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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츠므츠 Apr 10.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상자

“일찍 들어오라던 그 아범, 지금 들어갑니다!”
“설마 두 손이 가볍지는 않겠지?”

살짝 열린 현관문 틈 사이로 카지노 가입 쿠폰와 내가 마주하고 서 있었다. 나는 두 손을 뒤로한 채 그녀에게 살짝 얼굴을 내밀며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카지노 가입 쿠폰는 마치 희진이처럼 ‘메롱’으로 답을 했다.

“이래도?”

나는 오른손을 내밀었다. 퇴근할 때면 늘 장미꽃 한 송이를 사서 희진이에게 주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두 손으로 꽃을 꼭 쥐고 그 향기를 맡으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짓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딸이 지금 내 앞에 서 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녀와 달랐다. 꽃 같은 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냉랭한 표정을 내게 보였다.

“장미 안 사요.”

그녀는 마치 잡상인을 내보내려는 듯 나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이번에는 내가 왼손을 내밀었다.

“어허, 이래도?”
“아앗!”

따뜻하면서도 고소한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사로잡았다. 나는 사랑스러운 딸에게 칭찬 대신 뽀뽀라도 받으려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 손으로 내 입술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내가 들고 있던 치킨만 잽싸게 들고는 주방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이 요망한 것…….”

나는 입을 벌려 장미꽃을 앙! 하고 덥석 물려다가 참았다. 어쩌겠니, 너보다 그리고 나보다 치킨이 더 좋다는데. 나는 장미꽃을 바라보며 웃었다.

늘 그랬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장미는 희진이가, 치킨은 송희가 들었고 그들은 나의 양쪽 볼에다가 뽀뽀해 주었다. 한동안은 희진이의 빈자리를 송희가 대신 채워주었지만 이제는 뽀뽀할 나이가 지났는지 그런 건 꿈도 못 꾼다.

그만큼 카지노 가입 쿠폰 많이 자랐다는 뜻이겠지.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였다. 마치 어릴 적 희진이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그 둘은 정말로 많이 닮았다. 외모 말이다. 성격은…….

“야, 한카지노 가입 쿠폰! 이제는 혼자 먹기냐?”
“아직 안 먹었거든. 냄새만 맡았거든.”
“냄새를 입으로 맡냐. 입술에 기름은 닦고 말하지?”

카지노 가입 쿠폰 자라면 자랄수록 얼굴을 볼 기회가 줄어든다. 거의 모든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남은 시간은 친구들과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렇게라도 마주 보며 장난치는 것이 소소하지만 나의 크나큰 행복이다.

내가 손으로 송희의 입술에 묻은 기름을 닦아주려고 하자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치 그 입술의 주인이 있다는 듯 눈을 부릅뜨며 말이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치킨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러자 송희가 말했다.

“아빠, 씻고 먹어야지!”

이런 건 또 깐깐하다니까.

“고양이한테 치킨을 맡기라고? 그건 절대로 안 되지. 노, 노, 노.”
“날개 먹으면 바람난대. 그러니까 먹지 마.”

카지노 가입 쿠폰는 날개 한 쌍을 자신의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리 한 쌍을 자신의 그릇에 담더니.

“다리 먹으면 도망간대. 그러니까 먹지 마.”
“야! 그럼 이거 먹으면 목 돌아가서 한눈파냐!”
“어떻게 알았지? 우리 아빠, 천잰데?”

치킨 가지고 싸우는 부녀가 여기 말고 또 있을까. 하지만 뭐든 좋다. 그녀는 나의 마지막 사랑이니까. 희진이가 나에게 남겨 준 유일한 사랑이니까.

“아빠!”
“아이, 깜짝이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
“치킨은 치킨답게 그냥 뜯어서 먹으면 안 돼? 누가 의사 아니랄까 봐 꼭 수술하는 것처럼 그렇게 먹어야겠어?”

송희는 치킨무를 씹으면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늘 이렇게 송희에게 혼난다. 나도 어렸을 때는 어머니께 쫑알쫑알 잔소리했었는데. 그때 어머니께서는 내게 ‘시어머니’라는 별명을 붙여 주셨다.

이런 걸 보면 부전여전이구나 싶다.

“아, 오늘 카지노 가입 쿠폰 왔어.”
“카지노 가입 쿠폰? 누구한테?”
“나야 모르지.”

송희는 카지노 가입 쿠폰 상자를 가져오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어디 보자. 보낸 사람의 이름이…….”

보낸 사람의 이름이나 주소는 적혀 있지 않았다. 받는 사람의 주소도 적혀 있지 않았지만,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한그루’라고, 그건 바로 내 이름이었다.

“아빠, 포장이 너무 귀여운 거 아냐?”
“귀엽다고? 어째서?”

카지노 가입 쿠폰 상자는 직사각형이고 연갈색에 검은색이 조금 섞여 있었다. 귀엽다고 하기에는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상자의 크기가 작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갑자기 송희가 그 카지노 가입 쿠폰를 두 손으로 잡더니 180도 뒤집었다. 그랬더니 연갈색의 무표정한 곰인형의 얼굴이 드러났다.

설마,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카지노 가입 쿠폰를 천천히 돌려보았더니 분명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는 곰인형 모양의 포장지였다. 포장지를 잘 찢어서 바닥에 펼친다면 반드시 그 모습을 나타내 보일 것이다.

“이게 왜…… 왜…….”
“뭐야, 왜 그렇게 놀라?”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표정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냥…… 귀여워서 그래.”
“수상해.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선물을 감히 우리 아빠한테 누가 보낸 거지? 어디 걸리기만 해 봐. 내가 잘근잘근 씹어 줄 테니까.”
“……치킨무처럼?”
“풉!”
“웁! 컥, 컥…….”

나는 내 가슴을 마구 두드렸다.

“야, 죽는 줄 알았잖아!”

갑자기 내가 진지한 듯 말하자 송희가 치킨무를 입에 넣다가 그대로 뿜어 버렸다. 그런데 그것이 그만 내 입속으로 쏙 하고 들어온 게 아닌가! 어쨌든 나는 내 입속에 들어온 치킨무를 잘근잘근 씹어 먹으면서 포장지를 뜯기 시작했다.

물론 아주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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