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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 K Mar 04. 2025

덕분에게

너 빼고 못쓰는 책

카지노 쿠폰10년 전 어쩌면 같은 곳을 바라봤던 우리.

내가 책을 쓰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넌 내 얘긴 쓰지 마'라고 말했어.

그때 내가 한 말 기억나? 너 빼고 내가 어떻게 책을 쓸 수 있겠어?

나의 두 번째 카지노 쿠폰. 그것도 유럽에서 만난 카지노 쿠폰인데.

첫카지노 쿠폰은 중학교 때 내가 열심히 러브레터를 썼던 선배였고, 그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연애도 했지만

넌 내게 영원히 두 번째 카지노 쿠폰이야. 난 여기서도 물론 연애를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네가 되리라곤. 정말 상상 밖의 일이었지.

내가 널 처음 봤을 때 넌 잔디 깎는 기계 위에 앉아있었어. 멀리서 너를 보고 '여긴 일하는 '소년'도 아름답군.'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다 내가 머무르던 레지던스에 네가 이웃이 되고, 공동 부엌에서 자주 마주치며 우린 결국 카지노 쿠폰에 빠졌지. 나는 그때 30대 후반이었는데 스무 살처럼 너와 연애를 했어. 솔직하게 얘기하면 자꾸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후회한 적도 많아. 그런데. 내 인생에서 그만큼 아름답고 눈부셨던 시간이 있을까. 그래서 후회는 안 하기로 함. 많이 서툴렀지만 난, 널 카지노 쿠폰했었어.


난 마치 다 처음 해보는 것처럼 연애를 했지. 아마 내게 이곳이 낯설었을 테니까 더 네게 의지했던 것 같아. 넌 나보다 10살이 어렸고 마냥 순수한 자연인 같았지만. 나는 여기 오기 전 서울에서의 소개팅들과 만남들 속에서 결코 순수한 카지노 쿠폰만을 얘기할 수 없었던 경험들 때문에 이 무모한? 카지노 쿠폰에 더 쉽게 빠졌던 것 같기도 해. 마치 모든 조건을 초월한 자유로운 카지노 쿠폰을 하는 것만 같았어.

그러면서도 나는 그곳에 3개월만 있을 거라서 사실은 3개월짜리 연애라고 생각했었어. 내가 곧 다른 나라로 떠나야만 했으니까. 내겐 그 연애가 그저 비현실적이었으니까. 그걸 본능적으로 느꼈던 너는 자주 내게 이유 없이 화를 냈지. 그런데 나는 다른 장소에 있으면서도 네게 더 집착하고 의지했어, 왜냐하면 네가 내게 보여주었던 희생과 카지노 쿠폰이 너무 그리워졌었거든. 내가 베를린에서 네게 전화해 길을 잃었다고 말하면 넌 구글맵으로 길을 찾아 내가 갈 길을 알려주곤 했지. 그만큼 난 어리숙했고 마냥 네가 필요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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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릴 때 엄마가 일찍 (너를 버리고) 떠났고, 이곳에서 너도 외국인이고 예전에 졸업한 컬리지의 학자금 대출도 빚으로 남아있고, 개인 사업자를 내긴 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경험을 쌓는 중이고, 여전히 네가 뭘 원하고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괴로워하지.

널 처음 만났을 때와 달라진 건 그래도 네 이름으로 렌트한 아파트가 있고, 네가 원하는 학교에 다시 다니고 있다는 것. 써보니 생각보다 괜찮은데?! 미안해. (그 학교도 결국 그만두고 그 학교 학자금도 네 빚이 된 건 참 유감이다..)

가끔 우린 만나 예전처럼 지내기도 하지만, 많이 싸우기도 해. (3년 전)

우리의 서로 눈을 멀게 한 카지노 쿠폰이 서서히 사라지는 대신 현실을 뚜렷하게 보여줌으로써 나에게 넌 이제 내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 아니라 나처럼 매일 현실과 싸워야 하는 인간일 뿐이지. 참 우습지? 어리바리했던 내가 7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다시 너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이. 이 모습이 인간의 간사함은 아닐까. 너는 어쩌면 언제나 그대로였는데 변한 건 나인데 내가 너를 보며 원망을 할 때가 많았다는 것. 나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거나 보기 싫을 때, 타인에게 그 책임을 묻고 싶은 감정이겠지.


어쩌면 너에게 난 여전히 나약한 인간이려나.

그런데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 보여도 우리는 모두 각자 나름의 문제로 싸우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너를 ‘덕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네 덕분에 나는 이곳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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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아 나는 네가 너의 길을 성실하게, 자꾸 뒤를 돌아보지 말고 다만 앞으로. 걸어가길 바라. 내가 했던 말, 상처 줬던 말 마음에 담지 말고 너를 더 믿고 아껴주며 나아가길 바라.

너의 결핍이 무엇인지 네가 스스로 알고, 네 결핍을 남을 통해 채우기보다 스스로 채워주기를 바라. 네가 너의 부모가 되어 잘 성장해 가길 바라. 너를 아프게 하면서 무조건 희생하는 것이 결코 카지노 쿠폰이 아님을 알기를 바라고, 그저 너를 카지노 쿠폰하는 것이 서로의 카지노 쿠폰을 지치지 않게 해주는 것임을 알기를 바라.

네가 맞다고 여기는 것들도 상황에 따라 변하고 그래서 네가 유동적이 되어야 삶이 편해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가길 바라.

너를 카지노 쿠폰하는 사람들은 네가 어때서가 아니라 그냥 너라서 카지노 쿠폰하는 것임을 알아가기를.

그러니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애쓰기보다 네가 너를 더 아껴주고 토닥토닥해 주기를.

고통이나 뼈아픈 현실을 잠깐의 쾌락으로 외면하고 잊으려 하기보다 똑바로 마주하고 느리게라도 하나씩 해결해 가기를.

그렇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너를 더 격려해 주기를. 많이 칭찬해 주기를.

너만이 할 수 있어. 덕분아. 너만 너를 견딜 수 있고, 또 제대로 위로할 수 있어.

그걸 내가 알게 된 건 내가 나를 스스로 위로하지 못할 때, 내가 너무 미울 때 나는 너도 함께 미워했던 것 같아서.

너의 안 좋은 점만 자꾸 보려고 했어. 내가 나를 지적하듯이.


우리는 충분하지 않지. 우리는 여전히 헤매고 있지. 하지만 덕분아. 나는 네가 존재해서 감사해.

무거운 머리만 들고 왔던 내게 뜨거운 가슴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어서 감사해.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알게 해 주어서 많이 감사해. 너를 보면서 나의 결핍들도 발견할 수 있었고, 나는 여전히 네 앞에서 바보처럼 굴지만 그래도 점점 내면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껴.

이제 알아. 카지노 쿠폰은 내가 언제나 바라던 허상의 카지노 쿠폰이 아니라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서로 성숙해 가는 모습을 바라봐 줄 수 있는 것이란 걸.

네가 밤에 몸을 웅크리고 자며 가끔 운다는 것을 알아.

나는 그런 네가 나약하다고 생각하고 외면했었어. 내가 느끼는 감정이 카지노 쿠폰인지 동정인지 자주 헷갈렸어. 우린 서로를 알아주고, 봐주기만을 기다렸고. 만약 서로 아픈 곳을 찌르게 되면 크게 화를 내고 한 발짝 물러서서 아픔을 감추곤 했지. 공감. 그 공감이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네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말이야.


공감의 대화가 우리에겐 여전히 숙제라서 우리는 이 애매한 관계를 정의 내리지 않은 채 지내고 있는 건 아닐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연인의 관계를 은유적인 영어로 on and off라고 하더라. 우리는 끊임없이 빛을 켜고 끄는 중인 걸까. 나는 우리가 함께일 때도 여차하면 도망칠 준비를 하며 그럼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늘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났었지. 오래전에 '너는 나를 카지노 쿠폰하니?' 하고 내가 네게 물었을 때 ‘넌 내게 치통 같은 존재야’라고 넌 말했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인데 계속 네 곁에 있는. 그 말을 듣고 나는 네가 나를 떠나 훨훨 날아가도 괜찮다고 얘기했지. 알아. 우리는 서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해. 아파도 서로의 날개를 꺾지 말고.


나는 이상하게도 친구도 가족도 아닌 이 불확실한 관계가 좋다. 모든 남녀관계가 사회적인 정의에 맞춰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 너와 난 그리 자유로운 성향도 아닌데 둘 다 꽤나 고지식한데, 그래서 이 관계를 신뢰 속에 잘 유지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우리 둘 다 용기가 없어서일까? 우리 둘다 서로 머나먼 곳으로부터 와서 이 낮은 땅에서 우연히 만나 다른 문화, 다른 언어로 대화를 했고, 삶을 살았고 카지노 쿠폰을 했고. 이 특별한 인연만으로도

나는 네게 많이 고맙고.

너도 네게 많이 고마워하길 바란다. 너 자신에게.


너의 고통으로부터.


*3년 전 글이고 조금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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