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가 지나 새벽 1시에 다다랐을 때. 그러니까 7층 소아병동 격리실의 조용한 적막함을 뚫고 내 가슴과 심장을 세차게 뜀박질 치게 만든 건, 읽다 만 전자책 속 어떤 문장과 동시에 눈에 들어온 정음이의 잠든 얼굴 때문이었다. 밤 10시에 시작해서 11시가 다 돼서야 끝난 두 번째 뇌 MRI를 마친 10살 소년의 앙상함이 도드라지는 얼굴.... 오직 정음이만이 나를 울게 만든다. 오직 너만이 나를 살린다. 이젠 온 통 너뿐이다...오직 너만이 내 숨통을 틔이게도. 때로는 숨막히게도만든다. 너는 그런 존재다. 오직 너만이 그런 존재일 수 있다... 그리고 이 마음과 감정은 오직 나만이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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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퇴원한 지 하루가 되는 날이다. 그렇다. 우리는 새해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원을 했다. '다시' 말이다. 지난 6차 항암 이후 항암 7일 차가 되던 날 빈 크리스틴을 주입시키고 우리는 외래로 추락한 수치복구를 위해 수혈과 그라신을 처방받고 있었다. 맞다. 그날도 응급실에 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지.. 교수님 외래는 없었지만 워낙 낮은 수치로 인해 적혈구 처방이 있던 날이었다. 오전 8시에 통원치료센터에 도착해서 정음이는 수혈을 받고 있었다.
37.3도. 잔기침. 응급실 방문. 8시간 대기 후 병동 재카지노 쿠폰
만약 정음이를 응급실에 데려가지 않았다면 하루 정도 수혈받고 그라신 맞고 그대로 수치회복시기까지 아이의 바람대로 그냥 우리끼리(?) 견뎠다면 정음이는 힘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아이의 요청에도 매뉴얼(?) 대로 응급실에 가고 다시 재입원을 하고 5박에 이르는 동안 매일 같이 항생제를 맞았기에 정음이는 괜찮아진 걸까. 나는 솔직히 여전히 잘 모르겠다... 아이의 열패턴이 조금이라도 틀어질 땐 솔직히 불안하다. 왜 아니겠는가. 정음이는 '소아암' 환우인걸. 이 병은 그러니까 감기도 아니고 골절도 아니고 '흔한' 병이 아니니까.... 늘 모순은 이렇게 발생한다. 열이 조금이라도 나고 이상 증상이 있을 때 닭장 같은 응급실에서 힘들게 대기하다가 병동에 입원하는 게 아이를 정말 위한 일일까. 반나절 정도는 아이를 믿고 지켜보면서 의사결정을 신중하게 하는 게 옳은 걸까. 병동생활이 정음이에겐 여전히 8개월이 지났음에도 너무나도 쥐약이나 다름없기에 - 식음전폐, 기력 추락, 심적 불안 등 -.
그러나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널 데리고 응급실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음이를 너무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정말로 남들에게는 '별 것 아닌 열' 일 수 있지만 소아암인 정음이에게. 37도를 뚫고 열이 오른다는 건 우리에게 대단한 일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네가 그토록 울고 불며 가기 싫어했음에도 나는 정음이를 데리고 응급실을 갈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입원 준비를 하지 않은 채로. 유일하게 지녔던 건 '마음' 뿐이었다. 널 지키려는 마음.
5박 6일. 격리실 병동생활
1월 9일부터 14일까지. 우리는 적혈구를 수혈하고 있는 채로 응급실에 갔다. 그리고 8시간을 대기한 끝에 5인 격리실에 병동 배치를 받고 안착할 수 있었다. 대단한 바이러스는 아니나 균배양 검사 시 리노바이러스가 나왔기 때문에 정음이는 비말주의 격리실에 가야 했다... 다소 비좁은 공간. 여전히 환기되지 못한 공간.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침대에 꼼짝 마라 누워 있거나 가끔 휴게실로 가서 창문 밖으로 세상 구경을 해야 하는 공간. 그 무엇도 맛이 없어지는 마법(?) 이 펼쳐지는 공간... 엄마는 바닥의 좁은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아이의 열체크를 하고 정음이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그러다가 하루가 다 지나가는 공간...
병동생활을 견디는 몇 가지 방법
정음이는 이번 카지노 쿠폰 때 휴게실을 자주 찾았다. 정말이지 거의 매일 갔다. 몇 걸음이면 갈 수 있는 휴게실이 우리에게는 참 많이 멀었다.... (우리만 아는 현실) 정음이는 수액줄과 수혈줄을 꽂은 채, 힘겹게 나가야 함에도 나가려 했다. 아직 잘 걷지 못하는 정음이를 겨우 겨우 부축하며 소파에 안착시키면 그제야 정음이는 마음이 좀 풀어지는지 핸드폰을 들고 쌍둥이 형에게 전화를 걸어서 게임을 하자 한다. 아이의 목소리는 그제야 생기가 돈다....
정음아.... 힘내줘서 고맙다
이번 입원 때 엉겁결에 MRI를 찍었다. 원래라면 1월 중순 경에 고용량항암 전처치와 조혈모세포이식 전에 MRI 용 입원이 예약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열 올라서 한 응급실-재입원이었고 따로 또 할 필요 없이 입원을 한 김에 MRI까지 찍고 나가기로 했다. 정음이는 두 차례에 걸쳐 MRI를 찍는다. 척추까지 전체 부분과 뇌 MRI만 별도로. 밤늦게 호출된 MRI 에도 정음이는 그 늦은 시간까지 잘 견뎌 주었다. MRI 실은 언제나 긴장되게 만든다. 희고 긴 통로 안에 헤드셋을 끼고 누운 정음. 아이의 발가락에 무력하게 손을 대며 아이와 같이 MRI 시간을 같이 견디는 나...
MRI 실에 같이 들어가서 있을 때마다 이상하게 눈물이 여전히도 차 오르는 건 나만 아는 어떤 감정이 건드려지기 때문일 테다. 작년 5월. 처음으로 정음이의 소뇌에 커다란 종양 덩어리를 발견했을 때. 주기적으로 항암 치료를 하면서. 육안 상 보이는 이상점 유무와 뇌압이 다시 오르고 뇌척수액이 차 뇌실이 커졌는지의 여부의 확인 등은 모두 영상기록이라는 객관적 증거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 증거물을 위해 아이가 견디는 시간에 같이 동반되어 그 공간과 시간을 같이 경험할 때.
무어랄까. 딱히 국어사전으로 적확한 묘사를 절대 할 수 없이, 나는 언제나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실패하고 만다... 단지 한 시간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끄러운 MRI의 자기 공명 소음과 차가운 공기가 맴도는 공간. 꼼짝 없이누워 있어야 하는 아이의 앙상한 몸. 그저 발가락 정도 꼼지락 거렸을 때 살며시 건네는 내 손....
네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필사적으로 알리려는 어미의 마음은 무력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하게 너를 향한다...... 그리고 동시에 여전히 매번 MRI 찍을 때마다 차오르는 뜨거운 눈물은 마스크 안을 가득 적신다..... 그리고 그것은 정음이 조차 모르는 나만의 감정이다. 환자는 절대 알 수 없는 간병부모의 찢어지는 심장의 참담은 그곳에 있다.......
우리는 밤 10시에 도착해서 11시가 다 되어 끝났지... 네 머리의 션트를 매번 걱정할 뿐이다... 그게 현실 고민...
이번 카지노 쿠폰 때 정음이를 유일하게 위로하고 즐겁게 만들었던 건 다름 아닌 휴게실 바깥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하늘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또한 울보엄마는 당분간도 지속되겠구나 싶었다. 종양 제거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도드라지는 너의 뒷모습... 그리고 너의 등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일 테다.
집에 가고 싶어....
내가 자꾸 울먹였던 건. 널 억지로 응급실로 데려오고 내가 너를 여기에 다시 가둬둔 것 같아서. 죄스러우면서도 어떤 합리적 정당성(?)을 찾기 위해 머리는 자꾸 어떤 문장 곁을 맴돈다.... 널 지키기 위해. 우리의 안전을 위해. 너의 건강을 위해. 병원에 오는 시간은 당연하고 어쩔 수 없는 것임을. 동시에 자주 오지 않고 싶은 모순적인 곳이기도 하다는 것....
카지노 쿠폰의 뒷모습은 매일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이번 카지노 쿠폰은 이상하게 불면의 밤이 많았다. 5일이면 3일을 거의 잘 수 없었고 잠도 오지 않았다. 아마 고용량 항암과 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 때문이리라... 카지노 쿠폰 3일째 되던 날. 잠든 정음이 옆에서 잠시 전자책을 열었다. 읽다 만 김애란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문장 몇 개가 눈에 들어왔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폭발적으로 흘러 내려오는 걸 감출 수 없었다. "가난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 하나에도 머리통이 깨지는 것" "작은 사건이 큰 재난이 되는 것. 복구가 잘 안 되는 것"이라했다....... 그리고그 문장에 기대어 카지노 쿠폰와 내 현실버전으로 다시 재편집해 보자면. 글쎼. 어쩌면 저 문장 속 마음이야말로 지금 나와 카지노 쿠폰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작은 모든 것들이 우리에겐 재난이고 위험이고 고통일 수 있는 것... 남들의 대수롭지 않은 모든 일상이 정음이와 내게는 너무나도 커다랗고 힘든 난관이 되어 버린 것... 그것이 현실. 소아암의 드러나지 못하는 민낯. 악성뇌종양 환우만이 느낄 수 있는 좌절. 그 곁을 지키는 어미의 참담과 환멸. 그러나 그 모든 걸 뚫고 헤쳐나갈 수도 있는 인간을 시험하는 강렬한 어떤 용기. 오랜 생을 향한 절실함....
소아암이 된 이후. 모든 작고 별 일 아닌 것들은 없어졌다. 여전히 잘 못 걷고 가끔 무게중심도 흐트러지고 기력이 없는 상태의 정음은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정음 자신도 스스로 할 수 없는 것이 여전히 있다는 것. 제약과 한계가 많은 이동약자이자 머리에 션트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을 가끔 비관하며 짜증을 잘 낸다. 왜 아닐까.... 그 마음을... 모를 리가.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지... 네가 얼마나 애쓰고 있다는 걸.
카지노 쿠폰가 찍은 사진... 참 잘 찍었다..정음아. 그런데 넌 무슨 생각을 하며 밖을 바라봤을까...나와 같았을까.
정음이는 정말 애쓰고 있다.... 그가 애쓴 지 250일 여일이 지났으니 이제 거의 일 년이 다 되어 간다. 6차 항암까지 달려왔다.... 한 번도 쉰 적 없이. 마음 편한 적은 없었다. 솔직히 여전히 그러하고 당분간도 그러할 테다. 최소한 정음을 밀착간병하는 나로서는. 너의 어미인 나로서는.
.......
곧 고용량 항암과 조혈모세포이식 날짜가 정해진다. 큰 이변이 없다면 아마 설날주차에 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니까 몇 주 후가 될까... 무균실 생활에 입성하게 될 순간. 또 어떤 난관과 새로운 장면과 우리가 조우하게 될까.
내 아들은 잘 이겨낼 수 있다.
카지노 쿠폰는 무사할 것이다.
나는... 울지 않을 것이다.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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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이를 힘들게 하는 이런 현실들이 여전히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아주 긴 악몽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것이 거짓이 아닌 여전히 '참'이라는 사실 앞에서 비애와 환멸과 묘한 좌절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참 모순적으로 느끼고 마는 건 어떤 맷집이다. 정음이도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강해지고 있다. 특히 배려심과 인내력 하나만큼은 개차반 같은 어떤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이다... 그런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곤 하지만....
우리는 강해지고 있다.
힘든 시간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정음과 나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꼭 함께일 것이다.
카지노 쿠폰는 내가 반드시 오래 지킬 것이다...
오직 어떤 마음만큼은오로지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참'이고진실이다...
절대 발화할 수 없는 어떤 마음 또한 오직 나만 알고 있는 참이자 거짓인 진실이다....
정음아. 사랑해. 정음아 힘내.
조혈모 세포이식. D-...
네 모든 순간을 계속 사랑할 것이다... 정음아........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 악성뇌종양 수포세포종 투병 기록 -
2024년 5월
5/1 : 보행장애, 동네 병원 뇌 카지노 쿠폰 및 정밀 검사 소견서 입수
5/2 : 분당차 MRI 및 긴급 카지노 쿠폰 (소아청소년과 - 신경외과 이동)
5/3 : 1차 개두술, 수두증, 션트 (스트라타 1.0)
5/8 : 수모세포종 진단, 2차 종양제거 개두술
5/9 : 중환자실, PICC 시술
5/10~22 : 일반실, 병동생활
5/22 : SMC 대리 진료, 긴급 전원,퇴원과 카지노 쿠폰 수속
5/22-23 밤부터 새벽까지. 카지노 쿠폰, CT, X-ray 등 모든 재검사 진행
5/24 : MTX 항암제 1차 투입, 히크만, 골수검사, 요추천자
5/27~6/3 : 1차 항암 A플랜 카지노 쿠폰
2024년 6월
6/6~15 : 응급실 재입원.... 열남, 균배양검사 - 중심정맥관 포도상구균 발현
6/20~25 : 2차 항암 B플랜 카지노 쿠폰
2024년 7월
7/4 : 혈소판 수혈, 그라신 수치주사
7/7~10 :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조혈모 채집 카지노 쿠폰
7/19 : 양성자 마스크 제작 및 모의 치료
2024년 8월
7/29~9/2 : 양성자 25회 차 (전뇌전척수 : 13회 차 / 이후 부분 양성자 12회 차)
이후 일주일 간격 피검사-수치주사-헤파린 주입 등 기타 중심정맥관 관리
2024년 9월
9/25~28 : 3차 항암 A플랜 카지노 쿠폰
2024년 10월
10/2 : 빈크리스틴, A플랜 주입 끝
10/6~10/12 : 급 응급실 입원 (균배양검사 2회, 기타 항생제 및 수치주사, 적혈구, 혈소판 수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