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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철탑 밑이었다. 철탑 밑의 수풀 더미에서 마동은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마동이 눈을 떴을 때 습한 공기가 나무사이를 통과하면서 나뭇잎 특유의 냄새를 전해주었다. 나뭇잎 냄새 사이에는 슬픔의 냄새가 있었고 핏빛의 냄새도 있었다. 부자연스러운 냄새. 모순의 냄새였다.
무엇일까.
냄새는 언젠가 진하게 맡아본 냄새였다. 애써 잊어버리려고 했던 냄새. 잊어버릴 수 없는 냄새. 후각은 브라운관의 영화처럼 기억을 재생시킨다. 냄새의 기운.
나는 왜 여기 쓰러져있을까.
카지노 가입 쿠폰은 눈을 홉뜬 채 그대로 누워 있었기 때문에 숲 속의 풀이 팔과 다리에 와닿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 때문에 깔려있는 자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풀거림이 팔과 다리에 닿을 때 간지러운 감촉이 좋아서 카지노 가입 쿠폰은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자신이 왜 여기 누워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떠 올려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말처럼 달리고자 아파트를 벗어났다.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최원해를 만나서 같이 조깅을 했다. 최부장은 힘들어했고, 카지노 가입 쿠폰은 코스를 바꾸었다. 저수지를 끼고 만들어놓은 산행 길로 코스를 정하고 같이 올랐다. 그리고 또 그리고, 다음이 없다. 그저 눈을 떠보니 여기에 쓰러져 있었다.
다시 한번 마동은 여기에 왜 누워있는지에 대해서 설명 가능한 이유를 찾으려 했다. 바람이 한 번 불었다. 부자연스러운 냄새가 계속 풍겼다. 이 냄새는 마동이 진하게 맡아본 냄새가 맞았다.
오래전이었다. 어린 시절에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살고 있던 마을이었다. 경진시에서 하루에 두 번 다니는 버스를 타고 50분가량 굽이진 도로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마을. 경진시 참근읍에 위치한 마을.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에 학교가 없어서 학교까지 걸어가려면 작은 산을 하나 넘어야 했다. 아버지의 어이없는 사고사. 아버지의 사고에 카지노 가입 쿠폰은 자신이 깊게 개입을 하고 있다는 충격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고 나이가 들수록 거대한 여귀처럼 주위에서 맴돌았다.
어린 시절의 자세한 기억은 없다. 뜨문뜨문 중간중간 떠오르는 기억들. 그 기억 속에 10살 때의 일은 지울 수 없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살고 있는 동네 위에는 기차가 다니는 숲 속의 철길이 있었다. 철길은 어린 카지노 가입 쿠폰의 놀이터이자 전쟁놀이를 했던 전쟁터이기도 했다. 전쟁터라고 생각이 났다면 같이 전쟁놀이를 모의했던 친구들이 있다는 말이다. 철길 위에는 위험이 주위에 도사리고 있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과 친구들은 철길 위에 올라서서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말 타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 맞아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과 시간만 나면 나는 철길을 찾아가서 그곳에서 놀았지.
마동의 옆에는 친구 두 명이 있었다. 마동은 친구들의 얼굴도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친구들과 전쟁모의는 언제나 철길 위에서 시작되었으며 그곳에서 끝을 맺었다. 끝을 맺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은 내일 또 모이자는 묵언으로 합의를 한 터였다. 철길은 아이들의 숨결이자 육체의 한 부분이었고 집결의 장소가 되었다. 마동은 끝이 보이지 않는 철길이 좋았다. 철길을 따라 끝없이 난 길을 따라가면 세계의 끝에 도달할 것만 같았다. 매끈하고 아름답게 죽 뻗어있는 철길을 오랫동안 쳐다본다는 것이 마동과 친구들은 좋았다. 철길 사이에 박혀있는 돌도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과는 달랐고 철길에 엎드려서 한쪽 눈을 감고 저 끝의 궤적을 바라보는 것은 마동과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놀이였다. 철길 위로 올라오는 레일의 알 수 없는 냄새와 거부할 수 없는 차가운 감촉 그리고 검은빛을 닮은 쇠붙이의 기이한 색은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때 낌새가 느껴지면 철길 위에 귀를 갖다 대고 아이들은 숨을 죽였다. 그러면 저 궤적의 끝에서 달려오는 기차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소리가 전부 꺼져버린 고요한 세상에 숨 쉬는 고래처럼 쿠둔 쿠둔 하는 소리가 점점 다가오는 것이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소리.
마른침을 삼키게 만드는 소리.
오로지 궤적의 끝으로 모든 것을 집중시키는 소리.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