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편의점 삼각카지노 쿠폰한테 당해봤냐?
테이블링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바람을 막아보겠다고 싸매고 싸맸지만 온몸을 찔러오는 바람은 진짜 젊은이들 말로 노답이었다. 꽁지카지노 쿠폰는 집으로 돌아가버릴까 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버릴 수는 없었다. 공짜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낮시간인데도 젊은이들이 많다.
'이 친구들은 근무도 안 하는가? 낮시간에는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냐?'
꽁지카지노 쿠폰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오지랖을 떨지 말자고 고개를저었다.
"우리CFO님 킹카 대마왕이더라. 어제 컴 오버쿨럭하려고CPU뚜따하는데 쌉고수 레게노더라고."
"뭐야, 컴공 출신인가? 본캐가 뭐야?"
젊은이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어보니 꽁지카지노 쿠폰는 화성에 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의 세계는 전혀 들여다볼 수도 없고, 들여다본다 한들 짙은 어둠에 묻혀 있는 듯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꽁지카지노 쿠폰는 얼른 폰을 꺼냈다. 그동안 사용하던 지갑형 케이스를 버리고 젊은이들 사용하는 범퍼케이스로 바꿨다. 어떻게든 꼰대로 보이지 않아야겠다는 몸부림이고, 발악이다. 사실 폰을 켰지만 할 게 없다. 게임이라고는 고스톱뿐인데 지하철에서 그 짓을 했다간 영락없는 꼰대가 될 판이다. 신문기사라도 볼까 했지만 침침한 눈 때문에 큰 글씨로 설정해 놓아서 그것도 쪽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꽁지카지노 쿠폰는 폰을 닫고 말았다. 그리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꽁지카지노 쿠폰는 어떻게든 늙은 모습을 감추어 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청바지도 입고 다니고, 자동화 기기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것들의 사용법도 익히려고 최대한 노력을 한다. 눈을 뜨면 달라지는 정보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컴퓨터 활용 능력을 잃지 않으려고 그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다. 그 작은 폰에 들어 있는 편리한 세상을 어떻게든 즐겨보기 위해 아들에게 물어보고, 딸에게 배워가며 치가 떨리는 노오력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늙은이들에게는 정말 만만하지 않다. TV는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웃어보라고 방영하는 프로그램들도 출연하는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방송 내용도 우리들의 세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드라마는 눈이 빠지게 들여다봐도 구성이 복잡해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명색이 소설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으니 웬만한 노인네들은 언감생심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겠느냐 말이다. 갈수록 드라마는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이어서 정이 뚝뚝 떨어진다. 예전같이 운동 경기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져서 프로야구를 하든, 축구를 하든 채널이 맞춰지지도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릴 때 보았던 전원일기 같은 케케묵은 드라마를 케이블 채널에서 보여준다는 것이다. 바둑이나 장기 경기를 보려고 해 보지만, 프로 선수들의 경기인지라 그 수준이 너무 높아 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더 중요한 것은 TV도 눈이 침침해서 오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늙은이들은 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막걸리부터 한 잔 하자. 내가 김장 김치도 조금 가져왔다."
찰랑카지노 쿠폰가 제수씨가 준비해 준 보따리를 풀면서 재촉한다.
"그럼 어디 한 잔 해볼까. 흰카지노 쿠폰야 너도 얼른 와서 앉아"
꽁지카지노 쿠폰가 막걸리부터 한 잔씩 따르며 흰카지노 쿠폰를 불렀다.
"온양온천이 오래되어 시설이 좀 낡았기에 우리 차지가 되는구나. 낮 시간에 이렇게 가족탕을 대여해 주니 얼마나 좋아."
"그럼, 잘 찬 볼이지. 더 좋은 것은 여기는 모든 것이 말로만 하면 된다는 거야. 시설이 낡았지만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는 딱이야."
"맞아 키오스크? 그런 것 없어. 예약도 전화 한 번 걸면 끝이야. 얼마나 좋냐고."
세 명의 늙은이들은 마시던 막걸리 잔을 밀어 두고 탕 속으로 들어갔다. 큰 탕으로 예약했기에 욕조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셋이서 온천욕을 하기에는 그럭저럭 들어맞았다.
"온양온천이 가장 오래되었지?"
"그럴 거야. 이게 삼국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니까."
"야, 꽁지카지노 쿠폰야, 어디서 삼국시대를 들먹이고 있어."
"흰카지노 쿠폰 너는 다 나쁜데 그게 더 나빠, 이 형의 말을 믿지 않는 거 말이야. 이게 삼국사기, 고려사, 동국여지승람은 물론이고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이 되어 있다니까. 온양溫陽, 탕정湯井, 이름만 들어도 느낌이 확 오지? 백제 때에는 뜨거운 물이 나온다고 탕정군湯井郡이라고 불렀단다. 고려 때는 온수군(溫水郡), 조선시대에는 온창溫昌, 온천溫泉으로 불리어 오다 1442년 세종대왕이 온양 행차 시 이곳을 온양군으로 개칭한 후 계속 온양으로 불리고 있는 거야. 알겠냐, 흰카지노 쿠폰야."
"그럼 그렇다고 해. 근데 내가 기가 막힌 이야기를 해줄까.? 내참 쪽팔려서 말도 안 나온다."
흰카지노 쿠폰가 이야기판을 뒤집었다.
"어느 놈이야? 우리 아우를 무시한 게."
찰랑카지노 쿠폰가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 몸을 일으킨다.
관악산에 가려고 집을 나선 흰카지노 쿠폰는 점심 대용으로 편의점에서 삼각카지노 쿠폰을 샀다. 원래는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려고 했는데, 다 팔려서 집어든 것이 삼각카지노 쿠폰이다. 불닭 카지노 쿠폰, 전주비빔카지노 쿠폰, 참치카지노 쿠폰 등 종류도 참 다양했다. 자주 가던 '아지매 카지노 쿠폰집'으로 가지 않고 굳이 편의점 문을 밀고 들어간 것은 꼰대티를 내고 싶지 않은 알량한 속셈이었다. 편의점은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그런 편의점인데, 흰카지노 쿠폰는 젊게 보이겠다고 불쑥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삼각카지노 쿠폰 두 개를 들고 나왔다. 편의점도 별게 아니었다.
연주대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으려고 삼각카지노 쿠폰을 꺼낸 흰카지노 쿠폰는 어이가 없었다. 비닐로 싸인 삼각카지노 쿠폰의 포장을 벗겨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았다. 포장지를 잘 벗기는 방법이라고 쓰여 있는데 아무리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일단 가운데에 있는 노란선을 당기라고 쓰여 있어서 조심조심 당겨보는데 가운데에 상품 설명이 있는 커다란 스티커가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잘 안되어서 힘을 주었더니 그만 중간에서 끊어져 버렸다. 흰카지노 쿠폰는 이리저리 비닐을 뜯어내 보는데 밥을 싸고 있는 김이 비닐 속에 들어 있어서 김이 떨어져 나왔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김이 바삭바삭하다는 것이었다. 늘 먹었던 카지노 쿠폰의 김이 아니었다. 흰카지노 쿠폰는 떨어져 버린 김을 밥에다 붙여서 먹었다. 이찬원이가 개발했다는 불닭 카지노 쿠폰은 맛이 없었고, 그런 카지노 쿠폰을 먹는 자신도 한심하였다.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먹으라고 이 따위로 만들어 놓았단 말인가? 역시 카지노 쿠폰은 누가 뭐래도 '아지매 카지노 쿠폰'이 최고야. 감아 놓은 포일만 풀면 가지런하게 잘라 놓아 얼마나 먹기에 좋은가. 거기에다가 맛은 말할 것도 없고.'
흰카지노 쿠폰는 누가 볼세라 얼른 삼각 카지노 쿠폰을 먹어 치웠다. 그리고 또 하나 남은 전주비빔 삼각카지노 쿠폰을 붙잡고 조심조심 가운데 노란선을 당겼다. 가운데에 붙어 있는 스티커 중앙을 관통하며 노란선은 카지노 쿠폰을 싸고 있던 비닐을 둘로 갈라놓았다. 성공이었다.
'그럼 그렇지. 내가 누구야. 늙었다고 무시하지 말란 말이야.'
흰카지노 쿠폰는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남아 있는 비닐을 확 잡아당겼다. 아뿔싸. 비닐이 빠지면서 둘러싸고 있는 김이 떨어져 나와 버렸다. 중앙의 노란선을 잘 뜯어냈다는 성취감에 조금 전의 실수를 반복한 것이었다. 떨어진 김을 다시 붙여가며 먹는데 전주비빔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만 맛은 영 아니었다.
"우리는 하나에서 열까지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살아야 하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어떻게 매번 물어볼 수 있나고. 젊은 사람들은 금방 가르쳐 줬는데 또 물어본다고 하지만, 자꾸 잊어버리는 것을 어떡하느냐 말이야."
꽁지카지노 쿠폰가 투덜거렸다.
"그렇다네. 이 형도 수제 햄버거 하나 사 먹으려다 그놈의 키오스크 때문에 쪽팔리고, 이제 키오스크 사용법을 익혀 놓았더니...... 참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네."
찰랑카지노 쿠폰는 생각하기도 싫은 그 쪽팔렸던 기억을 떠올렸다.
"너희들 테이블링이라고 들어는 봤냐?"
찰랑카지노 쿠폰는 친구들을 둘러본다.
찰랑카지노 쿠폰는 모처럼 아내와 같이 서울숲에 갔다. 잘 가꾸어진 숲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젊은이들처럼 인터넷에서 감색해서 발견한 식당을 찾아가는데 젊었을 때와 달리 방향감각이 무뎌져서 분간이 되지 않았다. 좁은 골목을 몇 번을 돌아다니다가 겨우 음식점 앞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었는데 가게 앞에 대기줄이 없었다.
"이상하네. 인터넷에서는 오랫동안 대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가 운이 좋은 거지. 얼른 들어가자고."
자신 있게 들어가는 아내를 따라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손님, 그렇게 막 들어오시면 안 되거든요. 순서를 지키셔야죠?"
빈자리에 앉으려는데 직원이 다가와서 가로막는다. 그나마 웃는 낯으로 말을 했기에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순서라뇨? 대기하시는 분들이 아무도 없어서 들어왔는데요."
찰랑카지노 쿠폰는 무슨 소리냐는 듯 직원을 쳐다보았다.
"손님 이리 나와보세요. 제가 알려 드릴게요."
젊은 여직원은 우리를 밖으로 데리고 나오더니 무슨 안내판 같은 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것은 '테이블링'이라는 것인데요. 폰에 앱을 설치하여 '원격 줄 서기' 버튼을 터치해야 해요. 입장 시간이 되면 저희가 카톡으로 알림을 보내드리거든요. 그때 입장하시면 돼요. 지금은 마침 기다리시는 분이 없으셔서 바로 입장하시면 됩니다."
밥을 먹는 건지 마는 건지 편안하지 못한 식사를 하였다. 나중에 딸에게 물어보니 깔깔거리며 알려준다.
"아빠, 지금은 전화로는 예약을 안 받고 테이블링 같은 앱으로만 예약을 받는 곳이 많아요. 예약하고 '원격 줄 서기'버튼을 누르면 대기번호랑, 내 앞에 몇 팀이 대기 중인지 다 나와요. 시간에 맞춰서 가면 되니까 아주 편리하죠. 심지어는 대기 순서를 뒤로 옮겨놓을 수도 있어요."
딸은 아주 쉽다는 듯이 일사천리로 알려 줬지만 찰랑카지노 쿠폰는 그 후로 문 앞에서 기다리는 식당은 가지 않는다.
"맞아, 그러고 보면 '혜연옥'은 천국이잖냐? 아무 때나 가도 밥 주고, 술 주고."
"그래, 우리는 늘 술집여자에게 감사해야 해. 키오스크도 없고, 테이블링도 없고."
"그러고 보니 술집여자 생각난다. 지금도 열심히 가게 쓸고 닦고 있을 것인데."
세 늙은이들은 따끈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겨울의 추위를 즐기고 있다. 마음 한 구석에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숨겨 둔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