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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Jan 23. 2025

두 번째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파이가 잘 나온 사진을 찾아냈다. 왼쪽부터 두나, 초코, 세나, 파이 순. 파이는 얌전히 가족들과 함께 앉아 나를 보고 있다.


파이의 죽음 이후, 나에게 한 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더 찾아왔다.





다섯 마리에서 네 마리가 되었다고 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처한 상황이 혼자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나와 파이 이야기를 나누며 슬픔을 해소하려 했는데,퇴근 후파이가 없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나에게 엄마의 이야기는 상처에 흩뿌리는 소금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나에게는 초코, 알파, 두나, 세나가 남아있었고 그들을 위해 아침마다 타일을 락스물로 벅벅 닦아야 했다. 파이의 죽음은 덜 뽑힌 이처럼 입안에서 흔들대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번아웃이 찾아왔고, 나는 추석 연휴를 틈타 여행을 떠나버렸다.




도망지는 일본 삿포로. 여행은 즐거웠다. 빡빡한 스케줄을 짜서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설렁설렁 보고 싶은 것들을 보고 먹고 싶은 것들을 먹는 그런 여행이었다. 추석 연휴의 삿포로는 한국과는 달리 쌀쌀했고, 그 덕에 긴팔 옷을 입고 돌아다녀도 산뜻해서 더 좋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네 마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내 의자 옆에 놓인 방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그렇게 개운한 2박 3일을 보내고 돌아왔을 때, 내 집 상태는전혀 개운하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없는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집에 들러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밥과 물을 챙겨주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자기들끼리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엄마는 그들의 스트레스를해소시켜 주려고 오리 목뼈 같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환장할 간식들을 매일 챙겨준 모양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집에 도착한 여행 마지막 날. 우리 집 거실 타일 바닥은 온통 동물 뼈 간식에서 나온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는 밤 12시가 넘어 집에 도착했지만, 일단 그걸 다 닦아야 잘 수 있을 것 같아 전부 닦아냈다. 거실에 고기 누린카지노 게임 사이트 진동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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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당 누운 두니와 내 품에 폭 안긴 알파. 안기는 커녕 그냥 잡고 있는 것도 싫어했던 알파는 이쯤부터 품에 폭 안기기 시작했다.




그 뒤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이 이전보다줄어들었다. 나 하나 즐겁자고 가족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고생시키는 일이 달갑지 않았다. 내가 없는 사흘을 보낸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한 동안 내 옆에껌처럼 달라붙어 지냈다.




막 학원 자리로 이사 온 날 엄마 배 위에 누워있던 초코. 짐을 다 정리하고 쉬고 있던 때다.
이불더미에 누운 두나




두 여행, 파이의 돌아올 수 없는 여행과 삿포로 여행은 나를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세웠다.남은 동물들이 모두 편안하게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들의 삶을 오롯이카지노 게임 사이트책임져야 한다는사실이었다. 지금까지는 부모님의 기여가 컸다. 이제는 내 기여도를 점점 더 높여나가야 할 시점이었다.카지노 게임 사이트 직접 그들을 책임지는 일에 손을 걷어붙이지 않는 이상, 그들은 절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원하는 만큼 편안하게 지낼 수 없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직접 하지 않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원하는 것을 대신 실현시켜 줄 사람은없다는 사실은 뼈저렸다.


'언젠가는 다른 직업을 갖고 이곳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 속에 살고 있던나는 이곳에 남기로 했다.내 반려동물들이모두 돌아올 수 없을 곳으로 떠나기 전까지.


그들 덕에, 나는 이곳에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남게' 되었다.




더운 여름, 시골에 잠깐 놀러 갔을 때 찍힌 두나와 초코. 한참 뛰어다니다 더워서 혀가 쑥 튀어나왔다.



몇 달 뒤,유랑생활은 끝이 났다. 파이가 죽은 뒤,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건물에서 반년 정도더 살다 시골로떠나게 되었다. 떠나던 날네 마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차 안에서울고불고 짖어댔지만, 막상 시골에 도착하니 이리저리뛰어다니며 재미있게 보냈다.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몇 번 와본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가족들이 모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얘들은 그거면 충분했다.




나란히 엎드린 초코, 두나, 세나.
시골로 들어와서 본 첫눈.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쫓아오는지 보는 초코와 세나.
엄마였는지 아빠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 불러서 얼른 쫓아 올라가는 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멀리부터 세나, 두나, 알파, 초코. 초코는 우리만 보고 쭉 달려왔다. 귀가 덤보처럼 펄럭인다.



1년 가까이 헤어져있던우리 가족과 고양이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일등이, 까미, 산이, 노랑이, 눈이는 고양이집에서 지냈고 초코는 엄마와, 알파, 두나, 세나는 나와 지냈다.


나와 같이 지낸 알파, 두나, 세나는변화된 삶에 곧잘 적응해 나갔다. 우리가 모두 출근한 사이, 셋이서 작당하고 창문 방충망을 물어뜯고 밖에 나가서 이곳저곳 다 둘러보다가 퇴근 후에 마당에서 발견된 적도 있었다. 그 뒤로 방충망을 뜯지 못하게 침대를 들어내고 바닥에서 잠을 잤다.




그렇게 모든 생활이 순조로울 줄만 알았다.

1년 뒤,세나가초코를 못 살게 굴기 전까지는 그랬다.


두나, 세나와 함께 누워있던 유랑 시절의 초코. 너무 예쁜 푸들이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열여덟 마리의 고양이와 일곱 마리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함께 살았고 그중 일부와이별했습니다. 그들과의 삶과 이별을 담은 이야기를 차근차근읽고 싶으시다면, 아래 <미처 하지 못했던 사랑의 기록 링크를 눌러보세요.떠나간 존재들, 그리고 제 옆을 지키고 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 놓기시작하던 시절의기록입니다.

/brunchbook/200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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