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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mo ludens Feb 20. 2025

<투명사회 읽기#6

긍정사회 마지막 편

[투명성, 부정성의 부재]

작가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물론 지금은 '싫어요'가 가능하지만 이것이 도입되기까지 꽤나 큰 반대에 직면했다. 우리가 '좋아요'로 판단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국민투표에서 득표한 '수'로만 판단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이다. 인류가 현재까지 만들어낸 가장 진보한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는 그것이 가진 근원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고, 이것에 의심을 갖는 것 자체가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비효율성에 있다. 이 제도는 공론장에서의 논의와 숙고를 기반으로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고라는 정치적 선동과 상대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일상적이었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정치적 선동과 비난은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그 위대한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선고받은 이유도 '정치적 선동'이라는 죄목이었다. 그리고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스승의 반대파에 의한 선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건강한 민주주의는 이러한 선동과 비난이 구성원들에 의해서 적절히 통제될 때에 가능하다. 때론 지나칠 정도로 과열되는 토론과 논의는 공동체가 직면할 수도 있는 많은 위기들에 대한 경고음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부정성'이란 잠재적 위기에 대한 모의고사라고 생각될 수 있다. 민주주의의 반대는 전체주의이다. 전체주의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은 '부정성'이다.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기에 '부정성'을 지닌 이들은 '반동분자'라고 일컬어진다. 전체주의는 효율적이다. 아직 민주주의가 일상생활에 뿌리내리기 전 어른들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흔히 듣던 소리가 '통일'이었다. 남북통일이라는 거창한 목적을 위한 거룩한 이야기가 아닌 "짜장면으로 통일" 혹은 "짬뽕으로 통일"과 같은 개개인의 '기호'를 제한온라인 카지노 게임 효율성의 지배였다. "전 잡채밥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이상 용기 있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은 비효율성의 승리, 즉 식탁에서의 다원주의의 승리이자 "부정성"의 승리이다. 아직 식탁에서 메뉴의 통일이 다반사이던 시절 "좋은 사람"은 "좋아요"를 남발하는 사람이었다.


[호인과 무골호인]

누군가에게 '호인(好人)'이라고 말한다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로 생각된다. 하지만 '호인'은 모든 일에 "좋아요!"라고 시종일관 긍정의 대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품이나 인격이 좋다는 의미의 '호인'은 '좋아요'를 남발하는 부정성이 결여된 사람과는 다르다. 니체가 제시하는 'Ja-Sager(yes-man)'는 남의 비위나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는 무골호인이 아니다. 위버멘쉬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자이다. 필멸의 존재의 운명, 즉 죽음을 피할 수밖에 없음을 긍정하고 그것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우연의 세계를 인정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 그것이 'amor fati' (아모르파티)이다.

너, 티 없이 맑은 자여! 빛나는 자여! 너 빛의 심연이여! 네가 내 가까이 있는 한 나는 축복하는 자요 긍정하는 자다. 그러면 나 모든 심연 속으로 나의 축복 어린, 그렇다라는 말을 가져가게 된다.... 나 "모든 사물 위에 우연이라는 하늘, 순진무구라는 하늘, 뜻밖이라는 하늘, 자유분방이라는 하늘이 펼쳐져 있다"라고 가르친다면 진정 그것은 축복일망정 모독은 아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III, 해돋이에 앞서 中 -

우리는 모든 일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자신에게 찾는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예스맨'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반대로 모든 일에 대한 원인과 책임을 자신이 아닌 곳에서 찾는 사람은 어떨까? 사실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넘어선 자책 역시 오만이며,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부작위(omission)'이라고 한다. 무골호인은 '좋아요'를 통해 의견을 제시한 사람에게 '대답(response)'을 떠넘긴다. 하지만 호인과 니체의 'Ja-Sager'는 자신의 선택을 긍정하고 스스로 대답한다. 이러한 '대답'이'책임(responsibility)'이다. 무골호인이 책임을 회피온라인 카지노 게임 '부작위'를 행할 때, 호인은 타인의 비난을 감수하며 그들의 질문에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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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스완은 모범적인 삶을 산 한 발레리나가 <백조의 호수의 주연을 맡으며 생기는 일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니나 세이어스는 충실하고 모범적인 그녀와 일치온라인 카지노 게임 '백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만 본능과 광기를 표현해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흑조'를 연기하기에 부족함을 보인다. 그녀는 어머니와 극단, 단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과도할 정도로 노력하지만 '흑조'는 그것만으로는 표현되지 않았다. 그녀의 주연에 대한 집착은 환각을 만들어내었고, 환각 속에서 그녀는 경쟁자를 죽이고 만다. 그녀 속의 이기심과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낸 후 그녀는 '흑조' 역을 완벽하게 해낸다.


니나 세이어스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좋아요'만을 말하는 무골호인과 같았다. 몸매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던 그녀에게 어머니가 케이크를 준비하지만 그녀는 거절하지 못한다.'백조'는 '긍정성'의 상징이다. 극 중 니나는 반쪽짜리 인간이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갖추어야 할교양, 배려, 도덕 등을 갖추었다. 하지만 그녀의 어두운 부분, 즉 욕망, 이기심, 충동이 결여되어 있었다. 프로이트 식으로 말하자면 초자아(superego)는 가졌으나 원초아(id)를 드러내는 법을 상실한 상태다. 초자아와 원초아를 타협해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중재자인 '자아(ego)'는 충분한 연습기간 없이 맞닥뜨린 둘의 충돌을 감당하지 못하고 영화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은 짐승과 위버멘쉬 사이를 잇는 밧줄, 심연 위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이다.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건너가는 과정도 위험하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험하며, 벌벌 떨고 있는 것도 멈춰 서 있는 것도 위험하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머리말 中,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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