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은 불을 끄지 않는다 12편
혼란 속에 빠져 버렸다.
공장화재 보고서에 적힌 사고자는 그 회사의 사장으로 53세의 남자였다.사장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되어 근로기준법 위반이 3건이나 있었고, 직원 폭행 및 성폭력에 대한 고소도 아직 불구속 상태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였다. 젊을 적에 불륜으로 인하여 마누라 카지노 쿠폰도 이혼카지노 쿠폰 공장 내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다.한마디로 인간 말종이었다. 화재가 난 그날도 대낮부터 술에 취해 공장 휴게실에서 자고 있었다가 변을 당했던 것이었다.
"잘 죽었네. 버러지 같은 놈. 아니 구더기 인가? 뭐 그게 그거지."
H는 모니터를 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순간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표정은 너무도 차갑고 냉정하게 보였다. H는 그러한 자신의 얼굴에 흠찟카지노 쿠폰 놀랐다.
두 번의 화재를 겪은 이후 H는 자신이 많이 변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엄마를 꿈에서 만난 이후라고 해야 하나?원래부터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뭔가 냉소적이고감정이 매우 둔감해진 것 같다고 느꼈다.개그콘서트의 열혈 시청자로 방청권을 얻기 위해 방송국 앞에서 밤샘도 마다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재미있는 코너를 봐도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오히려 한심카지노 쿠폰 비굴해 보이는 모습에 불 같이 화를 내며 TV를 꺼버리곤 했다.그런 반면 어느 순간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지나치게 감정이 민감해지기도 했다. 낭랑 18세 소녀처럼 팀장의 제치기 소리에도 미친 듯 웃다가 무안하게 쳐다보는팀장에게 한소리 듣기도 했다. 또 어느 날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혼자 구석에서 찔끔찔끔 울다가 성중이한테 걸려서 온 동네에 놀림감이 되기도 하였다.그러한 변화에 H는 부끄럽거나 창피해하기보다는 자랑스러워했다. 본인이 다른 일반인과 격이 다른 존재이기에 겪는모습이라고 생각되었다.
자신은 하늘이 천사들의 구원을 위하여 이 땅에 내려보낸구원자이며 인간보다 우세한 권능을 가지고 있고, 천사들을 구원하는 일을 잘 수행하고 나면 마지막 천사와 같이 하늘에 올라가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그러나 그런 상상과는 반대로이번 화재 때 불타오르는 사장을보면서 희열감에 빠졌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도 그 장면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몸이 빳빳하게 흥분하며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런 자신의 감정적, 신체적 변화에 적잖이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잖아.버러지 한 마리가 죽는 것을 보고 내가 흥분이 하다니? 난 구원자인데? 성스러운 구원자인데 이런 반응이 생긴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야.쓰펄!구원자야 아님 그냥 단순 살인자야? 내 정체가 정말 뭐지? 천사가 된 엄마가 내 몸속에 나왔으니 난 성스러운 구원자가 맞는 거지? 아냐 근데 엄마가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공격했잖아. 내가 더러운 살인자라서 그랬던 걸까? 아냐 아냐! 아직 속단할 필요는 없어. 확인이 필요해. 어떻게 해서든 확인을 해봐야 돼'
일주일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심장마비나 교통사고 등 몇몇 건의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화재사고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모두가 한숨을 돌리며 편안한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H에게 있어서는 고역의 시간이었다.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하고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영원히 화재가 발생 않을 것 같은 생각에 미칠 듯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번 화재 때 구원자 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탓이라는 자책의 마음도 들었다.
'확인을 해야 하는데. 확인이 필요한데. 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거지? 이러고 계속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건가? 답답해! 답답해! 다른 구역이라도 지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H! 커피 한잔 마시러 가자"
"그래"
H는 성중이와 자판기에서 밀크커피를 뽑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너 요즘 무슨 일 있냐? 왜 그렇게 민감해? 생리하냐?"
평소에도 농담을 주고받던 사이라 이 정도의 농담은 농담도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은 성중이의 시시껄렁한 농담 한마디에 순간적으로 화가 끓어올랐다.
"뭐! 내가 뭐? 내가 뭘 그리 민감한데?"
"아니 뭐 구조팀장이 좀 말을 심하게 하기는 했지만 너도 좀 과하게 대들기는 했어"
"구조팀장 그 새끼가 지난번 공장화재 때일 가지고 며칠씩이나 지랄하니까 그런 거지. 내가 뭐 일부러 요구조자 안 구하고 혼자 살겠다고 나온 것도 아니고 정말 발견하지 못한 건데"
"아이구 알아. 알아. 이짜슥이 또 흥분한다. 그래서 우리 팀장님에 가서 사과받아줬잖아. 팀장님까지 나서 주셨는데 니가 거기서 그렇게 쌍욕까지 박아대면서 대들면 어쩌냐?"
"열불 터지는데 욕이 대수냐?"
"구조팀장한테 사과는 했냐?"
"내가 왜? 사람을 그렇게 몰아붙이고 살인자 취급까지 했는데? 그 새끼 죽도록 패지 않은 것만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 내가 사과를? 언감생심이다."
"구조팀장이 다소 말을 가리지 않고 막 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너를 대놓고 살인자 취급 한 적은 없었잖아"
"너만 알고 있어. 그 새끼가 싸우다 내 멱살 잡았을 때 내 귀에다가소곤거리더라. 살인자 새끼라고"
"뭐? 정말이야?. 진짜로 구조팀장이 그랬다고?"
"쉿! 아무리 계급이 깡패지만 내가 그런 말까지 듣고 어떻게 참아? 스팔 더러워서. 에이씨 정 뭐라고 하면 때려치우면 되지뭐.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어?"
"아이 시펄! 구조팀장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이 좀 심하네. 우리가 전문 구조팀도 아니고 현장 뻔히 봤으면서 연기카지노 쿠폰 불 때문에 뭐가 보이기나 했어? 그런데도 말을 그렇게 했다고?"
"놔도 내 문제야. 내가 알아서 할게"
"야 H! 난 언제나 니 편이다. 이번 건으로 또 구조팀장 카지노 쿠폰 일 생기면 내가 같이 싸워줄게. 아니 그때는 우리 팀장한테도 이야기해서 정식으로 문제 삼아야겠어"
"야! 넌 그러지 마. 너까지 그러면 일이 커진다.문제 크게 일으키고 싶지 않아. 이제 들어가자. 그놈의 월급이 뭔지. 일해야 돈이라도 나올 거 아니냐"
H는 씩씩거리는 성중이의 어깨를 툭툭 두두리며 씩 하고 웃었다. 사실 구조팀장이 H에게 살인자라고 말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H의 귓속에만 이야기한 것이라 아무도 못 들었다고 하면 그만이다. 더군다나 별 것도 아닌 인간 나부랭이 주제에 감히 자기한테 성질부린 것만으로도 그보다 더 한 소리를 들어도 마땅하다는 생각에 비록 거짓말이지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자리로 돌아온 H는 갑자기 마음속에서 화가 끓어올랐다.
'구조팀장 이 벌레 같을 새끼. 확 죽여버릴까? 그래 불에 태워 죽이는 것도 좋겠다. 구더기처럼 고치 속에서 나오지 못카지노 쿠폰 시커멓게 타서 죽는 거야. 이리저리 바둥거리다 팍 터져서.... 좋다 좋아 아주 좋아 ㅋㅋㅋㅋ'
H는 혼자만의 상상에 기분이 좋아져 키득 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과도한 웃음에 사례가 걸렸고 켁켁 거리며 기침을 하던 와중성중이와 마시다 남긴 커피를 실수로 쏟아버렸다. 커피는 책상을 넘어 H의 바지를 적시고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제길. 누가 커피를 여기다가.... 아! 내가 놓은 거였네. 바지가 다 젖었네. 밀크커피라 끈적끈적할 텐데. 에이 갈아입어야겠네."
H는 탈의실의 사물함으로 갔다. 여분의 바지를 꺼내기 위해 뒤적이다가 구석에 처박혀있는 다이어리가 눈에 띄었다.'구원의 성경'이란 표지에 마카펜으로 삐뚤빼뚤 쓰인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H는 다이어리를 집어 올려 펼쳐 보았다. 그곳에는 7~8명의 천사 후보자의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여러 페이지에 걸쳐 기재되어 카지노 쿠폰.순간 H의 머리를 휙 스치고 드는 생각이 카지노 쿠폰.
'가만있어봐. 굳이 불이 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나?. 여기 후보들을 데려다 직접 시험해 보면 되잖아? 난 구원자잖아. 구원자인 내가 선택하면 되는 거지. 기다릴 이유가 뭐지?왜 바보처럼 기다리기만 했지?'
그날 집으로 퇴근한 H는 집어온 다이어리에 기록된천사 후보자에 대하여한 명 한 명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총 8명. 이중에 여성 6명은 현제 해바라기 센터에 보호 중이라 납치해 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니 나머지 2명 중 한 명을 골라야겠네. 어디 보자 누가 1호 천사로 가장 적합할까?"
H에게 있어서 대상자를 고르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즐거웠다. 자기에게 주어진 위대한 권한을 행사카지노 쿠폰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 어디 보자. 그래 임현지! 이 여자가좋겠네. 애인한테 수차례의 폭행 및 강간으로 세 차례의 유산카지노 쿠폰 전치 12주의 입원치료 후 1년의 정신과 치료라... 천사의 후보로 손색이 없네. 이제 해방시켜 줄 때도 되었을 텐데 신께서 너무 바쁘셔서 아직 못하신 것 같으니 내가 나서서 구원해야겠어"
이제 H는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컴퓨터의 SNS, 블로그, 인스타 등을 통해 임현지의 신상을 확인카지노 쿠폰 있었다.
"오호라 구월동에 사네. 예술의 회관역 근처 원룸에 사는 것 같은데? 경찰이나 후배 여친을 통해 직접 알아보는 것은 위험카지노 쿠폰... 응? 공장에 다니나 보군. 작업복의 회사이름이 있는데 어디지?"
인스타 그램에 사내에서 실시하는 행사 사진이 올라와 카지노 쿠폰. H는 사진을 다운로드하여 확대하였다. 그녀의 가슴에 붙은'신선식품 주식회사'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ㅋㅋㅋㅋㅋ 찾았다. 내일 소방 System에서 회사위치만 확인해 보면 쉽게 만날 수 있겠네"
H는 흡족한 마음에 달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소방 System은 여러 면에서 매우 편리하였다. 너무도 쉽게 임현지 직장에 대한 정보를확인할 수 카지노 쿠폰.
그날부터 H는 퇴근 후 신선식품 정문 근처에서 임현지가 퇴근하기만기다리고 카지노 쿠폰. 그녀의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음 ~! 퇴근은 6시. 매주 화, 목요일은 정기야근, 야근 시에는 8시 퇴근. 집까지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카지노 쿠폰 통근 소요 시간은 약 25분. 박촌역에서 승차카지노 쿠폰 예술회관역에서 하차. 역에서 원룸까지 걸어서 약 10분. 특별히 취미나 다른 알바를 카지노 쿠폰 있지는 않고... 성실하네. 직장카지노 쿠폰 집만 왔다 갔다 하네"
H는 소방 System에서 인천 남동소방서의 관내현황을 살펴보았다. 이것저것 살펴보던 H의 눈에 아주 흥미로운 것이 보였다. 석산동 10번지 일대가 재개발로 인해 철거 중이라 야간에 노숙자 및 가출청소년에 의한 시화가 주의되니 순찰 횟수를 증가하라는 글귀가보였다. H는 그곳을 살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도 H는 퇴근하여 임현지의 뒤를 쫓았다. 혹시나 미행이 들킬까 봐 양면잠바를 구입했다. 검은색과 회색으로 된 양면잠바였다. 가장 무난한 검은색이 보이게 잠바를 입고 카지노 쿠폰. 임현지가 편의점에 들러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후 석산동 10번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거의 모든 집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골목을 돌아다니다 적당한 집 하나를 선정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비워진 지 시간이 좀 지난 듯 온통 먼지로 덮여카지노 쿠폰고 쓰레기가 여기저기 뒹굴고카지노 쿠폰지만 그나마 수돗물도 나오고 잠을 자도 될 정도로 아늑했다.
"좋아 결정했어. 여기가 딱이네. 이제 집에서 쇠사슬카지노 쿠폰 시너를 미리 가져다 숨겨놓고 쇠사슬을 준비하면 되겠어. 묶을 곳이 마땅치 않네. 어디다 묶지? 음.. 저 기둥에 파이프라도 못질 좀 해놓아야겠네.?"
H는 집의 내부를 꼼꼼히 살폈다.
"음. 저기다 쇠사슬을 하나 더 걸고. 이쪽은 시너를 아냐. 페인트를 뿌려 놓으면 훨씬 낫겠네. 혹시 도망갈 수 있으니 이쪽 베란다 창은 나무판자로 막고.... "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아차차! 내가 관찰할 곳도 확인해 봐야지. 어디 보자. 여기서 직선으로 보이는 2층 집이... 아! 저기 좋네.한 대여섯 집 떨어져 있어서 육안으로도 잘 보일 거야. 경찰이나 소방관이 출동하면 도망가기도 좋고 오케이!"
일주일에 걸쳐 H는 준비를 다 끝내고 마지막 점검을 위하여 관찰지점의집 2층 난간에 서 카지노 쿠폰.
"드디어 내일이네. 눈이 올 확률도 80%가 넘고 좀 많이 내리면 소방관이나 경찰들도 순찰 대충대충 돌 거고.. 아주 적당한 날이네. 우리 1호 천사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따뜻하게 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이 구원자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H의 눈은 흥분감이 차오르며 귀까지 붉게 상기되어가고 카지노 쿠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