 두 손을 들어 올려 석양에 비추어본다. 뚜렷한 손가락뼈와 관절들 사이로, 늦은 여름의 플라타너스 잎들이 소리 없이 몸을 뒤집고 있다. 저것은 빛인가. 저것은 아름다움인가. 생명인가. 다만 그렇게 나는 서 있다. 말없이.(307p)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희망으로 가득차있다. 손을 닮은 플라타너스 잎들이 소리 없이 몸을 뒤집고 있다.
빛, 아름다움, 생명...비로소 밝은 단어들이 등장했다. 두 손을 들어 빛으로 걸어나갈 채비를 하는 '나'의 모습이 아름답다.
솔직하게 느낀점
모든 단편들에 죽음의 색채가 짙게 드리워져있다. 나오는 인물들은 관계가 회복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다 어그러지고 뒤틀려있다.
화자나 주인공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이해받지 못해서 극심한 고통과 고난을 겪고 있고 근원적 고독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죽음에 가까이 있거나 죽음의 충동이나 위기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다.
어쩜 그렇게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차라리 평범하기라도 한다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인물들이 마냥 고통 속에 머무르지 않고 도마뱀 '무료 카지노 게임'처럼 다리가 잘리는 고난을 겪더라도 다시 새살이 돋아나고 새롭게 돋아난 발로 다시 살아나갈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힘들고 넘어지더라도 상처에 새살이 돋듯 언젠가는 회복할 수 있는 인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