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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2014)


진짜 변기에 앉는 걸 좋아해요. 물 내리는 것도. 요리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음식을 먹는 것도, 사람들과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좋아해요. 이런 취미들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이 염병할 사막에 오기 전까진.

- 와일드(2014)


'무망감'이라는 단어를 올해 처음 알았다. 희망을 찾지 못하는, 기대할 게 없다는 뜻의 감정상태. 한 살 한 살 쌓이는 나이만큼 삶의 무게가 조금씩 늘어가면서 새롭게 알아지는 것들이 있다. 나의 솔직함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남을 위한 요리의 기쁨이 더 크다는 것, 또 사람이 이렇게 눈물을 많이 흘릴 수 있다는 것도 아마 난 올해 처음 알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세차게 불안했던 2024년 초반, 영화 '와일드'(2014)의 셰릴을 만났다. 셰릴은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한 뒤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다. 마약에 중독되고 무분별한 성관계를 가지며 꽤 오랜 시간을 아무렇게나 흘러 보낸다. 그러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게 된 어느 날, 셰릴은 몇 년간의 PCT 트레킹을 떠난다.


PCT(Pacific Crest Trail)는 미국의 4,295km 도보여행길로 일명 '악마의 코스'로 불린다. 그녀는 그곳을 걸으며 극한의 추운 고산지대, 아홉 개의 산맥과 사막, 끝없는 평야 등 인간이 만날 수 있는 모든 자연환경을 통과해 나간다.


셰릴은 아름다운 순간에 존재하는 본인의 모습을 기억하라고, 그리고 항상 그 모습을 잊어버리지 말고 붙들고 살라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반추하며 끊임없는 일출과 일몰 속을 뚜벅뚜벅 온라인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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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지노 게임와일드(2014)


올해 가장 인상적인 인물인 한강 작가는 최근 강연을 통해 세상은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 것과 동시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듣고 해당 영화를 떠올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안팎으로 참 다사다난한 시절이 지나간다. 그래도 나에게는 함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일기를 쓰며 일상을 공유해 준 친구들이 있어 무척 다행인 시간들이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 순간 강렬했다던, 혹시 한강 작가가 머물렀을지도 모를 제주의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따라 걸어본다. 영화 속 셰릴의 미소를 가슴에 새기면서. 그리고 우리는 조금씩 더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다시 품으면서.




글쓴이 : 제주의 Y

제주에서 영화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며 산다. 예술학교의 광고학도로 기획이나 마케팅 등을 접하고, 육지에서 짧게 독립영화사 인턴과 영화제 스태프로 일했다. 언젠가 본인이 사랑하는 제주섬에도 좋아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생길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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