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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귀복 Feb 08.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않는 자, 유죄

출판사가 좋아하는 투고 메일 작성법


"필자는 좋은 책을 만나면 습관처럼 투고를 궁리한다."

이력서 취미란에는 '글쓰기', 특기란에는 '투고'를 적어도 될 정도다. 200번 가까이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다 보니 요령도 생긴다. 지루하면 끝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천한다.특히나무명작가가 투고한 원고는 휴지통으로 직행할 가능성이높다.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편집자 눈에 띄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생명이다. <출간 중독, 원고를 투고합니다라는 평범한 제목은 편집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무명작가는 튀는 게 답이다. '한 곳만 얻어걸려라'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건, 축구로 치면 자살골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이 변했다. 출판사 맞춤형 접근 방식은 원고 검토 확률을 높인다.

"출판사 투고로 계약을 꿈꾼다면 독서 중 메모는 필수다."


법을달리하면출간에 더 가까워진다.예비작가라면본문보다 판권이 늘 우선이다. 판권에 적힌 투고 연락처는 금보다 더 귀하다. 신간인 경우 담당 편집자의 이름도 함께 기록하는 게 좋다. 단, 편집자의 이직률이 높다 보니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담당자가 불미스러운 사유로퇴사한 경우에는감점 사유가 될 수 있다. 'OOO 출판사 담당자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면 대개 중간은 간다.


"초판 옆에 적힌 숫자가 1이 아니면 별표다."


책이 중쇄를 찍는다는 건 나의 미래(?)도 밝다는 걸 의미한다.이때작가신인이면감동은 배가 된다. 판매실적이 곧 출판사의 실력이기 때문이다.설립연도역시 소중한 정보다. 어려운 출판시장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데에는 이유가 분명 있다. 판권면 출판신고(등록일자) 란에 적힌 4자리 숫자가 출판사설립연도다. 필자의 첫 책을 출판한 지성사의 경우 출판신고란에 1993이 적혀 있다. 숫자를 통해 설립 30년이 넘은출판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판권면 검토는 스트레칭에 불과하다."


본문 확인이 본게임이다. "우와!이 책 진짜 재미있네"라고 감탄하면서 열심히 읽기만 하면아무런의미가 없다. 기억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투고할 때 사용할 핵심 문장과 생각을 글로 남기면, 추후 기회가 왔을 때 정보를 바탕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프롤로그에 남긴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로 설명하는 게 좋겠다. 이 책은 3쇄를 찍은 인기 도서답게 저자의 필력이 남다르다. 읽는 내내 시기와 질투가 샘솟아서 억누르느라 고생했다. 덕분에 메모할 내용도 많다. 판매량이 높은 에세이는 역시 다르다. 쉬고 있던 '투고 본능'이 허겁지겁 달려와 "작가야, 우리 빨리 더블:엔에 투고하자"라고 보챌 정도로 매력적이다.


"양서는투고 포인트를 찾기도 쉽다."


일례로 본문에는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는 자, 유죄"라는 부분이 나온다. 독자의 시선을 강탈하는 강렬한 문장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점 사이트에서 책을 검색하니, 해당 부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커버 사진 참고)그렇다면 남은 건 딱 하나. 투고다. 아래와같이 참신하게접근하어떨까?

<제목: 더블:엔 편집자님, 고백할 게 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입부는기본 중에 기본이다. 투고 시에도 마찬가지다.오늘은 특별히 예시도 하나 준비했다.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내용은 4초 광고 후에 공개한다.

"출. 간. 중. 독."



안녕하세요, 더블:엔 편집자님



큰 죄인이 염치 불고하고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제게 씻기 힘든 죄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아직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무죄를 주장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명확합니다. 저는 유죄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죄를 씻기 위해서는 네팔에 가야 합니다. 여비 충당은 책의 인세로 감당하고 싶습니다. 첨부한 원고가 편집자님의 손길을 거치면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원고의 장점을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출간기획서에 담았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제가 안나푸르나에 가서 밀크티를 마시며 죄를 사할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륙 전 비행기에 오를 때처럼 격하게 뛰는 심장 꼭 부여잡고 회신 기다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



더블:엔의 열혈 독자가 된,
죄인 류귀복 드림



"'으아악~! 난 부끄러워서 절대 못 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간절함이 부족해서 그렇다.무명작가에게 자존심은 사치다. 읽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접근하면 출판사입장에서는독자나 마찬가지다. 적극적으로관심을 표현하면 출판사에서도 첨부파일 정도는 열 수밖에 없다.믿지 못하겠다고? 하하. 당신은 지금 산증인이 남긴기록을 읽고 있다. 증거 자료인 필자의 무료 카지노 게임 메일은 적당한 때에 공개할예정이다. 읽으면서 소리가 절로 나올것이라 확신한다. 머지않았으니조금만 기다려 주길 바란다. 결국 '읽고 쓰고 투고'는 아름다운 선순환이다. 예비작가는 좋은 책을 읽으며 꿈을 키우고, 출판사는 독자를 얻는다. 모두에게 윈윈이다.

"그럼에도 고민이 깊을 수 있다."


'나는 읽씹이 제일 두려워. 상처가 너무 클 것 같아서 못 할 것 같아'라는 생각으로 두려움에 떠는 독자들이 있을 거라 예상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하나 마련했다. 원고를 투고하면 일주일 안에 회신을 주는 출판사를한 곳 소개한다. 홈페이지에 남겨진 내용처럼, 나는 이곳에서 3일 만에 답변메일을 받았다.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해당 출판사의 투고 정보를 링크로 남긴다. 긍정 회신 확률을 높이고자 원한다면, 한 평 반의 행복이나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를 읽고 연락하길 권한다. 힌트는 여기까지다.


https://m.blog.naver.com/jisungsabook/221508812769


"아참, <출간 중독 연재를 읽고도 투고하지 않는 자는 유죄다!"


상단 링크를 클릭해서 즐겨찾기 누르고, 빠른 시일 내에 당신의 죄를 사하길 바란다.


댓글로 무죄를 입증하고, 다음 주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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