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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민 Jun 02. 2018

오크를 만난 소년

J. R. R. Tolkie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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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세계가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실재하는 이곳 바로 옆에서도 새로운 세계는 펼쳐질 수 있죠."

톨킨은 연기가 오르는 담배 파이프를 지그시 물고는 옛 생각에 빠졌다.

진짜 오르크 카지노 가입 쿠폰을 만났던 어린 시절 그때를.





"힐러리! 어서 도망쳐. 그러다 잡히겠어." 로널드가 동생 힐러리에게 소리쳤다. 힐러리는 황급히 다리를 놀리며 형에게 달려갔다. 그런 두 사람의 뒤로 온몸에 흰 가루를 뒤집어쓴 매서운 눈매의 오르크 괴물이 쫓아왔다. 괴물은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로널드와 힐러리는 괴물이 소리칠 때마다 몸이 움츠러들었다. 괴물의 본거지인 방앗간을 벗어나 한참을 달리자 괴물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녀석의 지구력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괴물의 목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을 때까지 뛴 두 사람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걸음을 멈췄다. 흙과 땀, 그리고 방앗간의 밀가루로 범벅이 된 얼굴을 보고 두 사람은 크게 웃었다. 오늘도 성공이었다. 괴물이 사는 방앗간을 지나 산딸기를 따 먹는 모험. 그것은 어떤 장난감도 주지 못하는 즐거움이었다. 로널드와 힐러리는 웃으며 몇 걸음 더 내디뎠다. 그러자 푸른 초원과 오솔길이 펼쳐졌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 광경이 몹시 좋았다. 무엇하나 바람의 길을 막지 않고 나무들이 이야기하듯 잎사귀 소리를 내는 곳. 이곳이라면 어떤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가끔씩 따가운 햇볕과 건조한 바람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버지와 헤어진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존 로널드 루얼 톨킨. 아버지에게서 선물 받은 것은 이름이 전부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은행 일을 하던 아버지는 휴가를 내지 못할 정도로 바빠 가족들의 첫 영국 여행에 동참하지 못했다. 단 한 번이었다. 단 한 번의 여행을 함께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한 번이 마지막이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혼자 남은 아버지 아서 톨킨은 류마티스열에 걸린다. 이 소식을 들은 로널드와 가족들은 남아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돌아가려 채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아서 톨킨은 로널드와 5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숨을 거둔다. 절반쯤 찬 짐가방의 갈곳이 사라져 버렸다. 짐가방의 꼬리표에는 아서 톨킨의 이름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물론 남은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이때부터 로널드는 어머니 메이블의 손에 자라게 되는데 그녀는 부족한 가정형편 때문에 도시가 아닌 영국의 시골 마을 셰어홀로 방향을 정했다. 아름다운 나무가 있었지만 번듯한 학교는 없었던 셰어홀. 메이블은 걱정했다.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흐르는 냇물 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한가로운 냇물 소리는 수학 문제를 가르쳐 주지 못했다. 그런 메이블의 걱정과 달리 로널드는 셰어홀이 좋았다. 네 살부터 글을 읽고 방앗간의 아들을 하얀 괴물로 상상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던 로널드에게 셰어홀은 상상력을 그리기 가장 좋은 캔버스였다.




"용에 대한 열망은 정말 대단했죠. 소심한 성격이어서 직접 용을 만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용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어요. 설령 그로 인해 마을에 불이 나는 불행을 감수해야 한다 해도 말이에요."


로널드와 힐러리 형제의 첫 선생님은 어머니 메이블이었다. 메이블은 로널드에게 라틴어를 가르쳤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빨리 라틴어를 익혔다. 재능이 있었던 것이다. 메이블은 로널드의 영특한 모습에 신이 나서 프랑스어를 알려준다. 그리고 형편이 되는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물섬과 같은 이야기책을 선물해주며 부족한 교육을 채워보려했다. 거대한 상상력에 비해 소심한 성격과 무거운 엉덩이를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이야기책 속의 모험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중에서도 앤드류 랭의 <붉은 요정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는데 이 책에 나온 용 파프니르를 매일 밤 상상하며 잠에 들었다. 그는 상상력으로 이미 영국 전체를 용의 나라로 바꿀 수도 있었다. 그런 로널드 였기에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이야기를 직접 쓰기로 결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일곱 살의 나이. 로널드의 마음 속 용은 알을깨고 글로 탄생한다. 그리하여 셰어홀은 하루는 거대한 용이, 하루는 흉측한 괴물이 또 하루는 빛나는 영웅이 거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셰어홀에서의 만족스러운 시간이 흐르는 사이 카지노 가입 쿠폰 키가 훌쩍 자랐고 얼굴도 어머니의 특성을 닮아 길쭉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학교에 갈 나이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셰어홀에는 번듯한 학교가 없었고 메이블은 결정을 해야 했다. 아이를 위해 도시로 나서는 결심을.


로널드의 첫 학교는 아버지의 모교였던 킹 에드워즈 였다. 여전히 좋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에 로널드의 가족은 모즐리의 외곽 큰길가에 있는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그 집은 그야말로 끔직한 풍경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거리의 색은 칙칙했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우울했다. 그리고 푸르기만 했던 셰어홀의 하늘과 달리 이곳의 하늘은 공장의 검은 연기만 가득했다. 그야말로 처참한 공간이었다. 로널드의 끝모를 상상력은 바람 빠진 풍선 처럼 쪼그라들어 버렸고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 지,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의지할 곳을 잃어버린 로널드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어준 것은 언어였다. 어머니에게 배우던 라틴어와 프랑스어 외에 처음으로 만나게 된 새로운 언어는 그리스어였다. 로널드의 눈에 그리스어는 그 어떤 것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게다가 오랜 시간을 버텨낸 그리스어의 역사가 주는 빛은 로널드의 눈을 부시게 하기 충분했다. “이건 나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고대의 보물이잖아!” 카지노 가입 쿠폰 교과서를 펼칠때마다 감탄을 내뱉으며 새로운 생활에 빠져들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수업종은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울렸고 카지노 가입 쿠폰 다 먹지 못한 단어들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셨다. 그런 언어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카지노 가입 쿠폰 어머니에게 방학이 되면 독일어를 함께 공부하자고 졸랐다. 하지만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고전작품을 모조리 읽어버릴 정도로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을 자랑하던 카지노 가입 쿠폰 이미 메이블이라는 초보 선생님이 감당할 수준의 아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 속에 생겨버린 병의 조각 역시 메이블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우울함만이 어둠 속에 가득합니다. 하느님 저를 도와주세요. 약하고 지친 저를 보살펴 주세요."


1904년. 당뇨병으로 메이블이 세상을 떠난다. 유일한 보호자이자 첫 번째 선생님이었던 어머니를 잃은 로널드의 상처는 깊었다. 셰어홀에서 좋아하던 나무가 아무 이유 없이 베어졌듯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것에도 타당한 이유 따위 없었다. 사랑하는 것들이 하나 둘 떠나자 카지노 가입 쿠폰 어떤 아름다운 곳에도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돌아간다한들 한때의 시간에 불과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 로널드에게 안식처가 되어준 것은 영원의 속성을 가졌다 믿은 언어뿐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더 깊이 언어에 빠져들었다. 오랜 세월을 견딘 언어들. 그들은 언제까지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로널드의 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 로널드에게 킹 에드워즈 학교의 선생님과 언어 교육은 깊은 위로가 되었다. 특히 교장이었던 로버트 캐리 길슨 선생님의 교육은 로널드를 다른 차원의 곳으로 이끌어 주었다. "영어,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것을 아는 것과 그 언어들이 어떤 형태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네." 로버트 캐리 길슨의 말에 카지노 가입 쿠폰 지금껏 자신이 아는 언어의 한계를 느낌과 동시에 또 다른 세계가 아직 존재한다는 사실에 몸이 떨렸다. 카지노 가입 쿠폰 더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세상은 아직 모르는 언어 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가득했고 아름다운 것은 찾으면 찾을수록 늘어난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자신이 주인공인 모험을 시작하려 했다. 모험의 출발기지는 당연히 킹 에드워즈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 수업 외에도 학교에 남아 여러 활동을 했는데 제일 자주 발길을 옮긴 곳은 도서관이었다. 그곳에서 책만 읽는 것을 벗어나 마음 맞는 친구를 모아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 ’T.C.B.S’라는 이름의 모임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언어와 문학을 이야기 했다. 책에 적힌 문자와 입에서 흐르는 말. 각기 다른 형태의 언어의 즐거움에 로널드의 머리는 화려하게 폭발하고 있었다.


첫 모험은 그만큼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전리품을 품에 안은 모험이라도 결국 종장이 있다는 것이 모험의 특성이라면 특성이었다. 로널드 역시 킹 에드워즈를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다음 모험을 위한 그림을 그려야 했다. 당장 필요한 것은 모험에 필요한 여비였고 로널드에게 있어 그것은 대학 입학금이었다. 어머니가 죽고 프랜시스 모건 신부의 후원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로널드였지만 가고자 했던 옥스퍼드 대학의 학비는 프랜시스 모건 신부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장학금을 받기 위한 시험을 치렀고 사소한 실패를 맛보지만 결국 옥스퍼드 엑스터 칼리지의 장학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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