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화홍련2024
전화 받아!
간밤의 생생했던 꿈 때문에 일어나서도 영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던 수정은 요리조리 잘 정돈된 방안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는 콧바람을 쌩 하니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출근 15분전. 수정은 벌써 회사에 들어와 14층에 멈춰있는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줄어들기만 기다리며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그녀의 오른쪽 어깨 위를 기어다니는 소름 끼치도록 작은 '토도독'거리는 움직임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으악!소리를 내지르며발작하듯 있는 힘껏 손등으로 세차게 그것을 떨궈버렸다.
“아야얏!. 수정씨! 사람 잡겠어~.”
돌아보니 최 팀장이 금세 벌겋게 부어오른 손을 잡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수정을 바라보고 있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뭐 벌레 같은 건 줄 알고. 죄송해요. 아프셨죠? 제가 좀 힘이 세서. 정말 죄송합니다.”
최 팀장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 만 깜빡이다가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자, 아래위로 눈을 한번 흘기고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손을 잡고 함께 승강기로 탑승했다.
“아니 근데 무슨 손이 그렇게 매워? 이거 봐 대번에 손이 부었어. 일부러 놀라지 말라고 뒤에서 살짝 어깨를 두드렸을 뿐인데 아침부터 강스파이크를 맞을 줄이야. 난 무슨 김연경인줄.”
수정이 대단히 미안해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쓸데없이 솔직했다.
“어떻게 아셨어요?고등학교 때까지 배구부였어요. 사실 제가 시쳇말로 눈에 뵈는 게 없냐, 소리를 들을 만큼 세상 무서운 게 없는 여잔데 또 아이러니하게도 딱하나 무서운 게 있다면 눈에 안 보이는 거! 그게 그렇게 무섭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또 뒤에서 갑자기 그러시면 그때도 어쩔 수 없어요. 죄송해요.”
최 팀장은 낮게 혼잣말로 툴툴거렸다.
“이건 뭐 사과야,경고야?.”
“네, 109 자살 예방 상담 전화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카지노 게임 추천의보람찬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최 팀장은 그런 수정과 그녀의 번호 33번을 번갈아 보며 쉬는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찜찜한 낯빛을 거두지 못했다.
드디어 그녀들의 쉬는 시간이다. 수정이 헤드셋을 내려놓자마자 최 팀장은 카지노 게임 추천의 손을 잡고 휴게실로 끌고 들어갔다.
당황한 표정으로 최 팀장을 올려다보며 눈만 끔뻑이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수상쩍은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선 채로 내려다보는 최 팀장.
“수정씨! 솔직히 대답해 줬으면 좋겠어.”
“네? 갑자기 무슨..”
“어제, 오늘 뭐 이상한 일 없었어? 정규직도 좋지만 일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보고 해야 하는 거야.참지 말고 얘기해.”
“네? 예를 들면? 어떤? 오늘 아침 같은 일요?.”
“아이 정말 대화가 안 통해! 그게 무슨 이상한 일이야? 오히려 날벼락은 내가 맞았지.”
“아 죄송합니다. 그럼 어떤?.”
“아.. 답답. 예를 들면 무슨 꺽꺽거리던지, 끽끽거리던지, 뭐 죽이느니 살리느니, 그런 장난 전화 있을 수 있잖아. 우리 같은 직업이 다 그렇지 뭐.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헛것이 보인다든지 그럴 수 있다는 거지 나는 관리자잖아. 자기들 정신건강 책임자. 당연한 질문이야.”
“아하! 그런 거라면 있었다고 해야 하나?.”
“그치? 있었지? 언제? 뭐라고 해? 죽겠데? 죽이겠데?.”
최 팀장의 안색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사전에 교육을 받았으니까요. 장난 전화에 대한것도. 그러려니 했죠. 아까도 119 전화번호 몇 번이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요.”
최 팀장은 천장을 한번 바라보더니 답답한지 자기 가슴께를 크게 내리쳤다.
“그런 거 말고 좀 심각한 거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든지 소름 끼치게 무섭다든지 그런 거 없었어?.”
“아유 다 무섭죠. 죽는다는 말만 들어도 무서워 죽겠어요. 앞에 있으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매달릴 텐데.”
수정이 말을 줄이며 커피를 뽑으려 몸을 일으키고 그런 카지노 게임 추천의 뒤통수를 향해 최 팀장의 손바닥이 올라갔다가 아참!하며 돌아서는 수정을 보고 바로 뻣뻣한 차렷 자세로 돌아왔다.
“어제는 이상한 전화가 한 통 오긴 했는데, 확실히 이상하긴 했어요. 33번을 연결해 달라고 해서 그 전 상담원을 찾나 싶었는데 받자마자 어떤 여자분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네 알겠습니다.’ 한마디만 하는 거예요. 난 아직 아무말도 안했는데. 이상하죠? 근데 전화를 안 끊는거예요. 메뉴얼상 내담자분이 먼저 끊어야 우리가 끊잖아요. 그래서 계속 듣고 있었더니 한 참후에 우당탕탕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무슨 싸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그래서 괜찮냐고 물어봤죠. 제 목소리가 안 들리는지 대답은 없었는데 그리고 한 십 분 후에 전화가 끊겼어요. 찝찝했죠. 가폭인가 걱정도 되고.”
“그리고? 뭐 다른 일은? 개인적인 나쁜 일은 없었고?.”
“저요? 없었는데요? 아.! 맞다. 그게 나왔..”
“뭐? 뭐야? 뭐가 나왔어?.”
최 팀장의 눈알이 벌써 미지의 공포를 마주한 듯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후들거렸다.
“나왔! 어야했는데…. 안 나왔어요.”
매우 아쉬워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표정과. 당혹스러움과 궁금증 그 어디서 맴돌고 있는 최 팀장의 표정이 서로 교차 되며 극F와 극T의 전형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아침에 똥이…. 모닝 똥이. 나와야 했는데. 안 나왔어요. 아…. 그래서 하루 종일 기분이 찝찝했구나. 모닝 똥을 싸야 하루가 잘 풀리는데.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좀 더 쉬시다 들어오세요.”
어떤 명쾌한 해답을 찾은 듯 밝은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는 수정을 향해 뭔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최 팀장이 조용히 알 수 없는 혼잣말을 한다.
“이제정말끝난 건가?.”
소주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골목을 울리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붉고 긴 그림자가 마당을 덮는다.
“삼촌...”
어린 수정은 그림자를 피해 숨어보지만 길었던 그림자는 어느새 시커먼 하늘이 되어 작은 아이 한 몸 숨을 곳 마저 삼켜버린다.
어른이 된 소녀는 어느 날 소주병을 달그락거리며 골목을 걷다 붉고 긴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주저앉아 펑펑 울고 말았다.
손톱에 피가 나도록 붉은 그림자를 긁고 또 긁었다.
참아왔던 눈물이 무너진 둑처럼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애써 외면해 왔던 그 순간들이 한 몸처럼 붙어있는 그림자처럼, 수없이 많은 손목에 상처들처럼 절대 지워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한참 울고 나니 피가 철철 나는 손가락이 가여웠다.
또 선홍빛으로 떠오르는 붉은 실타래 같은 손목이 가여웠다. 절규하듯 소리쳤다.
“그렇게 죽이고 싶었어? 이렇게나 많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내가 무슨 죄가 있어?
내가 죽을죄를 지었냐고! 아니, 난 안 죽어
내가 왜 죽어? 죽을 놈은 따로 있는데!
핏줄? 그거 내가 끊어.”
그제야 알았다.
그녀는 그동안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새겨왔다는 걸, 죽지 않으려고 죽을 만큼 발버둥을 쳐왔다는 걸 알았다.
챙그랑!
바닥에 뒹굴던 소주를 사정없이 내리쳐 들고
핏줄이 있을 그곳으로 걸어 들어간다.
어느새 어둠은 어른이 된 그녀도 품어줄 만큼
짙고 검게 물들었다.
뚝.뚝.뚝...
‘또야? 그래도 어제 꿈이 방금 꾼 꿈보단 낫지. 암. 오히려 그쯤에서 데려와 줘서 고맙네.’
수정은 연이은 악몽 속에서 그래도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지옥 같은 과거로 회귀하는 꿈. 그것은 꿈이 아닌 현실이었기에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 꿈도 정말 웰메이드야. 냄새까지 풍기는 4D극장에 온 거 같아. 이 비린내!부둣가가따로 없어. 눈을 뜨면 어제 그 여자가 또 눈알을 덜렁덜렁하고 나를 놀래키겠지? 눈을 안 뜨면 되지 뭐, 이수정 너는 천재야.’
수정은 눈을 질끈 감고 허전한 가슴팍을 더듬 거리다 발치에 돌돌 말린 이불을 두 다리로 끌어올렸다.
드디어 이불이 손에 닿는 순간 쓸데없이 잊고있던 본인의 약점이 떠올랐다.
‘아! 차라리 보고 말지 안 보이면 더 무서워. 나의 무한한 상상력 그것이야말로 공포지!.’
수정은 눈을 감고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들을 떠올리고 떠올렸다. 그것들이 눈을 뜨면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을.
“아아~~으으~~ 아아~~ 모르겠다. 나 눈 뜬다~~!!.”
눈을 뜨기로 마음먹고 이불을 목덜미까지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 순간 수정은 무력하게 눈을 깜빡이며 자기가 끌어당긴 이불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다.
이불이라기엔 너무나 딱딱하고 축축했다.서늘한 냉기를 뿜으며 동시에코를 찌르는 비린내와 똥통에 빠진 듯한 찝찝함이온 몸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불이라 생각하고 말아쥔 그것은 카지노 게임 추천의 몸 위에서 생명력을 얻은 듯 끼긱끼긱 기이한소리를 내며 고개를 쳐들려하고 있었다.
‘침착해, 꿈이야. 뭐가 또 덜렁 거리겠지. 그러다다 떨어져 나가면 뼈다귀 밖에더 남겠어?다뜯어 먹고 뼈만 남은 대왕족발을 떠올리자!무서울게 무엇이냐.’
천천히 숨죽여 내려다본다. 어둠 속에 희미하게 비친 자신의 하얀 열 손가락 마디마디에 이끼를 잔뜩 먹은 끈적이고 헝클어진긴 머리칼이 휘감겨 있다.
그제야 질겁을 하고 이불이 아닌 누군가의 머리통에서 급하게 손을 뗐다.
그러자 헝클어져 휘감겨 있던머리카락들이 손가락 사이에 잔뜩 끼어 숭덩숭덩 떨어져 나왔다.
“으아악! 이건,아니지!.”
수정은 불나게 손바닥을 이불에 벅벅 문지르며 뒤로 기어가다 침대 머리맡까지 바싹 붙어 앉았다.
“왠만한건 다 참겠는데 니 머리털을 내가 왜 뽑아야 하냐고 그 기분 더럽다고!.”
최소한의 접촉조차 피하려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벌렸더니 그 시커먼 덩어리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천천히 기어들어 왔다.
‘이건 꿈이야, 이카지노 게임 추천!현실보다 더 지독한 꿈이 어딨어? 어린 이수정 보다 더 끔찍했던 순간이 어딨어? 뭐가 무서워?.’
그렇게 마음을 먹자 오히려 이 기괴한 형태가 우습게 느껴졌다.
“어이! 어디까지 들어오려고? 나 남자좋아해. 여자끼리 이러는거 아니야~ 거 혹시 머리긴 남자야? 롹커? 그런거? 그래도 싫어.머리긴 남자 극혐! 알아? 언제 죽었는지 몰라도 요즘 MZ들은 너같은 것들을 극혐! 이라고해. 극혐!.”
순간 시커먼 덩어리의 낮은포복이 그대로멈췄다. 멈췄다기 보다 움찔거리다 물러났다.
‘어라? 저번엔 내가 말을 거니까 사라졌는데 이번엔 물러나? 말귀를 알아듣나?. 이건 또 이거 나름대로 일종의 성취감 같은게 느껴지고 퀘스트를 깬거같이 게임같고 재미지네. 그렇다면 다음 퀘스트로!.’
“어이 극혐! 너 어제 내가 누구냐고 물으니까 사라졌지? 또 사라질까 봐 일단 극혐이라고 부르겠어! 극혐이 찰떡이야. 꼬라지를 보아하니 백년전에 죽었다 해도 믿겠어. 극혐이 무슨뜻인지도 모를테니 설명해줄게 딱 너같은애들을 극혐이라고 부르는거야. 내가 불행하니 너도 불행해야겠다. 내가 죽었으니 너도 죽어야 겠다. 물귀신 같이 말이야. 다같이 죽자 뭐 그런 심보 아니야? 전형적인 물귀신! 남의 집에서 물 뚝뚝 흘리고 말이야~ 너 물에 빠져 죽었지?.”
우어어어엉---
“엄마야!.”
그 담대하던 수정도 이번에는 온몸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정도로 깜짝 놀랐다.
평온했던 침대가 큰 파도를 맞은 듯 들썩 이기 시작했고 작은 방안은 망망대해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시커먼 물로 가득했다.
성난 파도는 해일이 되어 시커먼 벽을 만들었으며 작은 침대는 곧 그 해일에 부딪히게 생겼다. 디스코 팡팡처럼 매트리스 귀퉁이를 붙잡고 겨우 매달려 있던 수정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미안미안 어푸어푸푸! 내가 너무했어. 물귀신 취소!.”
그러나 꿈인지 생시인지 비릿한 물이 입안 가득 차오르고 매트리스를 붙잡고 있던 손에서도 힘이 빠지고 있었다. 거센 파도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수정은 본인이 했던 말을 주워 담으려 정신없이 떠들기 시작했다.
“롹커 아니야! 예뻐예뻐!! MZ!!MZ!! 미안해 물 뚝뚝 흘린 것도 괜찮아! 섹시해! 젖은 머리! 이것도 아니야? 극혐인가? 극혐 싫어해? 극혐 절대 아니야. 좀 봐줘라. 말로 해 말로! 제발 나 수영 못해!.”
더 이상 수정도 떠들 수 없게 되었다. 정말 끝도 없는 물속으로 빠져들게 생겼다. 정신이 아득해지려던 그 순간
‘아 이렇게 억울하게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동시에 뇌리를 스친 정답.
'아, 너도?.'
답을 찾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 마지막 힘을 짜내 있는 힘껏 손을 뻗어 다시 매트리스를 붙잡고 소리 질렀다.
“허헉..너, 억울하게 물에 빠져 죽었구나!.”
말을 마치자마자 수정은 매트리스에 기대어 눈을 떴다.
반사적으로 탁상시계를 올려다봤다.
시간은 03:33분
다음날-
최 팀장은 출근하자마자 카지노 게임 추천의 빈자리부터 살폈다. 역시나 그녀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아이고야, 하나님 맙소사! 얘기를 해야 했어. 그렇게 밝고 싹싹한 친구를..하아..”
카지노 게임 추천의 자리를 등지고 그녀의 의자에 기대서서 붉어진 눈시울을 훔치려는 그때
“팀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수정이었다.
“어머나 깜짝이야! 귀신이야 사람이야?.”
“왜 그러세요? 아무리 제가 어제는 실례를 좀 했기로서니 살아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 그러시는 건 좀.. 직장 상사 괴롭힘이 이런 건가요?.”
그제야 최 팀장은 손목을 걷어 올려 시계를 봤다. 정확히 출근 시간에 맞춰 온 수정. 서둘러 자리에 앉아 일할 준비를 한다.
“아니, 정시에 출근하는 게 맞지. 나 꼰대 아니야. 그리고 뭐 자기가 괴롭힌다고 괴롭힘당할 사람이야?.”
최 팀장은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치를 보며 자기 자리에 앉았고 아무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몇 번이고 다행이다 다행이다 속으로 말했다.
“33번 콜 받으세요.”
“네 33번 콜 받았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109 자살예방 상담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이어지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침묵에 최 팀장이 그 즉시 모니터에 떠 있는 시간을 확인한다.
“아!.”
그녀의 낮은 한숨소리.
최 팀장은 한동안 수화기를 내려놓고 콜도 받지 않은 채 수정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통화가 끝났다. 굳은 표정의 수정을 확인한 최 팀장은 무언가 결심한 듯 그녀를 휴게실로 데려간다.
“그 전화지?.”
“무슨..”
“첫날 받았다는 전화 맞지?.”
“어떻게 아셨어요?.”
최 팀장이 갑자기 와락 수정을 끌어안았다.
“그만둬. 수정씨 일 그만둬라. 아니면 그냥 좀 쉬어 다른 자리 비면 그때 복귀해. 이 자리는 안 돼. 내가 다시 위에 건의할게.”
카지노 게임 추천의 표정도 무언가 복잡해졌다. 복잡했던 심경이 더 꼬이고 망가져 버렸다. 물음표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숨막히게 다가왔다.
그래도 수정은 결심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을 외면하지 않기로. 또 다른 이카지노 게임 추천의 손을 잡아주기로 약속했다. 최 팀장의 몸에서 빠져나온 수정이 말한다.
“들었어요. 들렸어요. 첫날은 듣지 못했던 게 들렸어요.”
“뭐? 통화가 달라졌어? 그럴 리가..”
“들으려고 하니까 들렸어요. 우당탕하고 한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는데 집중하고 들으니까 들렸어요. 남자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게 정말이야? 말도 안 돼. 뭐라고 해?.”
최 팀장은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말을 끝까지 듣고 싶었다.
그러나 수정은 치켜뜬 눈으로 천천히 호를 그리며 다소 이해하기 힘든 말을 뱉었다.
“지배자의 목소리! 지배자의 분노! 설명해 드리기 힘들지만 저는 알 수 있어요. 상대를 오랫동안 소유물로 생각해 왔을 때 그 소유물이 반항하거나 역으로 공격하려고 할 때 그런 목소리가 나와요.”
깊은 한숨을 꺼내려다 멈칫 진지한 표정의 수정을 바라보고 다시 길게 내뱉는 한숨 속에는 그녀의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다.
“아후~ 내가 정말.. 지배자? 분노? 어후.. 속터져. 그래서? 그 지배자가 뭐라는데?.”
“그건.. 그 뜻은 네가 감히?? 그런 분노로 덜덜 떨리는 그런? ‘으으으으으으으~~~’ 였어요.”
최 팀장은 방금까지 수정을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했었던 본인이 한심스러워질 지경이었다.
“으으으으으?? 의성어를 해석까지 하셨다? 아이구 두야.. 그래 다 좋다. 수정 씨 말이 다 맞다 치자. 이렇게 하자 내일도 전화가 오면 녹음해! 그럼 되잖아.”
“아 팀장님 우리 내담자 동의 받고 녹음 해야 하는데, 여자분이 대화 자체가 안되는데요. 자기 할 말만 하고”
“그냥 녹음해 어차피 동의 못 받아.”
“그러면 그거 불법 아닌가요? 우리의 직업윤리 첫째가 비밀 유지잖아요.”
“몇번 말해? 동의 못 받는다고? 죽은 사람 동의를 어떻게 받아?.”
“넹?.”
수정은 정말 황당하다는 듯 얼굴 크게 물음표를 띄웠다.
“카지노 게임 추천씨가 겁먹을까 봐 말 못 했어. 미안해.
사실 죽은 여자가 계속 전화를 걸고 있어. 그 자리에 앉은 33번 상담원에게.”
작가의 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원래 2편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또 글이 늘어지게 됐네요. 아직 중요한 이야기는 시작도 못 했는데 큰일입니다. 자매의 이야기 말이죠. 어떡하죠? 그래도 3편 봐주실거죠?
안봐주면 전화 걸거야.....전화받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