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2024년 6월 18일 두 입만 레어템
날씨가 더워졌다. 짙어지는 연둣빛 잎이 높푸른 뙤약볕의 여름 하늘에무성해지는 것을 보니 이제 여름인가 싶다. 아직은 초여름 풀 냄새나는 아침 공기답지만 햇볕에 드러난 살갗은 살짝 따가워진 느낌이다.차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7시 출근길의 공기는 기분을 좋게 하는 시원함과 더움 사이 그 어디 중간 즘에 있어 에어컨과 환풍기를종일 켜 놓은 급식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자연스러운 바람의 맛이 있다. 4월 한 달 동안 대체 인력으로 근무를 했고, 5월에 교육공무직 조리실무사 정규 채용 면접시험에 응하여 정규직으로 발령받았으나 그간의 말할 수 없는 고충과 마음 앓이에 28일 자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새로 발령받는 이가 오기까지 한 달은 근무를 추가로 마무리해주어야 한다는 조리장님과 학교 측의 제안에 이제 2주 정도 남짓한 해방의 날을 손꼽아 보니 부담 없는 출근길에 콧노래가 나오기도 하지만, 시간은 빨리 가나 날짜는 느리게 가는 급식실의 달력은 제자리에 멈춘 듯했다.그러나 출근하여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는 순간부터 시간은 마법을 부린다.초고속 열차에 몸을 실은 듯.
미친 것 같이 7시 30분부터 8시까지 전처리를 끝내고 조회를 한 후, 대형 쌀 세척기에 쌀을 70 킬로그램 붓고 나면, 달음질쳐야 하는 경주마들에게 주어지는 잠깐의 휴식시간이 있다. 그 시간도 가끔은 쉴 수 없기도 하다. 예컨대, 해산물이 주재료로 온 경우 냉동 차에서 내린 재료들을 해동하기 위해 물에 넣어 씻은후 건져내야 한다거나 감자탕의 뼈다귀나 갈비찜의 갈비도 같은 과정을 거친 후 뼈가루 없이 씻어야 하는 등의 전처리 과정이 몇 단 계 더 있는 경우그나마 엉덩이도 못 붙여 보고 세척이 끝나는 오후 두 시 반까지 계속 직립보행해야 한다. 이렇게 가끔 있는 불운한 날을 제외하고는 전처리 과정 후 잠깐의 휴식시간이 있고 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시부터 쉼 없이 일에 매달려 보통 2차 배식이 마무리가 되는 12시 40분 즈음 시계를 올려다본다. 그만큼 조리시작 후에 짬이라고는 없다.
"우와! 몽쉘 통통이네. 누가 사왔어?"
혜진 언니가 최애 간식 몽쉘통통을 보고 반색하였다.
"제가 우리 혜진 언니를 위해 사왔시유"
카지노 쿠폰 기린 선미 언니가 웃으면서 말했다.선미 언니가 휴게실 간식통을 몽쉘 통통으로 가득 채워주었다.
"단 거 먹으면 살 찌는데 이걸 또 안 먹으면 힘이 안나. 체력이 딸려. 선미의 정성을 봐서 오늘만 먹어야 겠다.
근데 오늘만 오늘만이 벌써 1년째야."
혜진 언니의 말에 휴게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카지노 쿠폰 일하고 처음에 힘들어서 3킬로그램 쭉 빠지더라고. 그런데 이 간식을 먹다보니까 계속 쪄."
툴툴 거리면서도 혜진 언니는 즐겁게 몽쉘 통통을 세 개나 먹었다. 이렇게 잠깐의 달디단 간식과 함께쉬는 조리 전 휴식 시간은 참 꿀맛 같다.
조리가 끝난 후 배식 준비 전 조리실무사들의 잠깐의 식사 시간은 대체로 많게는 20분이고 어떤 날은 5분도 안 될 때가 있다. 그런 날은 밥을 입에 몇 숟가락 겨우 밀어 넣고는 배식을 하든지 세척실로 들어가야 한다. 체력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쓰러지지 않기 위해 자양강장제나 이온 음료를 연거푸 마셔줘야 한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우리 팀은 뚱뚱한 사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덩치가 조금 있으신 조리장님도 요즘은 건강상 다이어트 중이시니 11명 모두 대략 준수한 체격 또는 마름에 가까운 사람들이 태반이다. 심지어 최연장자 현주 선생님의 몸무게는 49킬로그램이다. 걸어가는 뒷 태를 보고 있자면 아가씨보다 더 아가씨 같아 정년을 바라보고 계신 연세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들의 여리여리한 몸의 어디에서 20킬로그램의 쌀 포대 즘은 거뜬히 들어 올리는 힘이 나오는 게 아니라 악으로 깡으로 버티다 보니 일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버린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장화 속의 스포츠 양말의 두께가 퉁퉁 부은 발을 덜 아프게 해서 조금 견딜 수 있도록 한다는어처구니 없는 방편의 이론으로 우리 발을 보호하고 있지만 깔창과 스포츠양말 외에 발을 위로할 수 있는 다른도리가 없다.옷은 기능성 옷이라고 했지만 급식실의 열기와 습기에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고 나일론 재질의 냉장고 바지는 유니폼이라 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고 초라하나초강도 더위에 맞서야 하는 급식실에서 그나마 타협하여 다수결로 정한 생존용 필수품이지만 금세 젖어 다리에 휘감긴다. 일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서로의 땀구멍에서 폭포수같이 분출되어 나오는 땀의 향연은 불쌍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고 이미 흠뻑 젖은 마스크를 시시때때로 갈아 껴도 침과 땀에 금방 묵직해진 마스크는 귀찮을 정도로 흘러내린다. 벗으면 좋으련만 규정이니 어쩔 수 없다. 숨이 막혀 죽어도 위생과 안전이 제일이라 무기계약직 조리실무사의 건강은 무기한 인 줄 착각하고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 알 수 없는 환풍기와 팬에 폐의 건강을 맡겨야 한다. 그래도 5월은 괜찮았다. 그런데 딱 얼마 전 6월이 초여름이란 시기를 알려주는 그 녹음에 풀내가 날 때부터 급식실은 용광로 같아지기 시작했다. 대체 언제 끝이 오나 싶어 고개를 들고 본능적으로 시계를 찾는 시각이 되면 이미 밑바닥을 보인체력을 박박 끌어 올려본다.
2차 배식 후, 12시 45분부터 3차 배식이 시작되고 30분 정도가 지난 1시 15분 정도면 얼추 식사를 하던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1시 30분 정도면 세척실은 말할 수 없는 탄식의 열기로 가득하고 80도가 넘는 물의 애벌세척기에서 불려진 식판들이 연신 식판 세척기와 또 한 번의 대형 세척기에 들어갔다가 소독기로 들어간다. 식판 세척기에서 나온 식판을 다시 대형 세척기에 넣는 무한 과정을 1000번 정도 하면 어깨와 손목에 감각이 없어진다. 물론, 80도가 넘는 물에서 목장갑과 고무장갑 단, 두 겹의 장갑에 의지해 식판을 건질 때는 열 손가락 관절마디가 다 늘어나는 듯하다. 실무사 언니들의 말처럼 배식이 2차만 돼도 좀 살겠다 싶은데 3차는 할 짓이 못된다 싶다.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다른 일을 찾아야지 하다가 보면 드디어 끝이 보인다.
급식실의 바닥이 붉은색 마대로 닦여지고, 1600개의 식판이 제자리를 찾고 나면머리를 풀어헤친 한 풀이의 마무리는 트렌치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는 일과물이 내려가는 하수구의 망을 깨끗이 닦고 하늘색 세척용 앞치마를 빠는 일이다.사직서를 내라고 종용을 해도 모자란데언니들은 사직서를 이미 낸 내게 왜 사직서를 냈냐고 이유가 뭐냐고 묻고 같이 하자 다시생각해 봐라하는데 그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이렇게 힘든 일이 40대 중반과 후반을 바라보는 언니들의 취업 마지노선이고 교육공무직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꽤나 쏠쏠한 공무원 혜택을 주다보니 일이 죽도록 힘들어도 여사님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나이가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최저 시급의 초강도 노동에도 꽤 괜찮은 직장이라고 자신을 어르고 달래어 버티는 걸 알게 되었고 나를 붙잡는 그들의 사정에나도 더욱 안쓰러웠다. 나도 그런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을.
급식실에서 일한다고 하니 가족뿐아니라 주변지인들이 깜짝 놀랐다. 유투브에서 연예인들이 극한체험으로 일하다가 실신하던 곳이란다. 그럴만도 하다. 적잖이나오는 급식실 조리 실무사들의 위험 실태는 그 종류도 다양하니 그 첫째는 담배라고 펴보지도 만져보지도 않은 사람들의 조리 흄으로 인한 폐결절, 폐암이요, 그 둘째는 무거운 바트와 식판들, 식기구들을 매일 날라야 하니근골격계질환 쉬이 말하자면 뼈마디 관절 마디가 쑤시고 아픔이요, 셋째는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 하나 솥단지에 찍히거나 긁힌 멍과 상처, 끓는 물에 입는 잦은 경도 화상과 중도 화상도 부지기수요, 넷째는 습기와 열기에 성한 곳이 없고 독한 화학 물질로 위생을 유지해야 하기에 세제가 피부에 닿아 생긴 피부염과 기미요, 다섯째는 열악한 휴게실 환경, 여섯째는 강도 높은 노동에 서로의 정신적 피로함을 무시할 수밖에없는 인간적 피폐함이라고 하면 요약이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님의미래를 책임 질 아이들의 한 끼는아이들과 교사들에게는 복지로 취급되나 그 한 끼를 매일 단 시간의 압축 노동으로 만들어 내는 누구누구의 엄마와 아내인 여사님들의 노동은 당연한 최저시급 정도의 가벼움으로 여겨지고, 식재료든 필기도구든 무엇이든 넘쳐나는 대한민국 최고 번영 시대에 사는 아이들은 감사는 커녕 식판에 담긴 음식을 바로 잔반통에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시선과 취급을 받을 만큼 누구나 다 혀를 내두르는 3D 중에 3D. 산재가 매일 매 순간 어디서나 내재되어 있으나 위험수당 5만 원에 폐결절 산재에 대해 저선량 폐 ct값3만 원정도를 내주는 것도 감사카지노 쿠폰 아줌마들은이곳이 일하기 꽤 괜찮은 시간과 직장이라고 서로를 위로한다. 죽을 길인 줄 알고 들어선 이들을 향해 감사의 몇 마디 말을 하며 뒤로는 무식한 아줌마들이니 하며 혀를 차는 몇 몇 교사들의 뒷모습에도우리는 그저 잘 배운 이들이니 하며 겸손과 비굴함의 중간 어디즘에향카지노 쿠폰 시선과 태도로 고기반찬한 주걱 더 퍼주는 엄마들임이 씁쓸하다. 아무리 일카지노 쿠폰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본인의 선택이라하여도 희생을 사명으로 여기는 노동에 대한 대가가 참으로 초라하다.
사실, 병원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했을 때 서비스 직무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내재되어 있던 위험 따위는 위험으로 와닿지 않았다. 여름이면 카디건을 꼭 착용해야 할 정도로 에어컨이 켜져 있고, 겨울이면 따뜻했고, 직원복지로 무료로 놔주는 예방접종에 건강검진, 대학병원직원으로 1차 2차 병원 진단서 없이 바로 예약이 되고, 때 되면 정확한 점심식사 시간과 퇴근시간, 칼 같은 업무부담, 눈치껏 쓸 수 있던 월차와 명절 선물, 그 밖의 사기업 콘도이용권과 혜택들. 물론, 내가 사무직이었기에 병원 침대를 옮기며 무릎이며 손목이며 보호대를 감아야 하는 호송팀의 위험도와는 비교할 수 없었지만 그 호송팀의 위험도도 급식실에 비하면 견딜만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도 직원 복지를 이 따위밖에 못 하느냐고 푸념하는 직원들이 허다하니 그 분들 하루라도 급식실에 와 보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8시 30분 아침 회의 시간, 오늘도 폭염으로 직원들 건강관리에 주의하라는 공문이 왔다는 영양사 선생님의 말씀에 겁이 났다. 오늘 나의 업무는 도우미다. 도우미는 주찬과 부찬 또는 국에 들어갈 재료를 기계 작업을 하여 적당한 크기로 준비해 주면 되고, 마늘과 생강을 믹서기에 넣어 곱게 갈아주면 된다. 그 후, 휴게실과 전처리실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급식실을 돌아보면서 필요한 물품을 채우고 도움이 필요한 팀에 가서 힘을 보태면 된다. 도우미로 일하는 날에는 도통 메뉴에 관심이 가지를 않는다. 조리에 대한 부담이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관망할 정도의 깜냥은 아직 안되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해도 딱히 욕을 먹지 않는다.
"혜성아, 우리 좀 쉬었다 하자."
오늘 짝꿍인 세라 언니가 흐르는 땀을 닦으며 나의 팔을 끌어 당겼다. 아무리 조리를 안한다고 해도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전처리실 청소를 하고 주찬 팀을 도와 주다가 세척실 가서 조리 때 나온 설거지를 도와주고 쓰레기까지 버리러 다녀 왔다가 급식실 물품까지 채우고 나면 5천보는 족히 넘게 걷게 된다. 세라 언니와 휴게실로 들어오자마자 벌러덩 누워버렸다. 긴장감이 마루바닥에 스미는 듯온몸을 끌어 당겼다. 에어컨 바람에 열기가 식으니 노곤해 지는 게 딱 한 숨만 잤으면 했다. 장화 속에 있던 발의 열기가 조금 식어 갈 그 때,
"아휴! 힘들다.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혜성아."
"언니, 조금 더 쉬어요."
"이제 가야지."
터덜거리면서 불량하게 장화에 발을 밀어 넣으며 나오는데조리실에서 진미채를 썰어 달라는 업무분담 요청이 들어왔다.
"혜성아, 이거 이렇게 한 줌 잡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면 돼."
진미채 담당이신 현주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븐에 습기를 먹고 잘 쪄진 진미채는 통통하게 불어 있었다. 하얀 자태를 드러내며 매콤한 양념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김이 포슬포슬 나는 진미채를 한 주먹씩 도마에 놓고 먹기 좋게 썬 다음 마요네즈에 살짝 무쳤다.
"미요네즈가 비법이야?"
마요네즈를 넣는 것을 꺼려하셨던 조리장님께서 물으셨다. 발령 받은 이들과 주름 잡던 이들의 신구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급식실에서 나이에 따라 입맛과 조리방법 또한 갈등사항인 경우도 많다. 조리장님께서 조리 실무사들의 조리를 존중해주시기는 하지만 때로는 연륜은 괜히 연륜이 아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염두에 두지 못한 것이 큰 실수였다. 이 맛있는 반찬을 마요네즈 때문에 못 먹게 되다니 참으로 딱했다. 생각보다 유제품,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어떤 아이는 갑각류 알레르기, 어떤 선생님은 오이 알레르기가 있는데 1600인분 음식을 조리하면서 알레르기가 있고 없고를 판별하여 따로 조리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이든 선생이든 메뉴를 보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 더 맛있는 진미채 무침을 만든다고 비법이라 하는 마요네즈로 코팅을 했는데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인 고추장 양념이 비법 마요네즈 코팅 때문에 진미채에 잘 베지 않았다. 맛은 마요네즈의 고소한 풍미로 빈틈이 없어좋았으나 색이먹음직스럽게 나오지 못했고, 유제품 알레르기로 못 먹는 아이들까지 생기게 되니가정집에서 통용되는 숨은 레시피는 다음 기회에는 폐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그래도 내 입에는 반찬 그 이상이었다. 이만한 도시락 반찬이 어디 있으랴 짭짤하니 달콤하니 적당하게 매콤하니. 그리고 가격도 꽤나 비싸서 사실 국민 도시락 반찬이라고 하여도 콩나물이나 두부조림, 계란말이와는 격이 다른 아이다. 이 고급 반찬을 아이들이 알아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또 다른 품격 있는 반찬 오늘의 주찬은 비엔나소시지 볶음이다. 우리 때는 말이지 고기 귀한 시절이라 소시지도 귀한 대접을 받았다. 더군다나 밀가루 맛 나는 칙칙한 짙은 분홍빛 싸구려 소시지가 아니라 줄줄이 비엔나는 고기와 견줄만한 가격을 자랑하는 고급 반찬이었다. 사실, 지금도 한돈 앞다리 불고기 용으로 100그램에 1200원에서 1300원 정도치면 한 근 가격은7천 원 내지 8천 원이다. 그런데240그램짜리 비엔나 소세지 두 봉지를 붙여 6990원 하는 거면 예나 지금이나 비엔나 소시지 그 녀석은 고급 식재료다. 소시지를 케첩과 굴소스를 섞은 양념에 브로콜리, 양파, 당근 등 각종 야채와 같이 볶으면 영롱한 자태의 탱글탱글한 그 녀석들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도우미로 일 하는 날은 확실히 불 앞에 서지 않아 땀도 덜 흘린 덕분에 밥맛도 좋다. 오늘 배식 전 밥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배식에 대한 기대가 한껏 앞섰다. 이 맛있는 반찬들을 내놓을 생각과 맛있게 먹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다들 좋아 보였다.
“미현아, 소시지 볶음 정말 맛있어.”
“그래? 맛있어?”
벌겋게 달아 오른 후 아직 식지 않은 얼굴, 삐따닥하게 쓴 위생 모자, 또렷한 눈망울, 쩌렁쩌렁한 목소리. 미현이는 카지노 쿠폰장 아니라 카지노 쿠폰 대장부감이다.미현이의 씩씩함은 음식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괜히 4년 차 조리실무사가 아니다. 재료가 오면 조리 순서를 꿰고 있어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주찬이든 부찬이든 모든 준비를 완벽히 구사한다. 나는 미현이가 담당한 음식이 전부 맛이 있었다. 그 녀석의 발빠름과 위기 대처 능력 그리고 맛을 구사하는 감각은 연륜이라기보다 타고났다. 같이 팀을 하고 있자면 아무런 걱정이 없다.
“혜성아! 이거 계속 삽으로 젓고 있어. 나 김치 좀 같이 썰고 올게”
“혜성아! 고기는 조금 이따 건질 거니까 뜰채 갖다가 놔.”
“혜성아! 나 세척실 갔다가 올 테니까 국 잘 끓나 보고 있다가 10분 뒤에 무 넣자.”
등등 해야할 일들을 차례로 잘 말해준다. 날 챙겨주면서도 여기저기 도움이 필요한 팀에 가느라 분주하게 열심히 돌아다니느라 애쓰는 걸 난 잘 알기에 미현이의 음식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나같이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신참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참 좋은 선배다. 어떤 언니들은 다음을 모르는 내가 한심하다는 듯
“됐어. 넌 저거카지노 쿠폰 있어.”
“넌 만지지 마.”
라며 이렇게 경계를 하거나 나를 시키는 것을 못 미더워하여 본인이 직접 카지노 쿠폰 마는데미현이는 그러지 않았다. 나의 못함을 이해하며 시간이 걸림을 기다려주었고 나의 사소한 역할과 도움에 칭찬을 해주었다. 혹, 내가 설거지만 카지노 쿠폰 있을 때면 따라와서 안쓰러운 눈빛으로 내 대신 더 많은 양의 설거지를 무심히 카지노 쿠폰는 또 재빠르게 사라졌다. 미현이와 명자 언니는 3월에 새로 발령받은 후 단짝이 되었는데 어느 날은 나한테
“혜성아, 도저히 못 해 먹겠다. 너랑 나랑 명자 언니 이렇게 우리 셋 일자리 좀 구해놔. 알았지?”
라고 말했다. 한참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빼놓지 않고 어디든 데리고 가려는 동갑내기 미현이가 나는 든든했다. 가끔 미현이의 음식에 대한 열정을 과하다 비웃는 눈초리들을 느낄 때가 있지만 미현이의 자신감과 프로정신이 멋있다. 밥 하는 아줌마의 일이라고 별 일 아니라 하는 직무유기보다는 맛에 맛을 더하려는 노력의 직업정신은 찬사를 받을 만 하다.아무튼 나는 미현이의 소세지볶음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진미채나 소세지볶음이나 이 귀한 녀석들 조차 본채 만 채 손도 대지 않고 갖다 버리는 아이들이 역시나 허다했지만, 오늘의 주찬과 부찬은 참으로 친근하지만 가깝지 않고 평범한 중산층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이 생겼지만 가격 면에서 결코 그렇지 않은 일명 레어템이라는 걸 아이들은 알까. 그 레어템을 못 알아본 아이들.무상급식을 유상급식으로 전환하여 감사히 먹을 아이들만 먹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걔 중에 정말 점심 식사 한 끼가 생계인 배고픈 아이들도 있을지 모른다는 가련한 생각을 해보면 복지정책으로급식은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 옳다. 그렇다 할지라도 마치 급식 음식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대세인것처럼 분위기를 주도하는아이들, 맛없는 싸구려 음식으로 치부하여 급식실로 불만을 접수하는 부모들은 참을 수 없다.
"얘들아, 이건 말이다. 작디 작은 키에 버거운 삽질을 하면서 너희들을 위해 밤새 조리법을 연구해 가면서 열심히 땀흘린 우리 미현이가 만든 최고로 맛나는 비엔나 소시지 볶음이란 말이야. 두 입만 먹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