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 지니어스]와 [세 얼간이]를 보고,나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비 메이저 국가 영화에 대한 편견’이 산산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그래서 “[베드 지니어스] 제작진이 참여한 신작”이라는 슬로건을 단[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에 큰 기대를 걸게 되었다. [신과 나]는 ‘스릴러’라는 장르로 소개되었기에,다시 한 번 묵직한 반전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가장 최근에 본 영화로, 대만에서 제작하여 2022년 개봉하였다. 대만 여행을 다녀오고 며칠 뒤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신작은 계속 나오는데 정작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없어서 영화 보는 일에 흥미를 잃었으나, 친구 덕에 아주 오랜만에 재밌는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공포영화 마니아인 그 친구가 호평했을 만큼 잘 만든 영화였다. 대만 영화를 대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던 날, 주변 사람들의 놀림만 받으며 심신이 지쳤지만 신앙심 깊은 전도사 반스(소피 대처)와 팩스턴(클로이 이스트)은 외딴집에 전도를 이유로 무작정 찾아간다. 친절한 집주인 미스터 리드(휴 그랜트)는 블루베리 파이를 굽고 있다며 따스하게 맞이해준다. 하지만 이내 리드는 태도를 바꾼다. 가장된 미소에 현혹된 소녀들은 그가 만들어 놓은 기
버드박스라는 영화를 추천받아 감상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어느날부터 정체불명의 무언가(이하 괴물)를 보면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그로 인해 주인공 일행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야외에서는 괴물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눈을 가리고 다녀야하며, 오직 건물 내에서만 안대를 풀고 생활할
어둠이 짙어진 밤, 팝콘 한 봉지를 들고 공포영화를 틀었다. 화면 속에서는 괴물이 한창 희생자를 쫓고 있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안전하다고 느낀다. 심장이 쿵쾅거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스릴이 즐겁다. 공포영화는 무서운데, 왜 우리는 이걸 보면서 묘한 안도감을 느낄까?공포 속에서 느끼는 안전함이건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신은 있을까. 신의 존재는 ‘믿음’으로써 현현해질 수 있을까. 당신의 앞에 두 개의 문이 있다. 왼쪽에는 ‘믿음’, 오른쪽에는 ‘불신’이다. 신을 믿고, 그의 존재를 믿는다면 왼쪽 문을 열면 된다.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없고, 온전히 이를 과학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자라면 오른쪽의 문을 열어라. <헤레틱>은 외딴집에 몰몬교를 전도하는
‘밀실과 공포’라는 조합으로 A24가 신작 공포영화 <헤레틱>을 선보였다. 영화는 초반부터 불길한 기운을 형성하며, 제한된 공간 속에서 캐릭터 간의 대화를 통해 점점 더 깊이 파고든다. <유전>, <겟아웃>과 같은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종교와 믿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좁디좁은 창문, 겉보기보다 넓고 깊은 집 구조, 음습한 지하실, 전파를 차단하는 벽, 장치를 달아두어 열 수 없는 문. ‘사이비’ 혹은 ‘이단’의 딱 들어맞는 은유다. 흥미로운 건 영화가 이 은유를 비틀어 종교와 이성의 ‘적대적’ 관계를 재현하는 방식이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모르몬교 신자인 두 젊은 여성 반스와 팩스
할리우드 제작사 A24는 다른 스튜디오들과 달리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영화로 옮기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회사다. <유전>, <미드소마>, <펄>처럼 감각적인 공포 영화를 선보이는가 하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언컷 젬스>, <더 웨일> 같은 드라마 장르도 파격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단순히 오락성과 작품성 중 하나만을 골라 집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으로 시침과 분침을 한참을 돌려 저 1998년 4월이라는 시간으로 돌아가봅니다. 저 늦은 자정이라는 시간에 4시간이 넘는 상영시간과 2시간이 끝나고 중간에 휴식 시간까지 있는 어찌 보면 이상한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모여든 관객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합니다. 분명 1997년 11월 시민을 위한 열린 영화제를 통해
◇ 4월 프로그램은 <킹덤> 대전 상영에 관한 기사와 후일담이 두 번에 걸쳐 나뉘어 발행됩니다. 1998.4 <킹덤> 대전 상영회 킹덤 대전 상영 기획 주관 ■수 입 사: KJ엔터테인트먼트(대표 이강오) ■기획,홍보: 대전 시네마테크 컬트(대표 황규석) □배 급: 대전 중앙영화사(박경준 과장) □상영 기간: 1998년 4월 3일 ~ 4월 1
공포 영화에서 불안한 배경음악이 서서히 흐르기 시작하면, 그 소리는 단순한 음향이 아니라 관객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침투하는 음파로 변한다. ‘두근두근’ 어두운 복도를 걸어가는 주인공의 발소리가 쿵쿵 울릴 때마다, 화면 속 모든 것이 침묵 속으로 잠식되었을 때 그 복도는 끝없이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긴장감을 가득 품고 있다. 점점 더 고조되는
룬(rune)문자를 아시는지? 고대 유럽에서 사용됐던 음소 문자라는데 3세기 이후의 기록들에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문자들,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어째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신비로운 고대의 비밀이 담겨 있을 것만 같아서, 의외로 디자인이 예뻐서, 이제는 아무도 쓰지 않는 전설 같은 존재라서. 창작자들은 이 룬에 진작부터 관심을 뒀던 모양이다.
늑대인간의 하울링 소리가 들린다. 원망스러운 하울링 소리가. 2025년으로 늑대인간을 소환해 만든 <울프맨>은 고전 호러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가져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작품이다. <인비저블맨>의 리 워넬 감독이 연출을 맡아 큰 기대를 걸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뚜껑을 열어보니 원작의 매력도, 시의성에 맞는
먹고는 살아야 하고, 할 줄 아는 게 글쓰는 거 밖에 없고. 성인 글은 못 쓰겠고, 아내가 동화를 써보라 권한다. 우선, 자기 앞의 생을 다시 한 번 읽었다. 문장 하나 하나 형광펜을 칠하며 읽었다. 읽기 힘들다. 시간도 배로 걸런다. 재미도 없다. 그러다, 한국 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청소년 소설. 그것도 대상. 궁금했다. 물론 제목에 이끌린 건 아니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게 된다. 내가 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져간다는 감각. 머리부터 발끝까지 떨어져나가는 끔찍하고 저주스러운 신체에 대해 한번쯤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당연히 그랬을 것이고 퀴어라면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다면, 축하드립니다. 그냥 지나가시면 됩니다.) <서브스턴스>는 이런 감각을 체화하는 영화다.
‘프랑스 영화’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 이 리뷰에는 영화 <로우>, <티탄>, <서브스턴스>의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뭔가 심리적으로 진입 장벽을 느껴진다고요? 프랑스는 원래 난해하고 전위적인 예술 영화만 만드는 나라라고요? 솔직히 그 의견들이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그런 영화들을 많이
23년간 무려 '수입 불가'였던 일본 영화 <오디션>을 시청했다. <오디션>은 중년의 영화 제작자 '아오야마'가 이상적인 아내를 찾기 위해 '가짜 오디션'을 열고, 거기서 만난 신비한 매력의 젊은 여성 '아사미'에게 빠지게 되면서 겪는 공포의 순간을 그린 사이코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J 호러'의 붐을 일으키며 '죽기
2015년, 한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검은 사제들>의 후속작이자 스핀오프 영화인 <검은 수녀들>이 2025년 1월에 개봉했다. 이 영화는 개봉 이후 많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만 명 이상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공포영화로 1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것은 의외로 좋은 성과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아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잠깐 멈췄던 일이 1월 중순부터 재개되면서 2주 가량 영화를 못 보기도 했고 글을 쓸 여유가 없기도 했습니다. 1월 3주차까지는 개봉작들을 따라갔는데 크게 글을 쓰고 싶은 작품이 없었고요. <리얼 페인>은 좋은 영화지만 제 생각이 정리가 안 됐고 <노스페라투>는 특별히 분석을 요하는 작품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