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반건조 오징어처럼.
갑자기 바닷바람이 그리울지도 모르지.
비가 내린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체온에 가까운 습기. 봄비다. 해변 어디쯤, 누군가 몸을 말리듯 대나무 꼬챙이에 오징어를 꽂아두었다. 끝은 무디고, 바람은 약하다. 스스로를 펼쳐 보이려다 만 자세로, 그 생은 어딘가에 걸려 있다. 뒤척이지도 못한 채. 바람은 향을 퍼뜨린다. 무수히 말라가는 것들의 숨을. 오래된 창고 한편, 훈연되는 아침. 모기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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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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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