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퍼벙!!!...”
‘아 쉬바, 깜짝이야...’
수상한 모자를 떠올리던 승환은 커다란 폭발음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곧이어 더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승환의 심장이 벌컥벌컥 뛰었다. 그는 수진 모녀를 봤다. 잠든 수진 곁에 공허한 눈을 한 수진 엄마가 앉아 있었다. 딸에 대한 걱정, 애틋함은 없었다. 그저 의무감 뿐. 모성 없는 엄마의 차가움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진짜 여기 있다가는 나도 미치겠다. 어떻게든 나가야겠어.’
승환은 수진 엄마에게 남은 해열제를 건넸다. 복용법 등을 신신당부하고 천막을 나섰지만,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몇 걸음 못가 다시 수진의 천막으로 돌아간 승환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언제 일어났는지 수진이 일어나 꼿꼿이 서 있었다. 수진 엄마도 곁에 꼿꼿이 서 있었다. 천막 입구쪽을 말없이 보던 둘의 눈이 서서히 위로 올라가더니 곧 완전히 뒤집혀 흰자로 변했다. 승환은 공포에 질려 천막 밖으로 뛰쳐 나갔다. 그의 뒤로 곧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하는 소리가 따라 들렸다. 곧 기괴한 울음 같은 떼창이 강당에 울렸다. 어제보다 큰 소리였다. 승환은 도망쳤다. 하지만 소리로부터 도망칠 곳은 없었다. 그는 귀를 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첫 번째 칸은 잠겨 있었다. 두 번째 칸을 열자 눈이 뒤집혀 떼창 중인 김 과장이 그를 반겼다. 승환은 다시 도망쳤다. 그리고 자기 천막에 돌아가 귀를 막고 웅크려 앉았다.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모노톤의 기괴한 떼창은 2분여 간 더 지속됐다. 떼창이 멈추고 강당에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두려움에 웅크린 몸을 펼 수 없었다. 누가 그를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귀를 막았던 손을 뗐다. 김 과장이 뒤에서 그를 부르고 있었다.
“허 대리, 거서 뭐하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고개를 들어 김 과장을 쳐다봤다. 김 과장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과장님... 괜찮으십니까?”
“개안치. 와?”
“좀 전에 화장실에서...”
“아, 눈치 챘나? 맞다. 내 똥싸고 왔다. 와? 냄새 심하나?”
“그게 아니고, 그... 소리내신 거요..”
“뭔 소리?”
“그게... 좀 전에 ‘아아아...’ 하신거요.”
“일마 뭐라하노?”
“어제 봤던 그 사람들처럼요. 과장님도 ‘아아아...’ 하셨잖아요.”
“내가?”
“네.”
“글마들처럼?”
“네.”
“내가 언제?”
김 과장도 자신의 떼창을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진심으로 두려웠다.
‘이런 게 세상에 퍼지고 있다니... 설마 우리 와이프랑 딸도 감염된 건 아니겠지?’
그는 탈출에 대한 마음을 강하게 굳혔다.
‘감염자들은 어제 점심 때 쯤에 잠들어서 밤 10시에 일어났지. 오늘은 내가 자느라 사람들이 언제 잠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깨어난 건 또 밤 10시 즈음이었어. 밤 10시에 깬다... 무슨 패턴일까?’
“허 대리, 뭐 그래 심각하노?” 김 과장이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적당히 둘러대며 천막 밖으로 나왔다. 상황을 다시 확인할 목적도 있었다. 사람들이 강당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다. 모두 온순한 양 같이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무서웠다. 그들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람들 틈에 적당히 섞여 유일한 탈출구인 강당 출입문을 관찰했다. 출입문을 지키는 사람은 군인 두 명뿐이었다. 그 두 명이 순찰도 겸하는 듯 보였다. 사람들이 잠들면 입구를 지킬 필요도 없을 터였다.
‘순찰은 정각마다 둘이서 돌았어. 그 말은 순찰할 때 입구가 빈다는 거지. 순찰 때 천막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걸로 봐서는 인원 확인은 안한다는 거겠지? 그럼... 입구랑 제일 가까운 천막에 미리 숨어 있다 두 번째 순찰할 때쯤 탈출해야겠다.’
탈출을 머릿속으로 그리자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심장이 다시 쿵쾅거렸다. 강당 입구를 살피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눈에 강당 입구 밖, 낯선 회색 컨테이너가 들어왔다.
‘내가 들어올 때는 없었던 건데... 설마 군인들 임시 본부 같은 건가?’
승환은 순간 덜컥 겁이 났다. 그래서 돌아섰다. 수진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수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과 얘기 중이었다. 아픈 수진, 무관심한 엄마, 흰자위를 보이며 둘이 꼿꼿이 서서 소리내던 모녀의 모습이 차례로 승환의 뇌리에 스쳤다.
‘아니다! 무조건 나간다! 여기 계속 있다간 어떻게 될지 몰라. 하진이랑 와이프한테 꼭 가야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천막으로 돌아왔다. 김 과장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담요에 누운 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자신의 계획을 떠올렸다. 자꾸 입구 밖 컨테이너가 마음에 걸렸다. 허술한 경비체계를 생각하면 막상 별것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조용히 사람들이 다시 잠들길 기다렸다. 마음속 가시 뭉치가 이리저리 굴러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