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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띵 Oct 22. 2023

p1-3: 비무료 카지노 게임과의 사투

2일 차: 발카로스(Valcarlos) - 론세스바예스 (Roncesvalles) / 12km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지연 씨는 연호 씨와 먹을 샌드위치를 싸면서 내 몫까지 만들어 챙겨주었다.

처음엔 괜찮다고, 다 가져가서 먹으라고 했는데 나보고 "언니, 먹을 거 아무것도 없으시잖아요. 이거 진짜 필요해요. 무조건 들고 가세요."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오렌지와 함께 비닐에 넣어 쥐어주었다.

참고로 지연 씨는 이번이 두 번째 순례길이었고, 난 순례길 선배가 말해주는 거니 들어야지 하며 챙겨 넣은 샌드위치가 몇 시간 뒤 없었으면 큰일 날뻔한 아주 소중한 비상식량이 되었다.


밖으로 나오니 자욱하게 깔린 안개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맞다. 오늘부터 비소식이 있었지.'


그렇게 조금 걸었을까. 살면서 처음 마주하는 비무료 카지노 게임을 만났다.

11월부터 우기가 시작이라 걸으면서 비를 맞는 거 까지는 예상했으나 이렇게 어마어마한 무료 카지노 게임이 내 몸을 흔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엄청난 비무료 카지노 게임에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판초는 이미 허벅지까지 말려 올라갔고 어떻게든 꾸역꾸역 한 발씩 걸었다. 아직 반도 못 왔는데 시작부터 이러니 오늘 하루도 고된 길이 예상됐다.

그리고 뒤따라오던 지연 씨와 연호 씨랑은 거리가 멀어지면서 난 다시 혼자가 되었다.


또다시 길을 잃은 건지 내내 차도로 걷고 있었다.

옆으로는 차가 쌩쌩 내달리고 비무료 카지노 게임은 불어닥치고 순례길인지 극기훈련인지, 나를 시험하는 듯싶은 날씨와 컨디션이 계속됐고 그렇게 1시간쯤 걸었을 때쯤 다행히 까미노 표지판을 만났다.

이 표지판이 뭐라고 이렇게 안도감이 생기는지. 그 앞에 주저앉아 아침에 지연 씨가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주섬주섬 꺼냈다.

전부 먹으려다 왠지 도착 마을까지 레스토랑을 만나지 못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들어 반만 먹기로 했다.


순례길에 오기 전에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밥을 먹는 내 모습과 비무료 카지노 게임을 맞으며 걷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없었다.


‘앞으로 이 길 위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겠구나.'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무료 카지노 게임했다. 빠르게 배만 채우고 일어나 표지판이 알려주는 까미노 길로 들어섰다. 처음 만나는 산길이었다. 비 오는 날에 혼자 산길이라니.

주변 풍경이 으스스하게 느껴지면서 소름 돋게 무서웠다.


"아악!!!!!!"


예상치 못한 눈앞의 장면에 놀라 비명이 튀어나왔다.

방금 내디딘 발 옆에 죽어있는 동물의 사체가 있었다. 울고 싶었다.

'이건 극기훈련이 맞아... 아니면 담력훈련....?' 이런 무료 카지노 게임들이 맴돌았다.


'정말 무서워 죽겠다... 왜 사람 한 명 없는 거야.'


오늘은 하필이면 내내 오르막길이 펼쳐지는 길이었다.

비무료 카지노 게임에 오르막길, 여기에 무서운 산길이라니.

신이 이런 길을 초반에 내어주며 앞으로 네가 갈 수 있는 길인지 아닌지 시험하시는 건가 무료 카지노 게임했다.

갈 자신이 없으면 이쯤에서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라는 뜻일까. 실제로 론세스바예스까지 갔다가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한 순례길과는 다르다면서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순례자들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쯤에서 포기할 무료 카지노 게임은 없었다.

살아보겠다고 온 길에서 이렇게 단숨에 포기하면 정말 모든 걸 포기할 거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이 길쯤이 뭐라고 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발에 더 힘을 줘 앞으로 걸어가다 갑자기 한 무료 카지노 게임이 스쳐 지나갔고 난 그대로 얼어 멈춰 섰다. 지금 이 모습은 내 20대 같았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쓰며 버티던 시간들. 비무료 카지노 게임에 맞서 걷고 있는 지금 모습이 꼭 그랬다.

그 사실을 깨닫자 나도 모르게 멈춰 섰다. 이렇게 걷는 건 내 지난날 같아서 더 이상 애쓰며 걸어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 후로 비무료 카지노 게임이 심하게 불어올 땐 잠시 멈춰서 기다리다 조금 약해지면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 나갔고 생각보다 훨씬 나았다.


'더 이상 너무 애쓰며 살고 싶지 않아. 어떤 일도.'


그렇게 멈추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면서 막막하기만 했던 오르막길을 5시간 동안 혼자 걸었다.

누군가 앞서 가기 때문에 혹은 뒤따라 오는 사람을 위해 빨리 가야 될 거 같은 마음이 드는 일 없이 오롯이 나의 속도대로 걸었다.

지칠 땐 과감 없이 멈춰 섰고 힘을 내야 할 땐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읊조리며 길을 올랐다.


보채거나 탓하지 않고 ‘지칠 수 있어. 쉬었다가 가도 돼.’ 라며 쉴 땐 쉬어주고 나아갈 땐 북돋아주기.


이렇게 나는 오늘 길 위에서 나를 응원하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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