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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 K Mar 11. 2025

To Sir J.

-미워하는 마음보다 슬퍼하는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한동안 독일인인 당신과 영어로 많은 이메일을 주고 받았었는데 말이죠.당신은 제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분이기에,언젠가 제 마음이 편해지면 카지노 가입 쿠폰 이야기를 어딘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가 9년 전 베를린에 머물 때 친했던 제 친구 S가 당신과 일하기로 했다고 했을 때, 전 그 순간 큰 호기심을 가졌죠. 그러다 그 친구와 함께 참여한 그룹 전시회에 당신이 왔고 저와 직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지만 건너 건너 전 당신이 계신 곳을 둘러보게 되었고, 처음 카지노 가입 쿠폰의 인상에서 느껴지던 그 위험한 느낌은 차차 사라졌어요.

무엇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제게 애인이라고 소개했던 분, 당신과 비슷한 나이의 그 여성분의 인상이 너무 좋아서 안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TMI:그 여성분은 결국 당신 곁을 떠났고 저와는 아주 가까운 친구가 되었죠)


저는 당신이 예술 쪽에서 일하고 이를 큰 사업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들었기에 제게 필요한 분이라고 믿었습니다.

제 친구 S가 제게 경고했는데도요, 결국 그녀는 카지노 가입 쿠폰과 일하다 관계가 틀어져 카지노 가입 쿠폰을 안 보고 지냈는데 전 오히려 그 친구와 멀어졌고 카지노 가입 쿠폰과 함께 일하기로 결심했죠.

그때는 저의 욕심이,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라도 이곳에 제대로 자리 잡고 싶다는 그 욕심이 눈을 가려 전 소중한 제 친구를 잃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어요.


카르마. 저는 종교가 없는데 카르마를 믿어요.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면 그만큼의 상처를 돌려받게 된다는 것. 사랑과 친절한 마음이 또 그렇게 돌고 도는 것처럼요.

제가 당신에게 그 상처를 받았냐고요? 당신은 저를 많이 도와주었고 아직도 감사하고 있어요. 다만 당신이 저와 바라보는 방향이 같지 않았기에 저는 늘 마음이 불편했고, 다시 한번 제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누군가에게 의지한 채 다른 좋은 일을 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당신이 일하는 방식, 예술로 자본을 포장하는 방식, 도움이 필요한 예술가들을 혹하게 만드는 방식, 어떻게든 이용해서 또 다른 이익을 창출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 방식. 그런 이면에 순수하게 예술을 좋아하는 면도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좋은 예술가들을 키운다고 하면서 매일 위협적으로 그들이 자신에게 피해를 줄까 봐 감시하는 모습을 볼 때 나는 당신이 점점 더외로워지겠구나..라고 예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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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제게 잠깐 카지노 가입 쿠폰의 어린 시절 얘길 한 적 있죠. 아버지는 미친 듯이 바빴고 어머니는 현명하지 않은 분이었다고. 어머니를 비하하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 대화에서 어머니에 대한 오래된 원망이 느껴졌고, 당신이 추구하는 삶이 어쩌면 계속해서 자신에 대해 증명하려는 것처럼 보였어요. 사업가 마인드라고 하기엔 당신은 누군가 당신을 내려다보는 것 같으면 미칠 듯이 분노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누군가에게 100을 잘해줘도 한 번에 그걸 다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성격. 당신이 했던 희생과 배려를 감정 조절의 실패와 타인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동으로 다 날려버리는 순간들을 많이 봐왔기에. 저 또한 감정조절의 부분에서 여전히 미숙하기에, 당신을 이해하면서도 함께 오래갈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죠. 전 마침내 당신과의 모든 일들을 정리하고 관계를 끊어냈을 때 미움보다 슬픔을 느꼈습니다.

원망이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그런데 작년에 도올 선생님이 하시는 중용 강의를 듣다가 정말 크게 와닿은 말이 ‘활은 자신이 당긴다’는 말이었어요. 하늘을 원망하지 마라. 타인을 미워하지 마라. 모든 일은 사실 나로부터 이루어진 것. 제가 저의 친구 대신 당신을 택했을 때, 당신에게 의지해 야망을 키웠을 때, 전 이미 스스로제 활을 당겼고 그 활은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갔지만, 그래서 배운 것들도 많습니다. 지금은 사과조차 할 수 없는 그 친구를 생각하며 울었어요. 그 친구가 아프지 않고 잘 지내길 바라고 또 바라고 있어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안부는 묻지 않겠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안부를 묻지 않는 이 마음이 슬프다고 말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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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은 슬픔과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빠를 영원히 잃었을 때 속으로 다시는 누군가를 원망하며 지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항상 활을 제가 들고 다니며 당기는 것도 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그곳에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간 것은 저의 선택이라서 카지노 가입 쿠폰을 미워할 수 없고 끝내 카지노 가입 쿠폰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없었음을 슬퍼할 뿐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통해 알게 된 좋은 분들은 아직도 제게 소중합니다. 그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이젠 함부로 활을 당길 수 없게 좋은 교훈을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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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책을 하는데 비 온 뒤라 그런지 산책길에 수많은 민달팽이들이 있더군요. 몇 달팽이들은 사람들의 부주의한 걸음이나 자전거들로 인해 이미 죽어있었고 몇 달팽이들은 열심히 그러나 느리게 자신의 길을 향해 가고 있었어요. 저는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서 제가 달팽이를 제발 밟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히 산책했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산책길에서 종일 달팽이 생각만 하다가 돌아왔어요.


문득 삶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내 부주의로 죽은 수많은 민달팽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 천천히 가고 있는 그들을 피해 조심히 걷는 것과 내 걸음과 목적지 말고는 상관하지 않는 것. 살면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알아차리며' 산다는 것. 민달팽이는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살겠지만 우린 적어도 가장 발달된 생명체인 우린 적어도 휴머니티에 대한 최소한의 생각은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이 삶의 피해자라고 단정 짓고 계속 공격적인 마음으로 산다면 그 마음이 분명 힘들어하고 있을 테니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마음 먼저 돌봐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하게자신의길을느리게가고있는다른이를다른피해자로희생시키기전에카지노 가입 쿠폰의마음을돌보아주기를, 그래서인생의길고도 짧은 이길에서서로서로다치는일이없기를

바라봅니다.


여전히 느리게 가고 있는 여행자로부터.

네덜란드에서 독일로,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늘 좋았던 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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