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태 May 06. 2025

천연무료 카지노 게임의 미학

어느덧 훌쩍 커버린 동민이가 나와 이것저것을 경쟁한다. 내가 힘을 쓰면 이놈도 힘을 쓴다. 내가 목을 조르면 이놈도 내 목을 함께 조르며 버틴다. 옛날엔 동민이가 항복이라 외쳐댔지만, 요즘엔 내가 먼저 백기를 든다. 등치도 나와 만만해지니 팬티도 러닝셔츠도 내 것인지 아들놈 건지 헷갈린 지 오래다. 얼마 전 아내는 동민에게 하얀색 반 팔 러닝셔츠를 몇 개 사주었다. 며칠 전에는 내 것도 사 왔다. 아내는 내 것 안쪽에 검은 실로 바느질을 해서 표시 해 주었다. 새삼 느끼지만, 아내의 감각은 신의 경지다. 문제는 이 러닝셔츠가 허연 흰색인 데서 찾아왔다. 요사이 이것저것을 먹으며 다양한 색상으로 무늬를 수놓게 되었다. 물론 그 형태도 아주 다양하다. 참다못한 아내가 독백을 빙자한 핀잔을 주었다.


- 어휴! 내가 왜 흰색을 사줬을까나!


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잔소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민첩하게 대꾸했다.


- 여보! 천연 무료 카지노 게임 중이야!

- 무료 카지노 게임한 옷! 어디서든 보여주지 마!

- 보여줄 데가 어딨어! 여보!


다행히 무탈하게 지나갔다. 한가로운 휴일 오후 점심시간이다. 아내는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볶음밥을 했다. 계란프라이를 해서 척 올려준다. 다시금 무료 카지노 게임 시작이다. 으하하….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