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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제3장: 점심의 이중 해류

돌고래 “같이 밥 먹으러 가는 건 아니에요.” 그 말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다. 누군가 내 감정을 읽을까 두려운 순간에는 선 긋기의 말이 가장 먼저 튀어나온다. 하지만 사실은— 나는 오늘 작은 물고기와 같은 속도로 헤엄치고 싶었다. 누군가와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게 필요했다. 그 아이는 조용히 따라왔다. 나는 자꾸 우리 아이 이야기로 대화를

Apr 22.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제2장: 파동의 잔향장편소설

<사무어보2025> 시즌2 OST "보고서에는 답이 없어" 돌고래 그 말은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 말이 그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보고서에는 답이 없어. 그런데 당신은 항상… 답이 있는 보고서를 찾으려 하지.” 그건, 누군가 내게 말해주길 바라던 문장이 아니었다.오히려 내가,다른 누군가에게 늘 던져왔던 질문이었다. 그런데 오늘,그

Apr 21.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제1장: 흔들린 등껍질

“보고서에는 답이 없어. 그런데 당신은 항상… 답이 있는 보고서를 찾으려 하지.” 오늘 나는 말을 했다. 내가 아니면 하지 않았을 말, 내가 아니기 때문에 나온 말. 그 말은 조용했다.그러나, 물살은그 순간, 조용히 흔들렸다. 돌고래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녀는 그것을 반박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침묵은 이 바다에서 가장 무거운 파동이었다. 나는 내 등껍질

Apr 21.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글과 음악의 존재 이유

이유 없이 엉엉 소내내서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 특히 더 그렇다. 그런데 오십 대 남자가 대 놓고 울 수 있는 상황은 흔치 않다. "요즘 이유 없이 불쑥 울고 싶을 때가 있어서 누가 이유 없이 뺨이라도 후려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라고 친구에게 말하니 갱년기 증상이라고 망설임 없이 진단을 해 준다. 다행인지 친구는 내 뺨을 때리지는 않았다.

Apr 21. 2025 by 숲속의조르바
단편소설 〈사무어보2025〉

나는 깊은 수심 아래에 있었다. 모든 파장을 차단하고, 모든 소리를 등진 채, 혼자만의 고요 속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이건 육아휴직이었다. 이 바다에서 그 말은 감정의 방공호가 되어주었고, 때로는 가장 정당한 침묵의 이름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단지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무너져 가는 파도에서 나를 지키고 있었던

Apr 18.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단편소설 〈사무어보2025〉

나는 큰 물결을 만들지 않는다. 나는 그냥... 따라 흐르는 물고기일 뿐이다. 이 바다엔 큰 생물들이 너무 많다. 문어는 중심에 있고, 돌고래는 반짝이는 말로 흐름을 바꾸고, 거북이는 천천히도 멀리까지 본다. 나는 그런 이들 옆에서, 물살을 맞추며 방향을 바꾸는 작은 생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장 잘 맞았던 건, 돌고래였다

Apr 18.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단편소설 〈사무어보2025〉

나는 파도를 거슬러 오른다. 다른 생물들은 대부분 흐름을 따라가지만, 나는 가끔 반대 방향으로 유영하는 본능을 지녔다. 그것이 나를, 이 사무해역에서 살아남게 해주었고, 결국... 떠나게 만들었다. “너무 많이 알고 있는 자는, 너무 조용해진다.” 이 바다에서의 시간은 길었다. 나는 회류를 정리했고, 갈등을 조정했고, 표류하는 성게를 붙잡아 가시를 눕히기

Apr 18. 2025 by 광안리등킨도나쓰
고래, 그대는 누구신가요?

고래 옆을 지나는 화물선 고래, 그대는 누구신가요?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동해로 가자던 송 선배는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며 많은 사람을 추억 모드로 보낸다. 그때 우리 중고생들은 포경 수술하는 것을 고래 잡으러 간다고도 했다. 배를 타고 태평양이고 대서양 등 대양 항해를 하면서 큰 고래를 몇 번 봤다.

Apr 16. 2025 by 조운엽
기억 속 대왕 돌고래는 어디로 갔을까

"조오련이랑 돌고래랑 수영하면 누가 이기는지 아나?" 영화, 『친구』 속 대사였다. 중학생 시절 우연히 보게 된 그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날의 나는 그 질문을 듣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토록 사소한 말이, 왜 이리 오래도록 마음 한켠에 남았을까. 지금에서야 조심스레 짚어본다. 그때의 ‘돌고래’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었

Apr 16. 2025 by 기록하는최작가
프랭클린 루스벨트:포용적인 돌고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미소를 주고받는 순간이 있습니다. 혹은 회의 시간,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때도 있죠. 이런 작은 포용과 소통이 모이면, 우리는 더 나은 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상의 따뜻함을, 한 나라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국민 전체에게 전했던 인물이 있습니

Apr 15. 2025 by 정영기
핑크돌고래야. 슬퍼하지마!

왠 핑크돌고래냐 하실텐데 일단 들어보시라. 우선 그림 하나 보여드린다. 먼저 무슨 슬픈 일이 있는지 바위에 기대어 있는 핑크색 돌고래가 보이시는가 보인다.  근데 정작 이 사진은  핑크돌고래가 아니다. 실은 무려 '쥐의 망막사진' 이고,  TEM(투과전자현미경)으로 6500배 확대한 것이다 그리고 아래도 머리2개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초록사슴이

Apr 14. 2025 by 벽난로
봉포해변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 후 루프탑에서 사진을 찍고 보니 고래가 물을 뿜고 올라오는 수심 깊은 바다가 떠올랐다.

Apr 13. 2025 by 아로미
그때부터였을까

우리는 일주일 치 짐을 싸서 차에 탔다. 라이언의 아빠는 라이언에게 운전을 조심하라며 신신당부 하고 그 듣기 싫은 잔소리에서 드디어 벗어나 우리는 출발했다. 그땐 내가 운전을 할 수 없었고 라이언이 모든 운전을 다 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의 아빠가 왜 그렇게 걱정했는지 이해가 되는 나이가 되었다. 나에겐 12월에 처음으로 맞이한 여름 휴가였다.

Apr 09. 2025 by 레나
아내의 미소

새벽 제주 세화 앞바다엔 돌고래가 논다 했다. 나서는 길인지 돌아가는 길인지 알 순 없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무리 지어 이동하며 새벽 바다를 깨워놓고 간다 했다. 싸하다 싶은 바람을 맞으며 검은 바위에 걸쳐 앉은 채 아내와 동트는 먼바다를 열심히 훑고 있다, 이게 재밌나, 한참 만에 허리 펴며 기웃해 보는데 기대 가득한 아내의 얼굴은 바다만큼 상기되

Apr 07. 2025 by 김 장학
7. 오늘의 단어

아침 출근길, 전철을 타러 가다가 낯 잊은 글자가 보인다. 1번 플랫폼, 나는 여기서 전철을 탄다. 그리고 내려서 플랫폼을 만들러 간다. 내가 승강장을 만드냐고? 아니다, 나는 S/W 개발자이다. 코딩해서 다양한 앱 서비스들이 올라가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동일한 단어인데도, 쓰이는 상황에 따라 의미가 바뀌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전철 이전에 기차가 발명된

Apr 07. 2025 by 돌뭉치
주절 주절

"호수는 고래를 키워내지 못한다. 성난 파도를 품어낸 바다만이 가장 큰 고래를 키워낼 수 있다" _ Kunucando 핑계 바다가 있고 바람이 있고, 감당하지 못할 자유가 있다. 파도가 치지 않는 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이 바다를 찾는 이유는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를 꿈꾸러 오는 것이 아니다. 그 끝은 상상

Apr 05. 2025 by Kunucando
밀리환초

떠내려온 고래는 죽어있었다. 청회색 몸통은 코끼리처럼 육중했고, 몸길이는 50자는 족히 돼 보였다. 빗살을 그은 듯한 잔무늬가 몸 전체에 흩어져 있고, 검은색 수염이 길게 났다. 널찍한 주둥이 사이사이 뱃속에서 올라온 죽은 새우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상처가 없는 걸로 봐선 그물에 걸리거나 포경꾼들에게 당한 건 아닌 듯했다. 일본군은 고래를 해체할 인부를

Mar 16. 2025 by 류재민
밀리환초

순자의 산후조리는 영 형편이 없었다. 한 달이 넘도록 보급선은 닿지 않았다. 환초 사람들의 허기는 더했다. 산모인 순자도 제대로 먹을 게 없었다. 그래도 담양 댁은 틈나는 대로 바다에 나가 미역 줄기를 걷어 다 국을 끓였다. 홍합 몇 개 넣어 끓인 멀건 미역국을 매끼 몇날 며칠 먹었다. 미역국에 질린 순자는 끼니를 거르려는 때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담양 댁

Mar 09. 2025 by 류재민
늙은 돌고래 비봉이

늙은 돌고래 비봉이는 바다로 내쫓겼다 2022년, 나이 든 비봉이를 홀로 바다로 내보낸 해.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다. 너무 어린 나이에 잡혀 17년간 너무 오래 쇼를 하다가 너무 늦은 나이에 홀로 바다로 쫓겨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사할 때 나이 23살이었다. 비봉이는 돌아오지 못했고, 그럼에도 관련자들은 사망을 인정하지 않는다. 발견하지 못했

Mar 07. 2025 by 책공장
(43)고래 말고, 내가 춤춘다

[둘러가더라도 목적지는 잊지 않으려면 언젠가 한 번쯤 들었던 호의의 말, 진짜라고 믿고 싶은 말을 눈에 띄는 곳에 두어야 한다. 긍정의 말들로 채워진 부적을 많이 지닌 사람들에겐 자기 선택을 믿는 일이 한결 쉬우니까, 말의 부적을 많이 챙겨 효험을 본 뒤에는 다음에 출발할 후배들에게도 말의 부적을 아낌없이 나눠주면 좋겠다.] -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정문

Mar 07. 2025 by 케빈은마흔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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