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기는 <장르불문 글쓰기다. 문자 그대로 가리지 않고 썼다. 이게 자랑은 아니다. 그저 전력을 다해야할 시기에 애매하게 살았던 탓이다. 덕분에 뒤늦게 인정받으려니 이런저런 노력도 마다하지 않게 되었는데, 글쟁이에게 노력이랄 게 뭐가 있겠는가? 그저 뭐든 쓰고 봤다. 어쩌겠는가? 글로 밥을 빌어먹는다는 건 그만큼 힘든 일이다.
처음부터 힘든 일인 줄은 알았다. 우리 어머니가 입이 닳도록 했던 말이 글쟁이는 굶어죽기 좋다고 하던 데였으니까. 다만, 어릴 적의 나는 대책 없이 내 멋대로, 내 위주로만 생각했었다.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카지노 게임라, 내가 사는 세상의 주인공이란 착각. 그래서 어머니의 위협적인 충고를 가볍게 무시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들 말씀 중에는 무엇 하나 틀린 게 없다. 하하,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뭣하지만, 개빡세다.
글쟁이로 죽을까 말까에 대한 고민은 대학 시절 내도록 카지노 게임면서 정작 그 시절에 좋은 글을 많이 쓰지는 못했다. 겉멋만 들었던 탓이다. 개인적으로는 기억할 만한 작품을 썼지만, 모두에게 기억될 만한 작품을 쓰지는 못했다. 그렇게 애매한 솜씨라는 걸 확인했던 시간이라 고민이 깊었다. 결국 난 그냥 돈부터 벌고 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약한 인간의 나약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결정카지노 게임면, 돈이라도 확실히 벌었어야지….
어디 사연 없는 인생이 있겠는가? 모두가 카지노 게임듯이 카지노 게임게 내게도 사연이 쌓여가는 시간이 있었다. 시대를 거스르는 가난의 시간도 겪어보았고, 가난하다고 사랑을 떠나보낸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이 상흔으로 남아서 오늘날에도 가끔 상처가 욱신거릴 때가 있다.
그렇게 꽤 긴 시간을 우회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빛이 보였다. 잘만 하면, 그래도 명함으로 <작가를 파고 살 수는 있을 거 같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더 매서웠다. 제법 애를 쓰긴 했지만, 나의 초기작은 기대보다도 훨씬 덜 알려졌고, 난 또 한 동안 회사만 다녔었다. 여전히 겁이 많았던 거다. 나약한 인간이 나이만 먹었지, 조금도 나아진 게 없었다. 나약한 태도를 유지하며, 퇴사에 대한 욕심만 키웠지 퇴사를 하지는 않았다. 내가 퇴사를 카지노 게임 된 건 그로부터 자그마치 8년 정도가 더 흘렀을 때다.
그 8년간 글을 더 본격적으로 쓰지도 않았고, 실력이 더 향상된 것도 아니었다. 그냥 회사만 다녔다. 비겁하게. 그리고 퇴사하고 나서도 그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난 여전히 비굴했고, 카지노 게임가 잘 굽는 탓에 여기저기 일감을 받아서 생을 연명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무기 <장르불문 글쓰기의 원천은 사실 비굴함이다. 적당히 비겁하고 저열했기에, 버틸 수 있었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기만 할 수는 없다는 거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젠 조금 덜 카지노 게임해도 될 것 같으니 사고를 치고 싶어진 거다. 그렇다, 아낌없이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오롯이 글을 쓰는 인생이고 싶다. 그게 오늘날 내 욕심이다. 부끄럽지만 숨기지 못할 사실이다. 난 정말 나만을 위한 작품을 쓰고 싶다.
물론, 택도 없는 소리다.
내가 예술적으로 고명한 식견을 타고난 것도 아니고, 대중적인 센스가 아주 좋은 편도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장르불문 글쓰기가 가능했던 건 이런 애매함 덕이다. 명확하게 뛰어난 구석이 없어서 이런저런 장르를 쉽게 넘나들었고, 넘나들면서 그럭저럭 읽을 만한 글을 남겼던 거다. 그러니 제대로 몰입하여 작품 하나를 남기겠다는 건 사실 나와 전혀 맞지 않는 옷을 처음부터 다시 짜보자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나이 마흔을 넘어 오십으로 향하는 중반에, 그것도 애를 둘이나 키우면서 할 소리가 아님이 분명하다. 분명하지만, 욕심이 생겼다는 거다. 너무나 명확하게 경계로 그어둔 빨간 선을 기어이 넘어서고 싶다는 욕심, 아니, 욕망!
그러니 여전히 흔들리는 인생이다. 나약한 인간이 나이를 먹고, 가족을 만들고, 비굴하게 카지노 게임는 적당히 굽었지만, 여전히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거다. 분명 그런 처세 덕에 여기저기 일감을 받고, 이런 저런 글도 썼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기어이 선을 넘어버릴 자세다. 아니, 이미 반발자국을 들였다. 괜찮은가? 눈치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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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동안 톡이 왔다.
내가 선물했던 지난 출간 도서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감사했다. 그건 분명 내가 내 욕심을 그대로 살려 쓴 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머지 반발자국도 더 깊숙카지노 게임 들이밀어 보려는 중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후속작 하나 정도는 써도 괜찮지 않겠는가?
소설가 문수림입니다.
이곳에서는 가볍게 일상을 기록합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