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여행_0012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다. 첫째가 다니는 집 앞 초등학교 화단의 벚나무에 꽃이 피어 따스한 햇살을 머금으려 기지개를 켰다. 봄기운이 사뭇 다가왔음을 느끼며, 총총총 걷는 둘째 녀석의 손을 붙잡고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으로 향한다. 길바닥의 ‘코로나’ 시기에 그려놓은 ‘2m 간격유지’ 네모 그림을 건널 때마다 “아빠! 점프~, 점프~” 하며 캥거루 걸음을 한다.
둘째 녀석을 등원시키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바닥 청소 및 옷 세탁을 하고 드립커피를 내리고, 거실 테이블에 앉는다.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핸드폰의 비밀번호 잠금을 풀고 주식창을 열어본다. 지난밤 급락한 미국 주식시장으로 약간의 놀람과 걱정으로 각 종목의 하락률과 잔고를 가는 눈으로 천천히 확인해 내려간다. 미국 도날드 대통령의 관세정책 발표 후 나의 계좌가 녹아 내려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당장 생활비를 위해 팔아야 하는 주식들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생활비 계좌의 금액을 점검하고 급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마음을 추스른다.
오늘은 안스 기타 교실이 있는 날로 가기 전에 지난 수업내용을 간단히 복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오늘 수업에서 배울 다음 진도의 적응이 편하다. 반면 요즘에는 기타 수업에서 배우는 곡 이외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곡들로 절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다. 아마도 기타 수업에서 배우는 것들은 계속 새로운 것보다는 이제는 반복하여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진 탓 일 것이다. 그리고, 수업에서 배운 진도는 며칠이면 소화가 되기 때문에 다음 수업 전까지는 다른 곡들을 스스로 연습하여 기타 실력을 더 늘리고, 여러 곡을 통해 연주 폭을 넓혀야 할 시기가 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Dust in the Wind’
‘Love yourself’
‘These things’
‘Shape of my heart’
위 곡들은 TAB연주로 개인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하고 있는 곡으로 약 1개월 정도 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한다면 악보를 보면서는 연주가 무난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곡들이다.
오늘부터 3명의 5~60대 남자들이 추가로 들어왔다. 초급반에서 중급반으로 올라왔는데, 예전의 기타 잡았던 실력? 기억으로 초고속 승급을 이룬 셈이다. 그중에 한 분은 꾀 코드를 잡아 기타 소리가 잘 나온다. 장기 연습생인 2명의 아줌마 기타 죽순이분들보다 더 기본기가 좋고 실력도 좋다. 우리 중급반 실력을 약간 높여주어 다행히 나머지 수업생도 조차 자신들의 실력까지 약간 올라간 기분을 느낀다.
퍼커시브 곡으로 ‘혜화동’ 곡을 연주한다. 마치 거북이가 작은 돌멩이를 하나하나 다리를 들어 넘어가듯 느릿느릿한 박자로 협주를 한다. 다음으로 ‘노영심’ 노래의 ‘그리움만 쌓이네’ 곡을 연주해 본다. 분수코드가 많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곡이 흘러가는 걸 귀로만 쫓아간다. C/G와 D/F#, A/C#의 분수코드와 일부 sus4 코드에 대해서 가능한 한 빨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여 손에 익혀야 한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는 곡에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자주 나오는 코드는 더 시간을 내서 연주해야 한다. 안스 교실은 푸들 선생 교실과 다르게 1시간 꽉 차도록 곡을 연주하기 때문에 코드나 멜로디의 연주가 완숙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되지 않으면 다시 도돌이표처럼 다시 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해야 한다. 결국 반복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여 기본기를 다지지 않으면 다 잃고 마는 냉정한 현실이 문 앞에서 도사리고 있다.
다음으로 멜로디곡 진도를 나갈 차례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시작 반주 부분에 대한 멜로디를 오늘도 반복한다. 아르페지오 연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하고 멜로디로 각자 연습을 해본다. 첫 4마디 16박자의 전주 부분을 무리 없이 연주할 수 있게 되어 다음 멜로디 부분도 조금 연습해 본다. 보통 한주에 2마디(8박자) 또는 반복되는 리듬일 경우 4마디(16박자)가 최대로 나가는 진도이다. 아직 스케일의 위치와 운지를 익히지 않고 따라오기 벅차거나 너무 조용히 수업을 듣고 있는 일부 수강생의 진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안 선생의 배려이다.
“다음은 129페이지의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어때서’를 펴주세요”
‘응? 왜 이런 노래를?...’
잊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3명의 늦은 50대~60대의 수강생으로 우리 반의 평균연령은 아마도 이제 50대 초반 정도인 것을...
약간의 웃음과 함께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다 같이 노래를 불러본다. 이어서 ‘걱정 말아요 그대’의 전인권 노래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편하게 연주를 많이 하다 보면 스트록이 많이 늘어요. 그러니깐 자주 연습을 해주고요. 너무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만 연주하다 보면 멜로디 곡 연습 등이 잘 안 되니 섬세한 부분 연습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그 점을 따로 생각해서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문득 약 25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처음 기타를 집어보고 교회 목사아들인 대학생 전도사님과 연습하던 시절과 그 이후 17년 전 칠레에서 이 기타를 사고 즐겨 듣던 팝송을 싱어롱 하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기타 교실을 다니기 전까지는 나는 싱어롱 연주자였던 것이다. 그 시절 교회 전도사님한테 배운 고고, 칼립소, 탱고, 셔풀, 컨츄리 정도 주법까지 잠깐이나마 배웠던 기억으로 지금의 기타 교실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주법이 정확히 어떤 주법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확실한 건 고고와 칼립소 그리고, 빠르게 칼립소 2번 치는 컨츄리 주법은 그 이름을 잊어버리고서도 계속해서 싱어롱 해 왔다는 것이다.
과거의 교회에서 팝송 분위기의 찬송가를 교회 친구들과 동그랗게 방바닥에 모여 앉아 찬양을 부르고 몇 개의 쉬운 곡들을 연주해 봤던 아련하고 순수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과거의 잊어지지 않는 기억들은 그 사람의 인생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고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데 작용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마치 거설에 놓인 오래된 기타 녀석이 여전히 나를 물끄러미 또 지긋이 바라보고 있듯이 말이다.. 그때 여럿이 불렀던 교회 찬송가 노래들이, 지금은 다른 곡들로 채워지고 있고 곧 새로운 곡들과 새로운 음악 인연들이 찾아와 함께 할 때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할렐루야, 아멘...
“시간이 별로 없네요. 하이코드 F, G, A, B, C, D를 바래코드로 집어 볼게요!”
‘연가’와 ‘여행을 떠나요’ 곡을 하이코드로 연주하며 전체 기타 넥을 위아래로 움직여 본다. 지지난 주보다, 지난주보다 하이코드의 소리가 더 명확해지고 손의 위치가 자연스러워졌음을 느낀다.
“진도 위주의 반이 있고, 반복과 연습을 두루 하는 반이 있는데. 진도 위주로 나가면 수업생들이 전에 배웠던 걸 자주 까먹더라고요.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시고요.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망각한다. 삶의 중요한 부분과 깨달음을 얻더라고 그것들을 바쁘고 힘든 현실에서 결국 뒤로 밀어버리고 후 순위가 되어버린다. 기타 교실을 다니는 중요한 부분은 결국 나는 음악을 즐길 것이고 여러 사람들과 공감할 것이고, 밴드든 노래를 통해서 소통할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 SNS를 통한 공유도 해야 할 것이다. 세계의 도처에 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리라.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또다시 반복한다. 삶의 중요한 부분을 집고 소리 내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수업이 끝나고 교회당을 나설 때쯤, 오늘 출입구 옆의 믹스커피를 마시지 않을걸 깨 닫는다. 그렇다 늘 수업 중 마시던 믹스커피를 잊고 말았다.
‘어느덧 따스한 새 봄이 오고 있는 탓일까?’
집으로 운전하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1시간 동안 나의 주식계좌가 얼마나 더 녹아내렸는지 살펴보면 아슬아슬 운전을 한다. 다시 잠깐의 씁쓸한 현실을 마주한다.
그렇다. 다가오는 봄이 되면 새 기타를 사기 위해 동네에 있는 ‘고퍼우드’ 대리점에 가보려던 참이었다. 솔리드 한 100만 원 정도의 나에겐 사치일지 모를 두 번째 기타를 말이다.
‘아... 주식을 팔든 새 기타를 사든timing(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