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만난 나의 소울
안녕,
내가 이렇게 편지를 쓰고 싶은 이유는 네가 나를 많이 닮아서일 거야. 널 만났을 때, 너는 나보다 많이 어린 청년이었지만 너를 볼 때마다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어.
이 말은 그때 하지 못했지. 우리는 직장 동료와 다름없는 사이였고, 너는 그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내 옆에서 도와주는 위치였기에 우리는 서로 깍듯하게 존대를 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였지.
카지노 게임 추천 몸을 쓰는 일을 잘 못해. 운동 신경이 정말 '제로'라고 할 수 있고 겁이 많지. 그런데 외국에 나와 살면서 여러 일들을 부딪히며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깡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여기서 내가 만난 남자 친구는 핸디맨처럼, 늘 해결사처럼 내가 못하는 것들을 척척 해주곤 했어. 그래서 내가 완전히 독립하는 것이 더 힘들었는지도 몰라.
어쨌든 너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새 노트북이 필요했고 또 컴퓨터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도움을 받고 싶었어. 내 안에 있는 편견이 어린 청년이라면 반드시 컴퓨터를 나보다 잘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첫날부터 넌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어. 그리고 몸을 써야 하는 현장에서 너는 늘 다치고, 난 네가 제대로 노동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 우리와 같이 일하는 독일 사람이 내게 와서 네 얘기를 한 적도 있단다. 태어나서 너처럼 일을 못하는 사람은 처음 봤대. 미안.
그런 너와 두 달가량 일을 하면서 우린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 너는 문학과 축구를 좋아해서 독일에 왔고, 몸 쓰는 일은 못해도 문학을 사랑하는, 책을 좋아하는 너였어. 그런 네가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내게 한 말이 내내 잊히지 않아.
“전 한국의 평범한 중산층 집에서 태어났고, 형은 영화 공부를 하고 저는 언론 쪽 공부를 선택했는데 부모님이 저희에게 어떤 강요도 하지 않으셨고, 또 전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 만큼 부모님이 도와주고 계시죠. 그래서 늘 일종의 미안함 같은 것이 있어요. 부모님께 미안하다기보다 저처럼 자신을 위한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는 위치에 놓인 사람들에게요. 우리가 태어카지노 게임 추천 건 우리의 선택이 아니잖아요. 전 운이 좋았을 뿐이죠. 그래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요.”
나는 그때 내 코앞의 일들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때였는데, 그 말을 듣는 동안 독일의 그 시끄러운 지하철역이 순간 고요해지는 느낌을 받았어.
내게 따라다니던 알 수 없는 죄책감도 그 비슷한 것이었을까. 그럼에도 나는 늘 지금 내게 없는 것만 불평해 왔는데, 너는 이 불평등한 세계를 이미 다 알고, 겸손의 미덕까지 갖춘 아이였던 거야. 내가 편지 처음에 네가 나를 많이 닮았다고 한 것은 네가 가진 미덕의 부분이 아니라 몸 쓰는 일보다 책상에 앉아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한다는 점이야.
넌 나보다 훨씬 훌륭하지.
지금 너는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까. 그 일이 마무리되고 또 모든 인연이 그렇듯, 몸이 멀어지면서 우리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지. 그런데 카지노 게임 추천 가끔 널 생각해.
너와 나란히 걸으며 나눴던 대화들.
카지노 게임 추천 너와 있을 때 나 혼자 있는 것처럼 편안했어. 그리고 넌 최고의 동료였어.
내가 많이 고마웠다는 말을 했던가. 우린 문학, 예술부터 연애 문제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고, 내 개인적인 문제, 예를 들면 독일에서 핸드폰 구입하기와 집 렌트하는 문제까지도 도와줬던 너였는데. 사실은 내가 너와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져서 또 한편으론 두려웠던 것 같아. 네가 어느 날 한국에 있는 여자친구보다 나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눈다는 말에, 그녀와의 대화에서 자꾸 빈 공간이 생기고 있다는 말에.
내 안의 편견이 또 튀어나와 저 어린 소년에게(그땐 네가 정말 ‘문학 소년‘처럼 느껴졌어) 내가 많이 의지하고, 이러다가 이성으로 느껴지게 되면 어쩌지…라고 한 번쯤은 생각했던 같아.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카지노 게임 추천 선을 긋기 위해 많이 애썼어.
마치 예전에 못한 고백을 하는 것 같지? 카지노 게임 추천 너의 그 미덕을 좋아했어. 카지노 게임 추천 너의 고운 마음을 참 좋아했어. 그 어설픈 몸짓을, 그럼에도 매번 모든 일에 애쓰는 모습을.
미래의 성공과 돈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세상의 원리, 진리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모습을.
지금 생각해 보니 매일 일이 끝나면 넌 나를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주고 지하철 타고 가는 것을 묵묵히 봐주곤 했었네.카지노 게임 추천 분명 안 그래도 된다고 했을 텐데. 내가 일 때문에 많이 힘들 때 너는 내가 부탁하기 전에먼저 나를 도와주려고 했고 늘 내 편에 서서 불평들을 들어주곤 했지. 그 마음이 느껴져서 집에 와 펑펑 운 적이 있었다는 걸 너는 알까?
이 세계에서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을 만카지노 게임 추천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너는 이제 알까?
카지노 게임 추천 여기서 늘 네게 안부를 전해. 나와 영혼이 어딘가 닮은 네가 아프지 말고 잘 살아주기를.
네가 나에게 ‘고요한 순간’을 선물했던 것처럼 타인에게도 그런 선한 영향을 주는 어른이 되어가기를.
잘 지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