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aPhilos Apr 24. 2025

겸손, 액세서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타 여행_0014

“겸손이 뭐예요?”

첫째 녀석이 아침 식탁에서 갑자기 물었다.

“응 자랑하지 않는 거야~” 엄마가 짧게 대답한다. 아들 녀석이 조용하다.

“그래 자랑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고, 남을 도와주는 그런 거야~”

“아니 됐어요~!” 나의 더해진 설명에 녀석의 귀찮다는 말투로 대답한다. 아빠의 추가되는 말이 너무 많다고 매번 난리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엄마의 잔소리가 투하된다. 아빠말에 그렇게 대답하면 안 되지부터 듣는 태도가 그러면 안 되는 거다라고...

투덜 되던 첫째 녀석과 아내가 부랴부랴 짐을 챙겨 학교로 출발하고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겸손이란 무엇인가? 내가 언제쯤 고민하며 생각해 본 적이나 있던가? 아마도 어린 시절 교회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고, 그리고 당연히 어릴 적 부모님께로부터 들었을 것이다. 녀석도 분명 담임 선생님이든 학원 선생님이든 지금 시기에 ‘겸손해야 한다’라고 자주 듣고 있는 것일 것이다.

녀석이 오면 상황을 봐서 다시 한번 얘기를 해봐야겠다. 너무 길어요! 괜찮아요. 됐어요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니 녀석이 궁금한 것을 부모에게 질문하는 것도 겸손의 한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왠지 녀석의 입장에서 좀 더 생각해보고 근사한 대답을 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오늘은 주말부터 비 오던 흐린 날씨가 개고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11시 정시에 도착한 상가 2층 기타 교실 앞에 벌써 줄이 길다. 우리 중급반도 이제 만원이다. 작은 교실에 어느덧 10명이나 된다.

모두들 자리에 앉아 알아서 손가락 피킹연습을 시작한다. 매일 하는 손가락 크로매틱 연습을 짧게 반복하고, 전체 스케일의 위치를 익히기 위해 5블록까지 전속력으로 집어 본다. 피크로 소리를 내면 1m 내외로 앉은 수업생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손가락으로 빠르게 집어 본다. 1번 줄 약지, 2번 줄 중지, 3번 줄 검지, 그리고 4번부터 6번 줄까지는 엄지로 소리를 내야 한다. 아직도 위치가 많이 어색해 하지만 조금씩 오른손 각 손가락의 이동이 적어지고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조금씩 없어지는 느낌이다.

“자!~ 아리랑을 손가락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해 볼게요.”

이제는 손가락으로 아리랑 멜로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쉽다. 사실 저번주부터 그랬던 것이다. 애드리브까지 넣어가면 음의 바이브레이션과 슬라이드, 해머링, 풀오프 등을 넣어가며 완주한다.


“오늘은 ‘사랑으로’란 곡을 손가락으로 전체 카지노 게임 사이트해 볼게요.”

사랑으로 곡을 멜로디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해 본다. 크로메틱 연습이 덜 되었거나 곡 연습을 할 때 끝까지 마스터하지 않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거나 한 수업생들의 기타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다행히 나의 기타는 소리는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리듬과 소리를 잘 만들어 내어 진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많은 수업생들의 기타 연주가 느리거나 끊기는 경우가 많을 때에는 그중 연주를 잘하는 사람의 기타 소리는 유독 안 선생의 귀와 눈을 사로잡기 마련이다.


“자 어느 정도 연습이 된 것 같고 각자 따로 연습을 해 보시고요. 같이 아르페지오로 분수코드, 만능코드 G-C, C-A, Dm-G를 써가면서 합주를 할게요. 둘째 줄부터!~”

역시 아직 코드의 연결이 일부분 매끄럽지 못하고 소리가 둔탁하다. 아마도 기타 넥을 17년 이상 손보지 않아서 하이플렛 부분의 줄이 넥과 벌어져 있어서 바렛코드를 잡을 때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한 두곡만 연주해도 손가락 끝이 아려온다.


“오늘은 추가로 코드자체 애드리브를 하나 가르쳐 드릴게요. C코드 한 번 잡아보세요. C코드가 4박자로 한 마디일 경우에 코드의 가운데 손가락을 해머링으로 D(레)-E(미)하여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는 거예요!” 안 선생의 시범에 역시 코드에 애드리브 멜로디와 리듬감이 추가되어 곡이 화려해진다.


“마치... 천장을 한번 보세요. 십자 모양 등을 보고 한 수업생이 그러더라고요. 이거 선생님이 다셨죠?, 그렇죠 여기는 방음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천정을 뚫고 다른 등으로 달면 소리가 천정을 타고 옆 상가로 전달이 돼서 절대 안돼요. 다른 화려한 등으로 달 수가 없어요.” 머리 위의 십자 모양의 작은 등 4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화려하지 않은 흰색 주광등인데 모양만 십자모양인 평범한 등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해야 하는 이 애드리브는 마치 화려한 등을 인테리어로 더하는 그런 거지요. 아시겠어요?” 적절한 표현이다. 평범하고 때로는 지루하게 들리는 서로의 기타 소리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안 선생의 애드리브 시범은 마치 화려한 고수의 향기가 나는 듯 하니 말이다.

“그렇지만 잘 빗은 머리에 얼굴 만한 꽃모양 브리지를 달 수는 없지요? 너무 과해요~, 그렇지만 이쁜 작은 리본 같은 거를 달아주고 하면 포인트가 살고 화사해지는 거지요.”

“어려운 걸 했으니, 잠시 숨도 돌릴 겸 1분간 쉬었다 할게요.”


새로운 것이 추가되어 수업생들이 말이 없어지거나 한곡을 길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한 뒤, 중간에 짧은 휴식이 주어진다. 아마도 새로 온 3 남자와 아직 진도를 따라가기 바쁜 3명의 아줌마들에게 잠깐 배운 걸 기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일 것이다.


“고급반에 가면 이러한 분수코드, 애드리브, 만능코드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해서 좀 더 화려하고 풍성하게 연주해야 하는데, 여러분은 전문적인 기타리스트 연주보다는 뭔가 화려하게 보일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물론 기본기를 천천히 익혀서 안정이 되어야 거기에 액세서리를 더해서 덧 보일 수 있겠죠?”


아, 처음으로 안 선생의 입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얘기가 나왔다. 분명 중급반도 인원이 많아지고 초급반에서도 인원이 중급반으로 올라와야 되는 상황이 곧 올 것이기 때문에 일부 인원을 추려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보내든 새로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만들던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우리 중급반에서 그 얘기를 했다는 것은 이 반에 몇 명을 고려해서 얘기를 했을 것이다. 내심 내가 그중에 한 사람이라고 기대를 하며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은 요즘 연습하는 멜로디 곡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이다. 처음 전주는 연습이 되어 다시 반복연습을 하고, 시간이 없어서 전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진행하기로 한다.

“여기도 보면 코드를 한번 살피고 갈게요. sus4가 나오는데 대부분 major코드와 같이 나오죠? 뭐랄까 이 sus4도 major 코드를 약간 인테리어처럼 이쁘게 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해서 major 코드와 같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렇다. 한스 푸들 선생이 설명해 준 그대로 안 선생도 설명을 해 준다. 어렵게 sus4, 분수코드 등을 하면서 노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끝내고 수업생들 일부는 곡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지친 모습도 보인다.

“이 노래를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고 나니깐 왠지 다들 숙연해지시죠?” 그렇다. 모두 기본코드 이외의 원곡의 sus4, 분수코드, 코드 애드리브를 다 넣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하려니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코드 흐름을 놓쳐 치지 못해서 그저 조용한 것일 수도 있다.


그다음은 짧게 퍼커시브 연습이 이어진다. ‘참 좋다’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이다.


그리고 3 핑거 연습이다. 코드 자체 애드리브를 3 핑거의 C 코드에도 넣어보라고 안 선생이 설명해 준다. 그렇다 코드의 연주는 연주법을 떠나 그 리듬과 곡의 멜로디의 흐름이 문제가 없다면 추가하면 되는 것이다. 마치 액세서리처럼.

“여러분들은 곡의 밸런스보다는 액세서리를 투하! 하는 화려한 연주에 초점을 좀 더 맞춰서 연습을 하셔야 되요 아셨죠?”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tears in heaven’ 노래를 싱어롱 해 볼게요.”

내가 자주 연습한 곡이다. 자신 있게 노래도 부르며 다 같이 연주를 한다. 컨츄리로 연주를 하고 4마디 끝에 연결되는 부분에는 칼립소의 연주법도 변화를 줘 본다. 노래까지 같이 부르며, 이제까지 합주했던 곡 중에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가 가장 크게 울려 퍼진다. 왠지 기타를 다 같이 연주하며 이 순간만큼은 기타 연주 자체를 더욱 즐기게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배우는 시간이 아닌 다 같이 싱어롱 하여 즐기는 느낌 말이다.


어느 SNS 동영상을 보니 ‘낙원상가’? 계정에서 특정곡을 여러 기타를 든 사람들이 한 광장에 모여서 다 같이 연주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나중에 같이 기타를 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모여서 같이 연주하는 날이 있을까? 광장에서는 아니더라도, 작은 벤치에 모여 앉아 또는 누구의 거실에 초대받아 모여 앉아 같이 싱어롱 하는 그런 날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이코드 G-C-D코드로 연주되는 ‘연가’와 ‘여행을 떠나요’를 연주하고 수업이 마무리가 된다. 바래코드로 flat을 위아래로 옮겨가며 연주를 한다. 기타 넥이 휘어서 그런지 소리 내기는 쉽지 않지만 손가락의 위치는 지난주보다 더 고정되고 그 위치를 잘 찾아간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주차된 차 위로 벚꽃잎이 조금씩 떨어져 있다. 고개를 들어 꽃잎들을 사진에 담아둔다. 이 봄과 벚꽃, 그리고 기타 연주를...

‘찰칵’


상가를 나가는 길의 벚꽃을 바라보니 마음이 들뜬다. 차에 시동을 켜고 밝은 햇빛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Sing alon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