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되었든 기술기반 디자인을 하는 회사에 갔을 듯
삼성전자(삼전)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뭔가 인연이 있었다.그 당시 삼성카지노 게임 추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휴먼테크인가 뭔가 하는 논문공모전 같은 걸 했었는데 그걸 설곽 동기 친구들 두 명(한 명은지금도 친한 김교수)이랑 같이 해서 (무슨 팔만대장경 뭐시기 였던 것 같은데 나는 똘똘이 친구들 두 명한테 묻어갔었어서 잘 기억이 안 남) 무슨 상을 받았었다. 그 상을 받을 당시 부상 같이 주어졌던 것이 삼성 입사자격이었나 그랬다. 대학교 때도 삼성전자 인턴을 했었는데 (이것도 그 당시부터 친했던 최교수가 같이 하자 그래서 엉겁결에 따라가서 시험 보고 되었음)필기시험보고 인터뷰하고 깐깐하게 뽑는다 싶었더니인턴쉽의 혜택은 또 입사 자격이었다.입사자격을 두 번이나 받아버렸으니 굳이 다른 옵션을 생각할 이유가 없어서 대학 졸업하고 바로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돌이켜보니 고등학교 대학교 때 운 좋게 훌륭한 친구들이 곁에 있었어서 친구 따라 강남 갔더니 별 고민 없이 첫 취업을 했었던 거였다.
삼성전자라기보다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모바일 사업부 선행디자인팀에서 일해서 좋았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대기업에서 디자인을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많이 배웠다.
선행디자인을 하다 보니 신기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한다거나 남들이 하지 않는 다른 시도들을 하는 것이 재밌었다.
좋은 팀장님과 좋은 동료들 사이에서 큰 사람 스트레스 없이 일했다.
그 당시 모바일 사업부(애니콜 피처폰 시절)가 돈을 정말 잘 벌 때여서 인센티브를 거의 연봉만큼 받았던 것 같다.
좋은 입사 동기들이 있어서 일만 하지 않고 동기들이랑 어울려 재밌게 놀 때도 많았다.
디자인센터 내의 봉사활동 모임이 있었고 이런저런 봉사활동도 좋은 분들이랑 같이 다니니까 보람차고 좋았다.
그 당시 삼전 디자인센터는 시청역에 있었고 강북인 집에서 출퇴근하기 나쁘지 않았다.
시청역이라 회사 근처 식당들이 맛있는 곳들이 많아서 좋았다.
점심 먹고 커피 한잔하면서 산책을 하기에도 좋았다.
회사 다니면서 유학 준비를 했었는데 종로 영어 학원 다니기에도 편리하고 좋았다.
대학교 때는 내가 되게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회사에 오니 정말 디자인을 잘하는 분들이 많았고, 제품디자인은 몸이 힘들어서라도 평생 하기 어렵겠다는 느낌도 받아서 진로 변경 결정을 내리기 쉬웠다.
시간이 지나고서도 삼전카지노 게임 추천 일을 해서 역시좋았다고 느끼는 것들이많다.인센티브를많이 받아서 2년 만에 유학비를 다 벌어 석사 유학을 갈 수 있었다. 대기업 선행디자인팀카지노 게임 추천 일했었기에 특허 신청도 제법 많이 했었고 시간차를 두고 등록이 된(재직당시는 안됨) 특허들은 계속 이력서에 넣기에 좋았다. 몇몇 입사 동기들은지금까지도 연락하는좋은 친구들/지인들이다. 삼성전자는 20년 전에도 좋은 회사였지만 점점 더 좋은(크고 돈을 잘 버는) 회사가 되어왔어서 이력서에 삼성전자가 들어가 있는 것 자체로 사는데 좀 도움이 된 것 같다.
삼전에서 일해서 안 좋았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일이 많을 때는 다 같이 저녁을 먹고 (어쩔 때는 술도 마시고) 다 같이 야근하는 문화가 있었다.
야근을 하고 나서 직원 휴게실카지노 게임 추천 낮잠을 잔다거나 하는 식으로 생활의 불규칙함이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실무자들 거의 모두가).
디자인 목업(mock-up) 평가/보고가 있다거나 하면 목업집에서 밤을 새우거나 목업집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목업을 들고 회사 출근을 했었다.
여전히 삼성에 다니고 있는 입사동기들과 일 년에 한두 번 이상 만나 회사 발전 상황 얘기를 들어왔는데, 삼성은 언젠가부터 탄력근무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근무 여건 개선이 많이 되었고,직원 복지도 거의 업계 최고 수준으로 좋아진 것 같다. 내가 늦게 태어나서 삼전에요새 들어갔다면 안 좋은 점을 하나도 못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삼전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면 엘지, 현대, 기아 등등 어디든 기술기반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대기업에 갔을 것 같다. 대기업이 아니면중소기업에 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디가 되었든 대학 졸업 후 일하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확실히 대학교육이 무슨 일을 하는 (할 수 있는) 직업인이 되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큰 관문/과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