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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나 Mar 28. 2025

카지노 게임 추천 생라면

기분을 풀어주는 최고의 방법, 아니면 최선의 방법.

아그작아그작 씹을 때마다 꾹꾹 배어 나오는 고소함이라니. 21년 그쯤이었던 것 같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던 그 어느 날. 시작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카지노 게임 추천 한 움큼 씹어 먹었는데 씹을수록 느껴지는 그 고소함이라니. 그런 단단하고 바삭한 걸 씹어 먹는 식감이좋았고, 씹다 보면 느껴지는 고소함이 좋았다. 근 1년을 먹었던 것 같다. 인터넷에서 한 봉지에 1kg짜리가 있어서 사다 먹었는데 점점 사 먹는 주기가 너무 빨라져서 2 봉지씩 사다가 나중에는 3kg짜리를 사서 먹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 달 남짓 다 먹어버리고야 말았는데. 이게 또 회사에 있었으면 안 먹었을 텐데 집에서 일하면서 부득부득 열이 나고 화가 나니 카지노 게임 추천를 씹어먹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가면 배가 든든해지면서 마음이 조금 관대해지기도 했고. 그리고 관대해지는 마음처럼 몸무게도 같이 늘고.


어릴 때부터 라면 부셔먹는걸 참 좋아했다. 당연히 엄마는 못 먹게 했기 때문에 이리저리 숨어서 먹곤 했다. 수프의 진한 짠맛과 감칠맛도 한몫했지만 그래도 단연 그냥 생라면을 아그작아그작 씹어먹을 때의 그 고소하고 달달함이, 기름절여진 맛도 좋았던 것 같다. 중학교 때 밤샘 독서실에서 친구들과 모여서 두 세 봉지씩 부셔먹고, 남은 잔해들을 그러 모아 봉지에 뜨거운 물을 담아 뽀글이까지 완벽하게. 그래서 그때쯤에도 살은 푹푹 쪘다. 역시 탄수화물 최고. 아마도 그때도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던 때라 나름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스트레스를 생카지노 게임 추천 부셔먹는 걸로 풀었는지도.


요즘엔 일을 안 해서 카지노 게임 추천지 예전처럼 화가 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거의 없나. 물론 아직도 불안한 카지노 게임 추천상태에 위태위태하고 고민이 많지만 화가 나서 열받는 일은 없는 듯하다. 집에만 있는데 나만 잘하면 되는 걸 구태여 열낼 이유가 있나. 그리고 카지노 게임 추천도, 생라면도 먹기 전에는 너무 먹고 싶어 미치겠는데, 먹는 동안에도 신나는 데,다 먹고 나면 현타가 온다. 다 크고 나서는 먹고 나서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왜 못 참았을까 자괴감만 든다. 그 카지노 게임 추천상태를 알면서도 먹기 전에는 당장에라도 부셔먹지 않으면, 카지노 게임 추천를 꺼내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조바심 마저 든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배라도 불러야 하나. 배가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걸로도 마음이 달래 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운동하고, 적당히 건강하게 먹고,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이대로 멈추면 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우울했다.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다. 집에서 맨날 먹는 양배추 먹을 생각하니까 더 기분이 안 좋아진다. 이런 날엔 비싼 걸로 점심을 사 먹고 들어가면 좋겠는데. 뭘 먹지. 쌀국수도 좋아하고, 오므라이스도 좋아하고, 카레라이스도 좋은데. 아, 역 앞에 마제소바도 괜찮고. 아냐 그치만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좋지 않아. 분명 먹고 나면 후회하고 말 거야. 그럼 좀 더 건강한 걸로 찾아볼까. 비싸서 평소에 잘 안 먹던 연어샐러드를 먹으러 갈까. 게다가 오늘은 날도 반짝반짝해. 점심은 비싸고 맛있는 걸로 햇살 보면서 외식을 해야겠다,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가. 집에 배송완료된 라면이 생각나면서 그냥 라면을 부셔먹으면 가성비, 아니 가심비 있게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아니면 카지노 게임 추천도 집에 항시 대기 중이고. 그렇게 시장을 지나다가 곱창볶음도 매콤하니 맛있겠는데. 역시 스트레스에는 매운맛이지. 집까지 걸어가는 15분 남짓, 점심을 뭘로 먹어야 나의 이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한다.


집에 들어와서 채선 양배추에 들기름과 들깻가루를 듬뿍 넣고 참치액 살짝 넣고 비벼서 도시락 김에 싸 먹는다. 절반정도 남았던 훈제 닭가슴살과 구운란을 하나 까서 먹는다. 간단하고 맛이 없진 않다. 오히려 짭짤해서 좋아하는 맛이다. 그치만 탄수화물이 없다. 역시 탄수화물이 들어가지 않으면 마음이 달래 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평소처럼 생라면 부셔먹고 카지노 게임 추천 씹어먹으면 후회하겠지. 아마 이천만 프로의 확률로 몸에 좋지도 않은 걸 굳이 마음 탓 하며 주워 먹었다고 후회하겠지. 이래서 사람들이 화나거나 속상하면 술을 마시는 걸까. 몸에 안 좋은 걸 분명 알고 있는데 그 행동의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 결국 손이 가고야 만다. 나는 오늘 참을 수 있을까. 배는 부른 듯 하지만 아무래도 탄수화물이 주는 포만감이 없다. 어디선가 봤는데. 그런 걸로는 실제로 스트레스가 풀어지는 게 아니라고. 어쩌면 좋을까.


결국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먹는다. 라면도, 카지노 게임 추천도 피하고, 최선을 다해 그나마 건강해 보이는 걸로 골라본다. 확실히 시리얼을 말아먹으니 배가 든든하다. 마음도 좀 풀리는 것 같다. 우유를 같이 먹었고 그전에 야채를 먼저 먹었으니 적당히 잘 먹은 게 아닌 가 싶다. 카지노 게임 추천와 라면이 주는 그 와작와작 식감을 느끼지 못한 게 조금 아쉬움을 남았다. 마음이 좀 풀리지만 상황이 나아진 건 아니다. 먹는다고 상황이 좋아진다면 다들 마구마구 먹고살겠지. 스트레스가 쌓이고 기분이 가라앉을 때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이런 소모적이고 자학적인 방법은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보통 현실 도피를 하고 싶어 질 때면 책을 보거나 웹소설이나 웹툰을 하나 파고든다. 매일같이 업데이트되는 것도 보고 있지만 하나 골라서 몇 시간을 몰아보면 살짝 현생을 잊을 수 있어서 좋다. 다만 이것도 보는 동안에만 유용한 거라서 보고 난 후에는 라면처럼 후회가 된다. 나에게 남는 게 없다. 책을 선택한다면 그나마 남는 게 있을 텐데. 그런 책들은 오히려 손이 잘 안 가는 게 문제. 왜 이렇게 몸에 좋고 마음에 좋은 건 하기가 쉽지 않은지. 숏폼을 보면서 현실도피를 해보려 했지만 유튜브 설정을 바꾸고 나선 길어야 30분, 1시간을 잘 못 넘긴다. 알고리즘을 포기한 대가. 오늘은 공기도 좋고 날이 좋아 달리기나 한번 할까 했지만 몸은 쉬운 길을 택하라고 소곤거린다. 뛰는 것보다 먹는 게 편하잖아.


역시 일이 문제인가. 아무 일이 없으니까 자꾸 안 좋은 생각에 파고드는 걸까. 정신없이 일이 휘몰아 치면 우울해질 틈이 없을 텐데. 이렇게 이상한 생각에 파고드는 것도 시간이 많아서 그런 거겠지.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남는다고 버리고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거지. 한심하다. 안 되겠다. 글이라도 써. 뭐라도 써. 뭐든 하라고. 커피 한잔을 따뜻하게 내려놓고 컴퓨터를 켠다. 노래도 하나 틀어둔다. 밖에는 햇볕이 따뜻하다. 공기는 쌀쌀맞지만그래도 이게 어딘가. 멀리서 보고 있으면 하염없이 평화로운 오후. 이런 날에 무슨 카지노 게임 추천이 그렇게 쌓여서 혼자 기분이 카지노 게임 추천 건지.조금 사치스러운 같기도 하다. 진작 분갈이 흙이라도 사놓을 걸. 뭐라도 사부작거려야겠는데.


찬찬히 돌이켜보니 아예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법을 모르고 살았다. 그동안 어떻게 멘탈 관리를 해온 걸까. 관리할 멘탈이 없었나. 알고 있는 방법들 중에 건강한 게 없는데. 스무 살이 넘고 나서는 그냥 술만 마셨지. 생라면을 부셔먹고, 카지노 게임 추천를 씹어먹고. 뭐 이런 것 밖에 모르는 걸까.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풀면 안 되겠는데. 결국 건강하게 풀려면 산책이나 달리기, 운동인가. 좀 생산성 있게 풀고 싶다가도. 그냥 내 마음 달래는 거 자체가 의미있는 거 아닌가. 그거 하나면 충분한 거 아닌가. 굳이 몸에 좋고 결과가 좋은 걸 찾아야만 하는 걸까. 하지만 그런 걸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들었다가는 마음은 잠깐 달래지고 다시 후회할 거잖아. 하고 나서 만족할 만한 행동을 해야하지 않겠어? 후회가 쌓이는 건 이제라도 줄어야지. 알았으면, 알고 있으면 고쳐야지.


왜 하루 종일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은 또 이렇게 난리인지. 오늘이 다 지나갈 때까지 안 먹고 버텨낼 수 있을까. 먹어야 끝날 것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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