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카지노 가입 쿠폰의 가르침도
2015년 2월 16일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오후 4시쯤이었다. <에스콰이어 편집장님을 도와 1년간 에디터 스쿨을 챙긴 가야미디어 CP팀 에디터 구본진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같은 커리큘럼 3기 출신이기도 한 선배는 직접 만든 잡지를 손에 쥐는 것보다 몇 곱절 더 소망했던 인턴 합격 소식을, 마침내 내게 전했다.
“축하해.”
“네?”
“피처팀에서 지수랑 너랑 인턴으로 뽑혔어.”
“아, 감사합니다! 혹시 패션팀은요?”
“정연이랑 병호까지 해서 4명이야. 다음 주 월요일 9시까지 가야미디어로 출근하면 돼. <모터트렌드 카지노 가입 쿠폰 좋으니까 열심히 해봐. 그리고 회장님께 올릴 이력서 하나 만들어서 나한테 보내고. 지수는 <더 네이버로 갈 거야.”
“네, 알겠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팀장이니까 다른 친구들한테는 서운하지 않게 잘 말해주고.”
미치도록 좋았다. 분명히 행복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데 조금은 섭섭카지노 가입 쿠폰. 피처팀과 패션팀을 합쳐 인턴으로 총 4명이 뽑힐 거란 사실은 대충 알고 있었다. 4명 중 1명이 내가 될 거란 자신감도 충만카지노 가입 쿠폰.1학기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강의에 참여하며 <에스콰이어 편집장님 눈에 들려고 노력카지노 가입 쿠폰. 가야미디어 매체 중에서도 <에스콰이어에서 인턴 경험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편집장님과 독대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2학기 실습 땐 팀장도 맡았다. 약소하지만 A5 하드커버 로이텀 노트와 파버카스텔 ‘카스텔 9000’ 연필 한 다스를 편집장께 생일 선물로 드리는 아양도 떨었다. 우연히 편집장님 생일을 알게 됐고, 편집장님 책상에 잘 깎아둔 연필 여러 자루가 놓여 있던 걸 기억해 낸 기지였다. 잘 보이고 싶은 어린 마음에, 나도 편집장님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센스’를 챙길 방법이 무엇일지 며칠을 고민한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
"<에스콰이어가 아니라 <모터트렌드라고?"
사실 <모터트렌드에서 인턴 생활을 하게 된 데에는 그리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피처 에디터를 희망하고 남자이며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 한 명뿐이었다. 그게 나였다. 개인적으론 아쉬웠어도 가야미디어는 회사였다. <에스콰이어는 피처팀보다 패션팀 어시스턴트 역할을 맡아줄 인턴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패션팀 정연이가 <에스콰이어로, 병호는 <하퍼스 바자에 배정됐다. 출근하기 전 전후 사정에 대해 전해 들었고 일종의 ‘원영적 사고’로 아쉬움을 떨쳐냈다.‘ㅠ’자형 인간이 갖춰야 할 전문 분야 중 하나로 자동차를 가져가도 좋을 거로 생각했다. 남성지 피처 에디터 중 한 명은 꼭 자동차를 다루는데 그게 내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더욱이 자동차 전문지에서 일하면 ‘좋은 차’를 타볼 기회도 많을 거로 기대했다.
‘럭키비키’를 외치며 가야미디어 인턴 에디터로의 출근을 시작했다. 첫날 2층 관리팀에서 지문을 등록하고 3층 <모터트렌드 편집팀에 발을 들였다. <에스콰이어 편집장님을 뵈러 갈 때 지나쳤던 공간이다. 마감 때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분께 내줘야 해 코스트코 라이프타임 간이 테이블을 사용했지만 형준 편집장님 앞, 커피포트와 타워형 맥이 놓인 책상이 매일 출근하는 내 자리였다. 6명의 에디터 선배들과 3명의 디자이너 선배들 모두가 내 사수였다. 이전에도 에디터 스쿨 친구들끼리 에디터들을 선배라고 부르긴 했지만 진짜 선후배는 아니었다. 이제야 진짜 관계가 형성됐다. 매체의 구성원으로 담당하는 역할이 생겼기 때문이고, 인턴이란 글자가 앞에 붙지만 대외적으로 에디터란 호칭도 얻었기 때문이다.통행권은 필요 없어졌다. 이미 그 세계에들어왔다.
첫 번째 업무는 선배들이 3월호 마감을 치며 어지럽혀 놓은 과월호 정리였다. 오전 내내 마구잡이로 흐트러진 과월호들을 발간된 순서대로 책장에 정리했다. 단순 노동으로 땀이 삐질 날만큼 움직여야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예전에는 어떤 콘텐츠를 다뤘는지, 어떤 차종으로 어떤 기획을 했는지, 어떤 선배들이 거쳐 갔는지 과월호를 정리하며 부지런히 들춰볼 수 있어 좋았다. 이튿날부턴 출근해 커피포트에 원두를 붓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했다. 선배들이 시키는 온갖 잡무 처리 역시 인턴의 중요한 업무라 여겼다. 원두가 떨어지면 스타벅스로 달려가는 것도 내 담당이었다. 선배들이 요청한 자료를 조사하고, 촬영에 필요한 차를 섭외하기 위해 브랜드에 전화를 돌리고, ‘디투어 Detour’칼럼에 실릴 제품을 픽업하러 이곳저곳을 오갔다. 매거진 산업의 면면을 몸에 익혀 나갔다.
<모터트렌드 인턴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아무래도 ‘운전’이었다.자동차 촬영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물이나 제품과 달리 차를 세워두고 촬영할 수 있는 장소는 극도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서울을 벗어난 야외 촬영이 대부분이다. 또 촬영 때 차의 각도나 위치를 바꾸려면 일일이 사람이 탑승해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여름에는 엔진 열 때문에 고역이다. 꽤나 번거롭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든다는 걸 선배를 따라 처음 나간 촬영에서 깨달았다. 현장에 필요한 인원도 차마다 한 명씩, 운전해 줄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경쟁 모델들을 한 데 묶어 소개하는 기획이나 한 번에 다섯 대 이상 시승하는 특집 기획일 경우 편집팀 전원이 붙어도 부족했다. 그럴 땐 촬영할 일이 잘 없는 편집장님까지 도와주러 나섰다. 일손을 보태기 위해 프리랜서 선배들이나 산업에 몸담았던 기술 위원분들이 촬영장에 나오는 일도 종종 있었다. 이동하는 시간을 활용해 시승했고 촬영장에서 시승한 차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전문지와 다르게 남성지에서 차 여러 대를 한 컷에 담아낸 야외 화보를 보기 힘든 이유를 그때 알았다. 남성지는 통상 피처 에디터 중 한 명만 자동차를 담당한다.
당연히 매달 진행되는 카지노 가입 쿠폰 촬영에 전부 따라붙었다.만약 내가 필요한데 카지노 가입 쿠폰끼리 촬영 일정이 겹치면 소위 ‘짬’대로 나를 데려다 썼다. 짬이 낮은 선배가 촬영 일정을 바꿔야 할 때도 더러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인턴인 내가 편집팀에서 매달 가장 많은 차를 시승했던 건 그래서였다.편집장님을 제외한 5명의 카지노 가입 쿠폰이 섭외한 시승차의 픽업과 반납까지 담당했기 때문이다. 촬영하고 차를 반납하고 밤늦게 집에 도착해 곯아떨어지는 모습이 어느새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선배들의 모든 지시와 요청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기깔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선배들이 포토그래퍼 실장님들과 논의하는 모든 과정을 눈에 담고 싶었다. 선배들끼리 차 앞에서 이야기하는 시시콜콜한 대화도 모두 귀담아듣고 싶었다. 혼자서 짧은 거리를 운전하더라도, 비록 직접 기사를 쓸 일이 없더라도 시승할 때마다 느껴지는 색다른 특성이 있으면 메모장에 한 줄이라도 기록해 두려고 바지런했다. 개코의 ‘될 대로 되라고 해’ 노래 가사처럼,잡지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흡수하고 쥐었을 때 실력이 흐르도록 만들고 싶었다. <모터트렌드에서의 모든 시간이 내겐 롤플레잉 게임이었다.
첫 마감을 끝내고 받아 든 <모터트렌드 4월 호를 펼쳤을 때의 기쁨.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내 첫 번째 <모터트렌드는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지금도 목차 내용이 떠오를 정도로 기억이 선명하다. 배당받은 칼럼은 없었지만 내지 214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따라 촬영장에서 고생한 순간들이 어깨를 토닥였다. 특히 판권에 적힌 내 이름 석 자를 눈으로 확인했을 때의 감격은, 군대를 전역하던 날 느낀 감격보다 적어도 1.5배는 더 컸다.故 정주영 회장님이 “자네 해봤어?”라고 당장 물어도 자신 있었다. “네, 해봤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하는 거 직접 보니까 어때? 생각한 대로야?”
“너무 재미있어요. 촬영도 처음 나가보는 거라 배울 게 많고요. 잡지라는 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열심히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알아? 우리가 매일 촬영 나가고 시승 나가는 거 같아 보여도 한 달로 계산하면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는 거. 비싼 차 타고 연예인 촬영해서 대단해 보이는 거 같아도 결국 회사원이야 에디터도.”
촬영을 위해 섭외한 DJI 인스파이어 드론을 픽업하러 (당시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아) 과천으로 이동할 때였다. 시승차였던 하얀색 메르세데스 SL 400을 운전하던 태영 카지노 가입 쿠폰가 옆자리에 앉은 내게 해준 말이다. 웬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었다. 이제 막 업계에 발 디딘 당시의 나로서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괜히 너무 들떠 있어 보이는 건 아닌지, 무언가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만 생각했다. 말뜻을 온전히 이해하기까진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말대로 회사원처럼 책상에만 앉아 있을 때도 많았다. 정식 카지노 가입 쿠폰가 요청한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차종의 글로벌 판매 가격’을 찾아 정리하느라 일주일 내내 엑셀 시트를 붙잡고 있기도, 진우 카지노 가입 쿠폰가 상해 모터쇼에서 가져온 팸플릿을 보며 중국 시장에서 차종별 영문 네이밍을 어떻게 중국어로 바꿨는지 파악하기 위해 한문도 모르는 내가 사흘이나 옥편을 뒤지기도 했다. 막상 책이 나왔을 때 내가 도왔던 업무의 효용이 그리 커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인턴이 아니었으면 배우지 못했을 중요한 매거진 업무였다.
과거 이탈리아의 내구 레이스를 <모터트렌드만의 연비 레이스로 재해석한 특집 기획 ‘밀레밀리아Mille Miglia’ 촬영에 필요한 차량용 데칼일러스트 파일을 출력해 줄 업체를 찾아다녀오고, 지하 스튜디오에 내려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촬영을 마친 제품들을 부리나케 퀵을 불러 반납했던 업무도 마찬가지였다. 진우 카지노 가입 쿠폰가 BMW 출장으로 나미비아에 가며 ‘화분에 물 잘 주고 있어’라고 한 말도 까먹지 않고 지켰다.그렇게 에디터라는 직업이 화려한 촬영만 하고, 작가처럼 글만 쓰는 게 아니라는 걸 장그래처럼 하나씩 깨달아 나갔다.
나 역시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미생이었다.응당 실수할 때도, 실수해서 큰일 날 뻔한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다. 한 번은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가 가져온 볼보 V40 시승차의 운전석 사이드미러를 부숴 먹었다. 미팅하러 간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를 대신해 회사 건물 지하에서 주차하다 실수로 기둥에 부딪혔다. 형태는 있었지만 거울이 깨져버렸다. 다음날 촬영을 나가야 하는 차인데 큰일 났다 싶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고 머리가 하얘졌다. 도망치고 싶었다. 인턴 생활 2개월 차에 맞은 가장 큰 고비였다. 차에서 내려 5분쯤 멍하니 망가진 사이드미러를 바라보다 사무실로 올라갔다.
“차장님(편집장님) 죄송합니다… 주차하다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가 받아온 볼보 사이드미러를 깨 먹었습니다.”
“응? 얼마나 부서졌는데?”
“커버는 멀쩡한데 거울이 깨졌습니다…”
커버가 멀쩡하다는 말부터 먼저 꺼낸 건 잘못을 조금이라도 작아 보이게 만들고 싶은 인턴의 얄팍한 속셈이었다.편집장님과 함께 지하로 내려갔다. 망가진 사이드미러를 보고 편집장님은 대수롭지 않게 말카지노 가입 쿠폰.
“별로 안 망가졌네. 앞으로 조심해. 두현이한테는 내가 망가진 거 확인카지노 가입 쿠폰고 얘기하고.”
“네… 그런데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 이 차 내일 촬영한다고…”
“(웃음)그건 네 카지노 가입 쿠폰가 알아서 하겠지.”
편집장님은 미팅을 마치고 사무실에 온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 별말하지 말라는 투로 내 실수를 한 번 더 감싸주었다. 다음날 사이드미러가 망가진 차로 촬영을 다녀온 두현 카지노 가입 쿠폰도 마찬가지였다. “촬영 잘 다녀오셨어요?”라고 인사하며 걱정을 내비치자 “대강 비슷한 거울 끼우고 다녀왔지 뭐. 내가 또 앞만 보고 운전 잘하잖아”라며 농으로 넘겨주었다.
자나 깨나 차 조심이었지만 되려 큰 사고를 칠 뻔한 적도 있었다. 저녁에 인수 카지노 가입 쿠폰와 BMW 시승차를 관리하던 서울역 연세빌딩에서 3세대 미니 쿠퍼 신형 JCW 두 대를 픽업했다. 다음 날 오전 일찍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7월 호 커버 촬영이 예정돼 있었다. 나는 쥐색 JCW를 타고 집으로 갔다가 새벽부터 인제로 향했다. 처음 타본 JCW 모델은 일반 미니 모델들과 완전히 달랐다. 굉장히 하드한 세팅으로 서스펜션이 없는 고카트처럼 빠릿한 재미를 주는 차였다. ‘쬐깐한’ 게 론치 콘트롤 기능도 있었고 ‘퍼버벅’ 터지는 배기음도 갖춰 운전할 때마다 짜릿했다.
작고 당찬 JCW의 재미에 푹 빠진 나머지 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올라타는 JC 구간에서 속도를 조금 무리해서 높였다. 웬걸. 예상과 다르게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전륜구동이라 진입 속도가 높아도 앞이 밀리는 언더스티어를 예상했지만 반대로 뒤가 흘렀다. 나름 경험해 본 언더스티어는 대처하기 쉬웠지만 오버스티어는 달랐다. 티셔츠가 젖을 만큼 등줄기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가드레일 앞에서 가까스로 사고는 면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려 갓길에 차를 세웠다. 쉬지도 않고 담배를 석 대나 태웠다.
<모터트렌드는 자동차 전문지다. 늘 자동차라는 덩치 크고 값비싼 물건을 다룬다. 혹시라도 운전하다 차를 망가뜨리면 발생되는 비용도 문제이지만 그달 마감에 차질이 생기는 게 사실 더 큰 문제다. 정식으로 에디터가 되더라도 늘 신경 써야 하는 지점일 수밖에 없었다.어설프게 아는 게 되려 모르는 것보다 위험한 법이라고, 인제에서 촬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고 반성카지노 가입 쿠폰. ‘미니 쿠퍼 JCW가 의도적으로 뒤가 흐르도록 세팅된 차’라는 사실을 몸으로 직접 경험카지노 가입 쿠폰는 자기 위로를 통해, 혼자만 자랑스러운 훈장도 슬쩍 하나 챙겼다.
어느 산업이건 어떤 직종이건 인턴이 얻는 가장 큰 혜택은 배움에 있다.나 역시 6개월간의 <모터트렌드 인턴 생활을 통해 그토록 궁금했던 상업 매거진의 콘텐츠 제작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직접 기획안을 쓰진 않았어도 기획 회의에는 참여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그중 어떤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채택되며 어떤 아이디어가 폐기되는지 어깨너머로 목격했다. 기술 위원으로 도움을 주셨던 나윤석 이사님과 박규철 위원님의 냉철하고 날카로우며 애정 어린 시선까지 빌려 자동차라는, 조금은 특별한 물건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관점도 쌓을 수 있었다.
웬만해선 평생 타보기 힘든 차들을 질리도록 타봤다. 신차를 포함해 매달 10종이 넘는 차를 시승했다. 커버에 실릴 브랜드와 차종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브랜드와 매거진이 어떻게 공생하는지 카지노 가입 쿠폰끼리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산업이 작동하는 원리도 엿봤다. 무엇보다 출장도 가보고, 내 이름이 단독으로 박힌 기사도 써보고, 혼자서 촬영도 진행해 봤다. 같이 뽑힌 친구들과 얘기해 봐도 인턴으로 누리기 힘든 호사였다. 모든 <모터트렌드 카지노 가입 쿠폰이 가능한 한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애써준 덕이었다.
미니 동호회와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제주도를 다녀오는 출장을 위해 카메라까지 샀던 건 그래서였다. 분명 호들갑이었지만 다른 사정으로 못 가게 된 두현 선배 대신 나를 추천해 준 인수 선배와, 그 제안을 흔쾌히 허락한 편집장님께 결과물로 보답하고 싶었다. 배당은 한 페이지에 불과했지만 첫 번째 출장이었다. 첫 번째 기명 기사였고 잘 해내고 싶은 의욕과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록 직접 촬영한 사진은 한 컷도 사용되지 않았지만 내가 작성한 기사가 책에 실렸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원고를 쓰고 편집장님께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서 다시 피드백을 요청했던 이틀만큼은 진짜 에디터였다.
<모터트렌드에서의 6개월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모든 게 처음이었고 모든 게 놀랍도록 재미있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반년이란 시간이 그리 빠르지 않게 지나간 이유였다. 인턴 생활의 끝이 보일수록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지난 시간이 부여한 자신감이 있었다. 에디터라는 직업의 교과서와 선후배 관계의 교범을 보고 배웠고, 그간의 노력은 선배들의 인정으로 돌아왔다.
“얘 지금껏 내가 <모터트렌드에서 봐왔던 어시스던트나 인턴 중에서 일을 가장 잘해.”
등 뒤에서 다른 선배들과의 대화 중 낯 뜨겁게 칭찬해 준 진우 선배는 천재교육에서 재창간하는 <탑기어에 이력서를 넣을 기회도 마련해 주었다. <탑기어는 경력 에디터가 더 시급한 탓에 서류부터 떨어졌지만 다른 선배들 또한 신입 에디터가 필요한 곳이 없는지 최선을 다해 수소문했다. 정식 선배는 신입이라도 연봉 협상은 필요하다면서 참고할 수 있도록 본인 연봉 정보까지 공개했다. 여섯 권의 마감과 폭스바겐 부록 제작을 위한 일주일의 전국팔도 출장까지 더해 인턴 생활에 마침표가 찍혔다. 앞으로는 오직 스스로의 역량만을 믿어야 카지노 가입 쿠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