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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테이크 Mar 04. 2025

첫 온라인 카지노 게임 너무 어.려.워

알잘딱깔센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우리 팀에 신입 변호사가 들어왔다.


오랜만에 무 분장도 바뀌어, 내 일의 일부를신입 B님이 받아갔다.다만 들어온 안건은인수인계 겸 같이 검토하기로다.아마 B님은 오자마자 생전 본 적 없는 법을들여다보게것이다. 변호사의 숙명이다. 특히사내변호사가 되생소온라인 카지노 게임 짜친(?)법령을 들추어 볼 일은 더 많아지고, 처음 보는 사업 구조도깊게이해야만 한다.


B님은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성실히 검토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민하는 스타일이었다.막히는 부분에 관해 나에게 의견을 물어보는데, 오랜만에 후배에게가이드를 하는 입장에서 고민스러웠다.그건리스크가 클 것 같은데요, 하고 손쉬운 결론을 전달해주면 서로 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매번 답안지 컨닝온라인 카지노 게임 문제풀이를 할 수는 없지.혼자 해결해볼 수 있는 실마리를 어떻게 드려야좋나고민하며이런저런 첨언을 하였다.


돌아온 검토의견 초안을 보니 음, 손댈 곳이 좀 많아 보였다.전화로 알려드릴까,하다 직접 빨간 펜을 들었다.


이 문단의 논리는 이 요건 검토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실무 특성상 여기까지는 포섭하고 의견을 더 확정적으로 드려야 사업에서 의사결정을 하시겠죠? 여기는 크게 이견 없고 표현만 조금 수정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해야겠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코멘트를 많이 붙였는데, 보낸 메일함에서 다시 보니 빨간 글씨가 너무 많다. 아차,형식이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이크로하고 압박스럽게 느껴졌으려나?갑자기 예전에 파트너 변호사들의 피드백에 잔뜩 긴장하고 질려했던 로펌 어쏘시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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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저년차 때는 어쏘 '풀'을 여러 파트너가 이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팀을 넘나들면서 일할 기회가 생긴다.변호사 업무는 도제식으로 배우게 된다고들 한다. 그건 로펌이나 사내변호사나 비슷한 것 같지만 아마도 가장 큰 차이점은기대감이아닐까. 로펌에서의 선배들은 얼마 터치 하지 않아도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온라인 카지노 게임 센스있게)"의 후배가 연성되기를 바라곤 한다.


기대에 완전히 부응하는 어쏘는 아니었던 것 같다. 특별히 누가 혼을 낸 것도 아닌데 자주 자괴감에 휩싸였다. 처음 들어보는 전문 용어들과 생소한 M&A와 금융 계약서들의 벽이 너무 높게 느껴졌다. 차근차근 뜯어보고 익히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 시키는 일을 하면서 배우기에는 내 '케파'가 역부족인 것만 같았다.


로펌 사무실은 변호사 한 명이 방 하나를 쓴다. 안 그래도 질문 하나 하는데 수백번 고민을 해야 하는데, 방문까지 닫혀있으면 어떻게 저 문을 열고 들어가나 또 백번 고민한다. 결국 마음의 문을 닫고 작은 방 안에서 울곤 했다. 그러다 기한은 닥치고, 퀄리티는 애매하고, 선배가 보기에는 영 "알잘딱깔센"과는 거리가 먼 결과물을 제출해버리고 또다시 자괴감에 휩싸이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처음 소송 사건을 맡아서 하게 되었을 때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몰라서 목차 먼저 잡은 것을 보내드리며 컨펌을 요청했었다. 아무 회신도 없었다. 알고 보니 다른 동료 어쏘들은곧바로 서면을 몇십장씩 써서 드리는 것 같았다. 괜한 일을 했구나 하면서 서면초안을보냈다. 그런데 돌아오는 피드백이 차디차다. 싹 다 고쳐쓰라는 말이다. 나름 중간보고로 목차 보내드렸을 때 같이 봤으면 좀 좋나?하면서도 밤새 울상으로 서면을 고치는 건 내 몫이다.


하루는파트너 변호사가 클라이언트에게예, 준비하겠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회신한이메일을 참조로 읽고도, 내 일이 될지 말지 모르겠어서 가만있다가 혼난 적이 있다. 또 어느 하루는 기한이 닥친 서면을 조금 늦게 보내고서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에, 파트너 변호사에게 '급한 건이니 꼭 언제까지 봐주시라' 따로 문자를 보낸 적도 있다. 당연히 돌아오는 답은 없다. 가만히 있어도, 뭔가 적극적으로 해 보아도 엉망진창인 때였다.


"알잘딱깔센" 후배가 되려면 앞서 본 온갖 시행착오를 반대로 실천하면 되었을것이다.

1. 눈치코치로 어느 정도 '정답'을 담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2. 결과물을 적절한 톤으로 잘 포장한다

3. 상황에 딱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윗사람을 설득할 줄 안다


10년을채워가는 마당에도 이렇게 일하기가 쉽지 않은데,입사1, 2년차 신입이이걸 벽하게 해낼 수 없던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빠릿하고 더 센스있게 일하지 못할까 자책하고 자존감을 갉아먹으며 로펌 생활을 버텼다.


돌이켜보니 새삼스럽게 안타깝다. 그게 정말 어리숙하기만 한 내 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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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라면 어쏘 변호사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까?


조금 답답하더라도 하나씩 알려주었을 것 같다.


지금 이 계약서는 좀 생소할 테니, 검토할 때 이 샘플을 같이 보면 좋을 것이라고. 서면 목차를 살펴보니 이렇게 수정하면 좋겠고 미리 공유해주어서 고마운데 다음에는 구두로 이야기해주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줘서 기한 놓치지 않을 수 있었고 다만 이메일은 실시간으로 체크하니까 문자는 안 보내도 괜찮다고.


같은 실수를 세 번째 했을 때는 상사의 책임입니다.
- 후배가 같은 실수를 한다면 자신을 돌아봐라, <일 잘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드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


그렇다고 로펌에서 만난 선배 변호사들의 책임을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들도 빨간 펜을 들고,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하나 막막함부터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클라이언트 사안들이 전부 다른데, 빡빡한 일정 속에 고난이도의 수임 건을 고품질로 해내야만 한다. "알잘딱깔센" 어쏘가 있어야지 본인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헤매는 신입에게 기회를 주고 시간을 들여 가르친다거나, 따뜻한 한 마디 베푸는 그 자체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사내 법무팀은 입장이 좀 다르기는 하다.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연차가 쌓이면서 보니 그 일들이 여러 사업부서 간에 얽혀 있기도 하지만, 하나의 일을 연혁적으로 파악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팀 안에서 이 역사를 공유하고 사업부서 간의 입장을 서로 알고 일을 해야한다.혼자서 임의로 처리하다가는 한 목소리로 소통이 안되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각 담당자가 이 일의 성격과 방식을 잘 아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후임에게 업무를 잘 인수인계하고 이해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업무의 하나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팍팍한 로펌에서 배려심 넘치게 업무 지시를 하고 후배를 살갑게 챙기는 건 사치일지 모른다.새삼 로펌에서 애정어린 가르침을 주던 선배 파트너 변호사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또 감사한지 모르겠다.






B님이 혹시 빨간 글씨에 질려버렸을까? 그 다음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조심스럽게 웃으면서 그 때 그거 어떻게 됐어요, 어려운 건 없었나요 물어보았다.


실은 나도 또렷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하던 건인지라 B님 내적 갈등이 상상이 되었다.안건의 경중을 생각해서 그렇게까지 더 고민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면서,검토 의견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B님이 "알잘딱깔센"이기를 바라지 않는다.지금 B 님이 엉뚱한 길로 간다면 오히려 내가 잘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게 맞다. 그저 조금 먼저 입사한 사람으로서 알고 있는 역사와 문제 해결의 단서를 적절히 드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이 회사 선배님들이 내게 해준 것처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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